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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도
박완서 외 지음 / 책읽는섬 / 2018년 11월
평점 :
알면 알수록 더 매력있는 나라, 인도.
인도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다가 이 책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인도』
이 책은 여느 인도 여행기와는 달랐습니다.
여러 작가들 - 박완서, 법정, 신경림, 이해인, 문인수, 강석경, 나희덕, 동명, 박형준, 김선우, 이재훈-이 저마다 보고 듣고 느낀
'인도'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여행에세이'라기 보다는 '작가에세이'였습니다.
하나의 나라를 경험하였는데 각기 다른 색을 보여준 곳, 인도.
그래도 결국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곤 하였습니다.
바로, 그 나라에 대한 '그리움'.
특히나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고독한 원시의 시간, 라다크>.
그 곳으로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고지대이기에 방심하면 머리가 아프고 뒷목이 당기고 어지럽고 숨이 가쁜......
그렇기에 느리게 걷고 느리게 말하고 느리게 움직이기.
이 역시도 '수행'과도 같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 곳에 대해 작가 '이재훈'씨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모든 기억은 허전함만을 남긴다. 라다크에서의 열흘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기억이 어떤 형상으로 남을까. 지금 여기에서 보면 그
형상이 다소 비현실적인 환상과도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들의 진실은 고이 박제될 것이다. 나는 어떤 한 줄의 문장을 쓰고 왔을까. 어떤
한 편의 시를 쓰고 왔을까. 아직 모르겠다. 앞으로 열흘 동안의 라다크를 좀 더 생각한 후에 단 한 줄의 문장이 나올 것이다. 좀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한 편의 시가 써질지도 모르겠다. - page 183
그 순간의 진실들이 한 편의 시가 되는 그 순간까지......
그 곳에 대한 형상은 아마 '그리움'과 '허전함', 훗날엔 비로소 '본연의 모습'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인 '이해인'수녀님의 글도 이 책에 실려 있었습니다.
'마더 데레사'의 이야기를 하셨는데 다시금 '사랑'에 대해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자신은 성녀가 아니고 다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하는 마더 데레사. 스스로를 '가난한 이의 대표'라고 말하며
당신을 만나고 싶으면 가난한 이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봉사하면 된다고 권하시는 마더 데레사.
그의 부드럽고 강인한 눈빛은 오늘도 우리 모두에게 안일한 삶의 태도와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이웃을 위한 사랑에 투신해야 한다고
조용히 재촉하는 것만 같다. - page 149
그들이 바라본 인도의 모습에서 그들의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때론 투박하게, 때론 아련하게, 때론 아쉽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나면 잠시 긴 여운을 느껴야할 정도로 고요하지만 잔잔히, 하지만 그 흔적은 고스란히 가슴에 새겨주곤
하였습니다.
'인도'가 아니었다면 그 느낌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
혹시 그들이 아닌 다른 이들이 썼다면 어땠을까......
책을 덮고 잠시 눈을 감아 내가 '인도'에 간다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그리고 그 후 나에게 남겨진 흔적이 무엇일지, 그 흔적들을
하나의 글로 남겨질지 궁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