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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8년 12월
평점 :
마피아.
그 범죄조직의 활동을 살펴보면 법을 피하면서, 아니 사건을 일으켜도 어느새 어둠의 세계에 나타나 막대한 부를 쌓는 그들을 보면 과연 그 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지 궁금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을 몸소 체험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 '코너 우드먼'.
그가 몸소 체험한 이야기,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그가 위험한 지하경제를 추적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규제를 피해 지하로 파고들어 마약매매, 매춘, 도박, 사기, 절도와 같은 범죄행위로 자금을 운용하는 숨은 경제를 들춰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역시나 방법은 하나, 직접 부딪쳐보는 수밖에!
...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ITV>, <BBC> 방송과 함께 세계 유명 도시를 여행하며 최신 범죄와 그 뒤에 숨은 범죄자들을 찾아 다녔다. 빛이 밝을수록 어둠도 짙은 법. 범죄자들은 화려한 관광지나 유명 도시에서 가장 기승을 부린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에 초점을 맞추었고, 꼬리에 연연하기보다는 그 배후에 숨겨진 우두머리까지 될 수 있는 한 높이 올라가보기로 마음먹었다. - page 11
그렇게 시작된 그의 세계 일주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인도, 스페인, 영국, 멕시코, 이스라엘,콜롬비아 8개국을 다니면서 자신이 미끼가 되어 위험한 어둠의 세계에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밝으면 밝을수록 더 어두운 빛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들의 진짜 얼굴은 특별함이 아닌 오히려 평범하였기에 더 놀랍고도 소름이 끼쳤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자신이 벌이는 사기행각에 대해 별다른 거리낌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자녀와 부인을 둔 가장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면 덩달아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재미있는 것이,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에게 믿음이 갈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좋아지기까지 했다. 마치 그가 어쩔 수 없이 본래의 좋은 모습을 숨기고 사기꾼의 가면을 써야만 했던 사람처럼 여겨졌다. - page 62 ~ 63
그의 경험기는 그 어떤 스릴러보다 더 짜릿하였습니다.
아마 직접 경험하였던 것이기에 그 사실감과 긴장감이 고스란히 글 속에 묻어있었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대마초'와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영국에서는 더 이상 대마초를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이제 어디서나 대마초를 볼 수 있으니, 그에 대해 조금 더 느긋해지는 법을 배워햐한다는 것이다. 캠을 만나기 전까지는 나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난 지금, 이 괴물에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사는 우리 가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캠과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 역시 걱정됐다. 현재 서양에서 대마초는 어느 때보다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법으로 통용되는 한, 나쁜 사람들이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환경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법을 바꿔야 하는 이유는 성립된다. 먼저 이 문에데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개적인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
그럼 수천 명의 중범죄자들은 어떻게 된 걸까? 캠은 혼자 일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 갱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의외였다. 지금까지 캠 같은 사람은 늘 공범과 같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가 더 조직적으로 일을 꾸밀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납치와 고문은 가장 끔찍한 악몽이다. 나는 납치와 관련된 자들, 특히 건방진 대마초 재배자가 아니라 아무 잘못이 없는 순진무구한 사람을 노리는 자들을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 page 198 ~ 199
결국 그들이 노리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지하경제를 움직이는 이들.
그들은 모두 '돈'의 노예처럼 보였습니다.
돈을 위해, 돈에 의해 움직이는 그들.
범죄 역시도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점이 돈의 양면성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움직이고 있는 그들과 그들에 의해 돌아가는 지하경제.
불편하지만 알아야하는 돈과 자본주의의 이면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