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 육아에 무너진 여자를 일으킨 독서의 조각들
김슬기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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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에 빠지게 된 건 '육아'에 의해서였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천사.

하지만 마음의 준비를 못한 저에겐 조금 벅찬 일이었습니다.

울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제 자신이 초라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잠든 아이.

하루동안의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스러움이 밀려오면서 정작 '나'라는 존재는 없었습니다.

공허함......

위로를 받고 싶은 나에게 다가온 것은 '책 한 권'이었습니다.


여기 이 책도 저와 같은 이들을 위해 다가왔습니다.

『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겉표지의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엄마로 살지 않았다면 이 문장이 내게 왔을까"

저 역시도 엄마로 살지 않았다면 지금 내 곁의 이 책이, 이 문장이 나에게로 왔을지......


<프롤로그>에서부터 공감이 되었습니다.

마치 제 모습을 보는 듯......

그래서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지 못했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상을 살며 한없이 흔들렸다.

흔들림이 버둥거림으로, 버둥거림이 몸부림으로, 몸부림이 악다구니로 변하는 동안 나는 많은 걸 잃었다. 경제적 독립을 가능케 하는 직업을 잃고, 평정심을 유지하게 하는 고요한 정신을 잃었다. 당당함을 만들어주는 자존감을, 사람들과의 유대를, 단잠의 행복을, 평화를, 인내를, 내일에 대한 기대를,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두 잃고 나는 울었다. - page 5

하루하루가 버겁기만 했을 때.

그녀도 오롯이 나 혼자 존재할 수 있는 찰나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었고 지금은 이렇게 우리들과 소통을 하며 다시 우아해질 시간을,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라는 단어.

저 역시도 무서웠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하는데......

다른 엄마들은 잘 하는데 왜 나는 방황하고 힘들어하는지......

자괴감과 절망감이 있었습니다.

이 때 저는 『아이만 낳으면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라는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아이보다 우선 자신을 위하기를, 누구나 살림과 육아가 완벽한 '슈퍼우먼'은 아니라는 것을......

그렇기에 조급하게,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가 없음을 일러주었습니다.

저자의 경우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와 『센서티브』를 읽고 비로소 '자신'을 찾았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는 이래야 한다는 명령과 죄책감, 수치심과 불안, 두려움은 쓰레기통에 버리겠다. 내가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나를 비난하는 대신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을 칭찬하겠다. 세상의 잣대가 만들어낸 내 모습 안에 숨어 있는 진짜 내 모습, 반짝이는 줄도 몰랐던 나의 조각을 찾아 어루만지겠다. 세상이 강요하는 틀에 갇혀 내가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사람, 다른 그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상한 사람,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이제 그런 사람으로 살겠다. - page 52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구입한 책이 있습니다.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깊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일, 나의 길은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되어야 할 것은 너를 위해 모두 버린 엄마가 아니라 내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엄마. 경력단절녀가 된 절망의 순간, 마구 흔들리는 위기의 순간에 머무르지 않겠다.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 page 94

저 역시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연스레 경력단절녀가 되고, 육아로 24시간이 부족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말한 책을 읽으면서 다시 내 안의 꿈을 키워보고자 합니다.


'엄마'라는 이름......

그 위대한 이름 뒤엔 눈물과 시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있기에 비로소 성장한 내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에 오늘도 '엄마'로써의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론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을 때, 저 역시도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속에 '책'을 매개로 위로를, 도약을 꿈꾸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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