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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0
다니엘 살미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1월
평점 :
아이와 함께 '겨울'과 관련된 동화책을 보러가다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산책』

눈이 내리는 겨울.
꼭 이 맘때 읽어야할 동화책인 것 같습니다.
아이는 어느새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어느 고요한 겨울.
반짝이는 눈송이들 속에 산책을 나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곰과 늑대.
이렇게 서로를 마주보며 '동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우리 함께 걸을까?" 곰이 물었습니다.
"그래, 좋아!" 늑대가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서로는
눈 내리는 고요한 숲을 바라보며
눈 밟을 때 나는 '뽀드득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함께 눈밭을 걸어갔습니다.

눈에 젖은 나무껍질 냄새.
눈송이가 털 위에 내려앉는 소리.
눈송이 하나하나.
그리고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새를 바라보며 그렇게, 그렇게 산책을 합니다.
그렇게 느끼고, 들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넓은 들, 넓은 얼음 들판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곤 그들은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됩니다.
"함께 걸어서 정말 좋았어." 곰이 말했습니다.
"나도 너랑 같이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늑대가 말했습니다.
곰과 늑대는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길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새싹이 움트고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울창한 숲속.
그곳에 마주친 곰과 늑대.
곰과 늑대는 살랑거리는 봄바람 속을 함께 걸었습니다.
눈과 귀와 코로 숲을 느꼈습니다. 숲이 다시 깨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산책을 읽고나니 저도, 아이도 문뜩 '친구'가 그리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나 저에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하지만 언제라도 연락을 하면 반갑게 맞이해주는,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포옹해주는 그런 친구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안부문자를 보냈습니다.
잘 지냈지......?
곰과 늑대.
그들의 산책이 '위로'를 건네준 건 아마도 '어른'인 저에게만 그렇게 느껴졌나봅니다.
아무래도 시끄러운 현실 속에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었고, 머리나 말보다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서 위로를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이 동화책을 읽고 곰과 늑대가 봄이 지나 여름에도, 그리고 가을에도 만나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보고싶다고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나니 요즘 읽고 있는 『걷는 사람, 하정우』와도 연관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걷는다는 것......
이 역시도 자연 속에서의 자연과의 산책이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