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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직업에는 귀천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 하세요?"
란 질문에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만을 떠올리는, 가끔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있기에 조금은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작가 '김예지'씨.
누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누구나 학창시절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으면 거침없이 대답을 하곤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어린 시절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향해 대학도 다니며 꿈을 키웠었습니다.
하지만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끼게 된 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꿈꾼 세상과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을 나오면 꿈꾸던 일이 이루어질 줄 알았지만 취업의 구멍은 너무나도 작았고, 현실의 벽은 굳건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께 무턱대로 손을 벌릴 수도 없었기에 꿈은 묻어두고 세상과 타협을 하며 그렇게 돈 버는 어른이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육아를 하면서 경력단절이 되었지만......
저자 '김예지'씨는 원하던 회사에 줄줄이 낙방하면서 가고 싶은 곳과 돈이 서서히 사라질 때, 엄마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청소 일!
참된 노동!
값진 대가!
그녀 역시도 자신의 일에 대해 조금은 주저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 엄마가 건넨 이야기는 저에게도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이일을 하는 게 창피하지 않아?
정정당당하게 돈 버는 일인데 뭐가 창피하니?!
뭔가 사회에 적응 못하고 실패한 느낌이 들기도 해.
예지야
삶은 어차피 다 달라.
너의 성향에 맞게 사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이야.
누군가는 회사 생활이 맞을지 몰라도 정말 안 맞는 사람들은 그럼 어떡하니-?
결국 자기에게 맞춰 조금씩 다르게 사는 거지.
자기만의 방식을 찾는 것.
결국 인생의 책임자는 나다.
그리고 각자 조금은 다르다는 걸,
정해진 길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 - page 146 ~ 147
그리고 인상깊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꿈이 뭐야?>
저도 그냥 '엄마'는 '엄마'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저처럼 뭐가 되고 싶었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었고 그저 지금처럼 '엄마'라는 위치에 있다고만 여겼습니다.
그런 제 자신이 이 글을 읽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엄마도 한때는 꿈을 가진 소녀였을텐데......
지금은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여전히 '희생'하시는 모습이......
죄송하고 또 죄송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엄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엄마, 엄마는 꿈이 뭐야?"
그랬더니 책에서와 같은 대답을 하시는 모습이 또 한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냥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거."

청소 일을 하면서 동시에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그녀.
그녀의 모습에서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그런 그녀의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졌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선 우리와 어떤 이야기로 '소통'을 할지 기대해 봅니다.
지금도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을 하시는 분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존재함을 느끼며 감사함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