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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밤 - 낯선 공기와 어둠이 위로가 되는 시간
장은정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6월
평점 :
'밤'
저에게도 밤은 '위로'가 되는 시간입니다.
육아로, 아내로......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면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때, 밤......
그래서 '해'를 맞이하기 보다는 '달'을 맞이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여행자의 밤』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밤이 끝나면 일상의 온도가
조금은 달라질 것을 믿는다.
이 책을 읽고나면 나의 일상의 온도가 조금 달라질까......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 노래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언젠가 이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 줘 -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중
우리의 매순간은 '밤'이 찾아옵니다.
때론 축제의 밤으로,
때론 내 슬픔을 가려주며 위로의 밤으로......
어둡고 깜깜했기에 숨어있던 것들이 표면에 나타날 수 있었고, 그래서 나에겐 위로로 감싸주곤 하였습니다.
아마 위로를 받기 위해 저 역시도 밤을 여행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별을 배우는 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이별'에 익숙해져야하기 때문일까......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난 뒤에야 우리가 정말 인연이었는지 그저 스쳐가는 여행자들 중 하나였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누군가에게 잠시뿐인 인연이었다 할지라도 서운해하지 말아야 함도 알았다. 시간과 공기, 언어와 공간과 사람들. 그 모든 것이 낯설었던 그때, 마음 둘 곳이 없어 두리번거리던 그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기로 했다.
매일매일 이별하던 밤.
이별에 익숙해지는 법은 끝내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잘 이별하는 것도 좋은 인연으로 기억될 수 있는 방법임을 배웠다. 이별은 언제나 만남보다 더 어렵다는 것도, 이별 역시 여행의 일부라는 것도, 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도 배웠다. 매일매일 이별하면서 나는 그렇게 조금씩 이별을 배웠다. - page 141 ~ 143
왠지 밤하늘에 떠 있는 하나둘 별들이 나에게 '이별'을 가르쳐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별'들도 다른 별들과 매일 이별하기에 그 '이별'을 새기며 자신을 빛내는 것일까......
'여행'과 '밤'은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좀 더 잘 할걸, 좀 더 노력할걸.'
인생은 언제나 아쉽고 후회스러운 것투성이다. 아쉽고 또 아쉬워서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랐던 여행의 마지막 밤처럼 말이다. - page 221
매 순간 찾아오는 밤.
오늘은 어떤 여행을 떠날까......
이 여행의 끝에, 이 밤이 지나면 나의 일상이 변해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