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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해질 시간은 지금이야
박근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평점 :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것......
누군가에게서 편지를 받는다는 것......
이제는 '편지'보다는 '메시지'에 익숙해져 버린 듯 합니다.
하지만 가끔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위로를 받고 싶을 땐 '편지'만한 매개체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정형화되지 않아서 더 마음이 가는 손글씨가 담긴 편지.
『우리가 행복해질 시간은 지금이야』

보통 사람의 보통 하루
그리고 조금 특별한 편지
왠지 이 편지는 꼭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받는 사람에게>
일기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편지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나를 위해 쓰는 게 일기라면 편지는 그래도 받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쓰니까요. 같이 들으면 좋을 노래도 동봉했습니다. 사는 게 너무 버거울 때, 우리가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편지를 읽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덜 외롭지 않을까 해서요. 나와 같이 보통 사람으로 보통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냅니다. 말로 다 할 수는 없어도 편지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럿입니다. - page 7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 내 곁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온전히 기대어 읽을 수 있었던......
그래서 내 마음을 내어놓을 수 있었던......
<슬픔이 왔으니 행복이 올 거예요>란 편지가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소중한 걸 잃어버린 듯한 표정이네요. 무슨 일 있어요? 하는 일이 잘 안돼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나요? 삶이 그렇더라고요. 잘 지낼 만하면 꼭 무슨일이 생겨요. 나를 위한 시간은 하나도 없었는데 하루가 끝날 때도 많아요. 진종일 바람이 부는데 도대체 어디서 부는지도 모르겠고, 처음 겪는 일이 많아서 돛을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헷갈릴 때도 많아요.
...
알아요. 넉넉하진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고 싶었다는 거. 매일 웃진 않아도 좋은 날이 좀 있었으면 했다는 거. 근데 그게 되지 않아서 자주 서성였죠. 자주 발걸음이 느려지고, 삶의 이유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방인 같았죠. 알아요.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지만 여기 나 한 사람은 알아요.
...
누구에게나 그런 일은 일어납니다. 근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주 다르거든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힘들진 않을 거예요. 대신 행복하지도 않아요. 그럴 땐 그냥 받아들여보세요. 힘든 일도 내 삶의 일부구나. 슬픔이 왔으니 곧 행복이 오겠구나. - page 23 ~ 25
읽고 난 뒤 소리없이 눈물이 흐르곤 하였습니다.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다며, 혼자 삭이고 있었는데......
그는 안다고 해 주었습니다.
그리곤 곧 행복이 올거란 희망도 주었습니다.
그저 내가 원했던 말을 이렇게 글로 만나게 되다니, 마냥 울면서도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각각의 편지는 노래 한 곡과 함께 전달되었습니다.
그래서 읽기 전에 노래를 틀어놓고 편지를 읽으니 더 큰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그가 하고자 한 이야기.
두 배의 감동으로 전달되어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내 곁에, 오늘 하루도 힘든 몸을 이끌고 돌아온 '그'가 눈에 밟혔습니다.
조심스럽게 이 책을 건네어보았습니다.
무심코 받아들곤 하나의 편지를 읽더니 잠시 자신만의 세계에 잠겨있었습니다.
아마 저자가 전한 위로가, 그리고 더해진 내 마음이 전달되었나 봅니다.
지금.
우리는 행복해질 시간입니다.
가만히 그가 전한 편지를 조심스레 꺼내어 봅니다.
그리곤 내 마음을 달래며 하루를 마무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