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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너를 묻는 새벽
정희엽 지음 / 렛츠북 / 2018년 11월
평점 :
어느 덧 결혼 5년차.
내 곁에 있는 두 아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지만 저는 왜이리도 '공허함'을 느끼는지......
그래서 시작된 것이 '독서'였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거실에 불을 켜 놓고 커피 한 잔과 함께 한 두시간......
그렇게 책을 읽는 것이 마냥 좋았습니다.
이 책, 『너에게 너를 묻는
새벽』.
그냥 제목이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앞표지에 적힌 문구.
"나는 오늘도 새벽을 기다린다"
지금의 내 모습이었습니다.
과연 저자가 묻는 새벽은 어떤 모습일지......
'새벽'이 좋은 이유.
저자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고요해서 오롯이 나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새벽. 그 새벽에 누구보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어둡지만 가로등과
빌딩의 조명들이 만들어주는 옐로우 카펫, 그 위에 생각을 자유로이 풀어놓고 느낀 그대로를 담아 글을 씁니다. - page 5
제가 새벽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분주한 일상, 그리고 내 손길을 필요로하는 이들......
그들로부터의 짧은 일탈......
그리고 새벽은 길지 않기에 더 애틋하게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서 전한 이야기들은 '새벽'의 이미지를 닮아있었습니다.
어스름한 공기와 희미하게 비춰지는 불빛 사이에 저자가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이것이 어우러져 이 한 권의 책이 되었나 봅니다.
저에게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부러운
일상들은
우리가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제가 느낀 감정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타인의 삶에 자꾸 시선이 머무른다면 그건 바로 그 삶의 방식이 내게 결핍되어있다는 신호다. 이 시선을 잘 이용하면 지금 자신이
바라보고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시선이 닿는 것이 달라질 것이고 이는 우리가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 캐치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혹, 내가 자꾸 누군가의 삶에 시선을 두고 부러워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갖지 못한 것임을 인정하라. 인정을 하는 즉시 다른 이의
삶에서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삶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내 삶에 존재하는 그 결핍의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면 언젠가 느끼게 될 것이다. 예전의 그것에는 시선이 더 이상 가지 않음을, 그리고 새로운 어떠한 곳에 시선이 가게
됨을. - page 79 ~ 80
나는 왜 이런걸까......?
무수히 내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답은 내 결핍에 대한 신호였고, 그 신호를 인지하지 못했던 까닭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 삶에 존재하는 결핍이 무엇인지, 그 결핍의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가오는 새벽에, 그리고 나에게
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삶이 계속 무거울 거 같으므로, 지금 짊어진 짐들을 내려놓고 가벼운 삶이 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자신의 삶은 결코
비행기처럼 안정 궤도에 오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지금이 힘겨운 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동체가 큰 비행기가 어느 정도 올라간 후
안정감을 갖는 이유가 절대 비행기가 가벼워져서 그런 것이 아님을. 궤도에 올라도 그 무게는 달라진 것이 없다. 탑승객을 내려보내지도 않았고
로켓처럼 비행 중 동체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도 아니다. 그저, 그대로 가되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비행기로 하여금 계속 날아가도록 도울
뿐이다.
마찬가지다. 무거운 삶을 지녔다 할지라도 삶의 안정감은 짊어진 무게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고비를 넘고 모든 것이 당신을
도와줄 안정 궤도에 다다르기까지, 약간의 노력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 page 190
힘들어하는 이에게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그리고 작은 위로를 건네는 것.
그렇게만 하더라도 그가 짊어진 무게가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새벽을 기다린 이유.
이제야 그 답을 명확히 알아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나는 새벽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