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역사 인문기행 - 『바람과 빛과 모래의 고향 타클라마칸』

타클라마칸 - 바람과 빛과 모래의 고향
김규만 지음 / 푸른영토 / 2018년 11월

'사막'에 대한 막연하게 떠오르는 것......

모래, 오아시스, 낙타, 그리고 어린왕자.

'사막'과 관련된 이야기는 딱히 읽어보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 책, 『바람과 빛과 모래의 고향 타클라마칸』 

망망대해와도 같은 사막에서 그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저자 '김규만'씨의 말처럼 저 역시도 '사막'에 대해 조금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나봅니다.

왠지 그 곳에 가면 어린왕자와 여우가 반갑게 맞이해 줄 것 처럼.....

하지만 이런 환상과는 달리 '사막'은 '정복'의 의미를 지니기도 하였고 '삶의 투쟁'과도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막' 이라는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인지하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야함을, 인간이라는 존재가 결코 우월하지 않으며 자만하지 말고 살아야함을 깨닫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책 속엔 '타클라마칸' 사막, 카슈카르에서 서역남로를 지나 타클라마칸 사막을 남에서 북으로 관통하는 사막공로를 달린 후 우루무치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여정 속에 남겨진 역사, 사람, 자연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사막'에 대한 이미지.

그가 전한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막은 태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사막은 모든 생명체를 말라 죽게 할 것 같지만 죽어있는 것이 아니고 성주괴공을 계속하면서 끊임없이 신진대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도 할아버지가 살던 곳을 손자가 이어서 살다 할아버지가 되면 다시 그 손자가 삶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옛날부터 삶을 엮고 짜고 꿰매고 매듭 지으며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은 아무 곳에서나 쉽사리 찾을 수 없지만 오랜 세월 마모되고 부서진 흙과 모래가 켜켜이 쌓인 완만한 지평선 아래에 나이테가 되어 남아 있다. 사막에서 과거와의 대화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과 대화일 수밖에 없다. - page 35 ~ 36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다는 그 곳, 사막.

그래서 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사막의 본모습을 알게되니 비로소 하나 둘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궁금하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 길이 '실크로드'와 관련있었습니다.

물물교류와 문화전파의 소통로.

그 길 가운데 오랜 세월 거친 자연과 문명과 사람들의 삶이 이야기가 때로는 쏟아지는 별빛 아래서, 때로는 모래바람 속에서, 때로는 한없이 푸른 하늘과 거칠고 황량한 대지 위에서 전해지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오아시스 북도, 오아시스 남도를 보면 끊임 없이 사막에 침식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서역남로는 남쪽으로, 텐산남로는 북쪽으로 많이 밀려나 있다. 지금 이들은 사막의 외연이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데 이것은 개인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하기에 너무 어려운 일이다. 오아시스와 오아시스 사이의 황무지 또한 사막이다. 사막은 도시화로 인구가 늘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과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기상이변이 가장 큰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이들 문명도 먼 훗날 모래 속에 묻혀서 화석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 page 206

또다시 느끼게 된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

훗날을 생각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함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다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전했다는 그 말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보인다."

이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처럼,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그리고 이 노래가 흥얼거려졌습니다.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 볼 수 는 없지~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