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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남매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네이버에서 연재될 때부터 눈 여겨 보던 책입니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과연 이 말이 책 제목으로 써도 괜찮은걸까?
어떤 가족이길래......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가족.
심상치 않았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매일 15시간씩 일하는 엄마,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
왕따의 아픔을 간직한 딸,과 가난, 애정결핍, 열등감 같은 불안에 발목이 잡혀 무엇 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아들, 이들 모모 남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글로 옮겨 놓으니 불안의 원인이 보였다. 가족이었다. 나 혼자만이라도 잘 살기 위해 몸부림 쳤지만 결국 가족을 외면할 수 없었다. 애증과 연민 사이를 오가다 가족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면 가족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 page 7
그렇게 시작된 서로의 이야기는 오해로 사로잡혔던 지난날의 '용서'를 구하게 되었고 '이해'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자연스레 어느 새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집구석'이었던 곳이 따스한 '가족'의 보금자리로 변해가는 과정.
읽으면서 저 역시도 나의 부모님, 내 동생이 떠오르면서 '함께'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전한 '가족'의 의미는 아마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씨네 2개년 성장계획을 가족에게 공표하고 나서 나는 적극적으로 집안의 성장엔진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엄마와 동생의 친구이자 칭찬 매니아, 가족 중재자, 잔소리꾼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내가 분발해서 가족이 성장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중략)
그럼으로써 나는 가족을 둘러 멘 가장이 아니라, 가족과 손잡고 가는 가족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공감의 지지기반이 되어 꿈 공동체로서 성장하기를 바랐다. 가족 모두가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의 2년은 기쁜 세월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운지, 4년이 지났다.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집구석이 아닌 가족이라 부르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가족보다는 오히려 내가 바뀌었다. 가족의 속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가족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아직 가족의 성장에 욕심이 난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하고자 하는 말을 상처주지 않으며 전할 수 있다면 조금씩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족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여전히 티격태격 다투지만 미소만큼은 푸른 하늘을 닮게 된 것 같아 기쁘다. - page 154 ~ 155
사실 나에게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가족'입니다.
하지만 가깝다고 그들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깝기에, 더 잘 안다는 착각으로 서로에게 오해를, 상처를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들 끝엔 가족들의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저 역시도 가족들과 한 권의 '노트'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서로 가슴 속에 있었던 이야기라든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라도 끄적이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가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