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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너라는 계절 - 한가람 에세이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2월
평점 :
사랑을 하면 '그 사람'만이 있곤 합니다.
온통 '그 사람'이었던 그 땐 '사랑'이라고, '내 전부'라고 믿는 착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나고나면 결국 '바보같은 내 모습'만이 남아 아프고 또 아프기만 합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공감이 갔었습니다.
『온통 너라는 계절』

지난 날의 내 모습......
왠지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조금은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땐 그랬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고통과 상처가 씨앗삼아 새싹이 되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헤어진 다음 날>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을 조금 못 잔 거 외에는 나쁘지 않은 아침.
눈물도 안 나오고
그렇다고 꾹 참아내는 것도 아니고
TV를 보며 히히호호 웃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그래서 밥도 먹고
이렇게 지나가는 건가 봐.
이렇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지나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없는 사람이 되는 거지.
언제 우리가 사랑했을까.
우리가 만나기는 했을까.
그 시간들이 존재하긴 했을까.
오래 만나면 더 아프고, 더 힘들고, 더 지독할 줄 알았는데
한 달 만난 사람과의 이별과 이토록 비슷할 줄이야.
어쩌면 아직 실감이 안 나서 그러는 걸 텐데.
나는 그냥 이대로라면 살 만할 것 같은데.
그래줄까.
내 마음이 그래줄까.
내 몸이 그래줄까.
내가 원하는 대로 담담하고 편한 이별을 만들어줄까. - page 149 ~ 150
이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남고 또 남았습니다.
아마 제가 좋아하는 노래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과 제목도 같고 의미가 통해서 더 인상적이었나봅니다.
그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나요
혹시 후회하고 있진 않나요
다른 만남을 준비하나요 -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중
사랑 후의 이별.
왜그리도 익숙해지지 않는건지......
이별 후엔 다신 상처받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무색할만큼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고......
그래도 사랑을 하기에 비로소 '내'가 보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바보같아도 그래도 하겠습니다.
그래야 '내'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