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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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있다는 말.

갑자기 궁금해져서 사전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쓸모

1. 쓸 만한 가치.

2.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

                               -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결국 '쓸모있다'는 것은 쓸 만한 가치가 있다, 혹은 쓰이게 된 부분이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럼 '쓸모인류'라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그 사람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인가 봅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쓸모인류』 


이 책에 나온 '쓸모인류'는 67세 '빈센트'였습니다.

이상하게도 빈센트라는 이름을 두고 여자들의 칭찬이 많았다. 나이 들수록 남자가 말하는 사람보다 여자가 칭찬하는 사람에 관심이 간다. 남자들이란 어디에도 쓸데 없는 '동지애'를 갖고 으스대지만 여자들은 어디에다 써먹을 데 많은 '쓸모'로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빈센트의 쓸모는 이랬다.


"매일 아침 브런치를 만든다." 그는 '요리인류'다

"사는 공간을 잘 정리 정돈한다." 심플하게 산다

"필요에 따라 집을 뚝딱 고친다." 입만 나블대는 꼰대가 아니라 손을 쓸 줄 아는 인류

"아내의 친구들이 좋아한다." 고독사의 대상이 아니다 - page 19 ~ 20

그를 바라본 40대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와 조언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뒤 저 역시도 '빈센트'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빈센트'의 모습은 '괴짜'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인 내'집' 마련에 대한 그의 생각.

"집을 사면 돈이 묶이고, 대출을 끼어야 하잖아. 그러면 빌린 돈 갚느라 결국 '노예'가 되는 거야."

내 집 마련에 발이 묶인 어른의 주제가 따분했는지 중국 속담 하나를 덧붙였다.

"'죽은 생선들이 다 같이 휩쓸려 간다'는 속담이 있어. 무슨 말인 줄 알아? 다들 집을 사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잖아. 집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 인생 같고. 집이 소유의 대상이 되면서 그 소유 비용을 치르느라 사람들이 다 같이 주눅 들어 산다는 얘기야."


이번엔 내가 물었다.

"내 집이 없으면 불안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사는 집을 관찰해봐. 대부분 껍데기일 뿐이야. 사람들이 그 비싼 집에서 뭐 해? 온종일 TV를 보거나, 잠을 자잖아. 서로 어울리는 시간을 찾기 힘들지.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마련한 집에서 제한된 활동을 하고, 결국은 카페나 야외에 나가서 바람을 쐬잖아. 집을 갖긴 했는데 즐기는 공간을 못 만드는 삶이야. 이상하지 않아? 집의 소유보다 집의 생기를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 page 37 ~ 38

지금의 나 역시도 내'집' 마련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가 전한 '집'의 진정한 의미를 보니 과연 나는 왜 그리도 내 '집'에 발목을 잡려 살았는지......


그리고 그의 '지랄'에 대한 이야기.

빈센트가 발견한 '지랄+인간 성장의 법칙'이 거기 있었다.


"점점 사회가 비겁해져가고 있어. 원래 가진 자들은 자기 것을 내놓지 않아. 더 쥐려 하고, 자기가 가진 것들을 흔드는 사람들을 싫어하지. 사람은 살면서 한 번은 져야 할 때가 있는 거야. 질 수 있지만 그래도 싸우는 것. 그런 지랄조차 하지 않으면 어느 사이에 자기 인생의 루저가 되는 거야. 어느 때는 틀려도 해봐야 해. 모든 인류 발전은 '열'이 있을 때 가능하거든.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게는 '삶의 마찰'이 필요한 거야." - page 202 ~ 203


그가 밉지않고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흔히 이야기하는 '꼰대'가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쓸모를 찾아 행동하기에 그가 전하는 이야기가 진정성있게 다가와 가슴 한 켠에 울림을 선사해주곤 하였습니다.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빈센트에겐 일상의 작은 "왜?"가 꼬리를 물었다. "내 집인데 내 손으로 고쳐야지, 왜?", "나 먹을 건데 남자, 여자가 따로 있나. 남자가 요리하면 어때서?", "지금 밥벌이를 그만두면 어떡하지. 사람 사는데 죽으란 법은 없는데, 도대체 왜?"... 이 많은 "왜?"에서 빈센트가 지닌 쓸모의 힌트를 확인한다. 자기 인생의 "왜?"가 쌓이고 쌓여 지금 빈센트의 쓸모를 만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농담처럼 얘기하는 월요병이란 게 결국은 싫음과 좋음 사이의 마찰 아니던가. 거기서 열이 난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의 감기처럼 그 열을 내리는 법을, 반대로 계속 고열에 시달리는 이유를 대충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열을 내리는 쪽을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여전히 열에 시달리는 쪽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금 삶 어딘가에 열을 내리는 선택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 page 82

"왜?"

이 질문을 내던져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저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가다보니 어느세 마찰로 열이 나고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그 열을 내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책을 덮고 나는 과연 '쓸모'가 있는가에 대해 생각에 잠겨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직 제 쓸모를 찾아보질 않았나봅니다.

이제라도 쓸모를 찾아 몸을 움직여야 겠습니다.

어차피 내가 끌고 나가야 할 인생이니 대충 살면 나만 손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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