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김드리 지음 / 웨일북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클래식'.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장르이지만 마음먹고 다가갈 때가 있었습니다.
임신했을 때......
다른 음악들 보다는 '클래식'을 들어야 뱃 속의 아기가 안정감을 느끼고 지능과 감정 발달에 좋다고 하여서 일부러 찾아 듣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출산과 동시에 '클래식'의 '클'과는 또다시 멀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육아와 가정 살림으로 정신도 없을 뿐더러 쉽게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운이 남아서일까......
클래식에 조금은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이 책, 『왠지 클래식한 사람』

이 책에 선뜻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 이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거장의 클래식도 사소한 기분에서 출발했다!
그 사소한 기분은 나와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들과 닮은 듯 닮지않은 감정......
그리고 전하는 고전음악의 이야기......
저 역시도 클래식을 들을 때면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작품번호 정도는 구분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아는 만큼 들리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냥 내 감정만 가지고 들으면 안 되는 음악으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했던 음악에 '클래식'이 있었고 내가 느낀 감정이 거장의 감정과 마냥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조금씩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지게 되고 책 속에 나온 클래식들을 모두 찾아서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각 장마다 '클래식'이 소개되었던 점입니다.
그래서 책으로 한 번 읽게 되고, 음악을 찾아서 두 번, 그리고 음악과 함께 다시금 책을 읽으며 나의 감정을 정리하면 비로소 음악과 거장과 내가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던 점입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웃음 속의 눈물 한 방울>의 '도니제티,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었습니다.
그의 실제 사랑은 오페라 부파가 아닌 오페라 세리아에 가까웠다. 1828년 친구의 누이와 결혼했지만 아내는 아들을 사산한 후 세상을 떠났다.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진 그는 방탕하게 살다 매독에 걸렸고 뇌신경에까지 이상이 생겨 말년에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유쾌한 내용의 오페라 속에서도 슬픔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 듯하다. 도니제티가 구하던 약은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자신을 구해줄 어떤 '슬픔의 묘약'이 아니었을까. - page 181
그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자꾸만 이 음악을 듣게만 되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구슬프게 들리는 음악......
그 속의 담신 사연......
백 마디 말보다 더 심금을 울리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책 속의 음악들을 찾곤 하였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그렇게 꺼내먹어보려 합니다.
음악과 그의 이야기를......
그리고나면 왠지 나에게도 큰 위로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지친 하루에 수많은 말의 위로보다 클래식 한 곡과 이 책을 선사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