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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 주술사부타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2월
평점 :
'서민'교수.
그를 알게 된 것은 '기생충' 사랑으로 마냥 나쁘게만 생각했던 기생충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시켜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역사'를 가지고 나타났습니다.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이번에도 마냥 믿고 읽게 되었습니다.
그가 전하는 '의학 세계사'.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잘 함축해준 처칠 영국 총리의 한 마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의학의 역사'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서민' 교수님은 이렇게 답을 하였습니다.
"의학의 역사를 알아야 현재의 의학을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의학의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처칠에게 물었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의학의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건강은 없다." - page 6
우리의 생명과도 연관되어 있는 '의학의 역사'.
그가 아니었으면 '건강'도 없이 살아갈 뻔 했습니다.
'외치'.
5300년 전에 죽은 신석기시대 사람.
그가 발견된 곳이 외치계곡이어서 이름을 '외치'라고 한, '심장'의 이상을 지닌 그가 우리에게 의학의 역사를 데리고 가 주는 가이드가 됩니다.
문어 모양의 외계인이 외치를 역사의 큰 획을 그었던 곳으로의 시공간여행을 시켜줍니다.
주술적 의미를 부여했던 고대부터 시작하여 인간게놈프로젝트가 가능한 현재까지.
기나긴 여행이지만 '외치'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갔었습니다.
전쟁이나 기근만큼이나 두려운 흑사병.
이로인해 의학에서는 주술적인 면이 점차 사라지고 현대의학으로 가는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식물에서 '퀴닌'이라는 성분을 추출하면서 민간요법이 현대의학으로 발전하는 것은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함이었음에 의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항생제'와 관련된 이야기.
원래 우리 몸은 면역계까 있어 대부분의 감염을 항생제 없이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우리 몸이 감당하기 어려운 균(예컨대 결핵균)이 들어왔다거나, 세균이 몸 전체에 퍼지면 반드시 항생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페니실린이 개발된 이후 수십 년 동안 우리는 항생제를 과신했고, 항생제를 남용했다. 항생제에 계속 노출되면 내성을 가진 세균이 만들어지고, 그런 세균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데 말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자.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다.
바이러스 감염이 있으면 평상시보다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진다. 여기서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 첫째, 세균이 침투한 뒤에 항생제를 쓴다. 둘째, 세균이 침투할지 모르니까 미리 항생제를 써서 그 여지를 없애버린다. 우리의 선택은 후자였다. 아쉽게도 실제로 세균이 침투할 확률은 5퍼센트 이하다. 5퍼센트에게만 추후 항생제를 주면 될 일을 95퍼센트에게까지 항생제를 주었던 선택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 쓸 항생제가 없어지는 사태를 부른 것이다.
외치가 언젠가 다다를 인류의 미래가 결코 장밋빛이 아닐 것 같은 건 이 때문이다. - page 233
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실이기에 어떤 것이 옳다고 명확히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뒷 편엔 <후속>으로 한국의학사도 소개되어 있었고 앞으로의 AI시대의 의학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기가 발전하더라도 기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것.
방대한 지식에 경험이 더해진다면 의사는 컴퓨터의 적수가 되기 힘들다. 그리고 그 경험은 컴퓨터가 직접 환자를 봐야 하는 게 아니라, 의사들이 써놓은 환자 차트들을 컴퓨터에 입력하기만 해도 너끈히 충족될 수 있다. 컴퓨터가 지금 같은 속도로 발전한다면 적어도 몇 년 안에 의사들이 무릎을 꿇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가 모르는 게 있어요. 그건 바로 의사가 인간이고, 환자도 인간이라는 점이지요."
인간이란 참 오묘한 존재인지라, 환자의 말을 의사가 진지하게 들어주고 환자의 아픔에 공감해주기만 해도 증상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기도 한다. 플라세보 효과라는 것도 사실은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에서 생기는 게 아니겠는가? - page 403
"하지만 전 의사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AI가 아무리 의사 역할을 대신한다 해도, 인간 의사가 꼭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건 바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특정 질병에 대해 치료법이 여러 개가 있을 때, 그 결정은 환자와 의사의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 page 409
결국 의학의 발전엔 '인간'이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열정'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의학의 역사는 우리 인류의 역사와도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의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