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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우리가 여느 날의 우리에게 - 일천칠백여든세 날의 연애편지
문현기 지음 / 유노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덧 결혼을 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하나 둘 생기고......
이제는 '혼자'가 아닌 '우리'가 익숙할 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의 우리가 여느 날의 우리에게』

제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날'이 '여느 날'이 된 우리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이어진 문구.
"모든 것이 '우리'라는 이름이 되지 못했으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소중한 이야기니까."
그들이 전한 소중한 이야기.
마치 저의 이야기와도 같았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 저 역시도 지금의 '남편'을 만난 순간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와의 첫 만남.
처음으로 마주잡았던 그 손의 감촉, 그리고 지금......
저에게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그 감정을 가지고 책의 첫 장을 펼쳐봅니다.
<prologue>에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 편지를 모았다. 서
툴지언정 단 한 통도 가벼이 생각한 적은 없다. 쓴 이가
있다면, 읽어 주는 이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쪽이 빠져
있었다면 편지는 쓰이지도, 읽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비워짐에서 비롯되어 채
워짐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결국은 같이 쓴
편지라고, 지금에 와서 되돌아본다. - page 16
그의 편지 속엔 '그' 뿐만아니라 '그녀'도 있었습니다.
결국 '혼자'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는 단순한 편지가 아닌 '사랑'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 한가운데 당신이 있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라는 시를 읽다가 문득, 우리는
서로의 어디쯤에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당신이 나를 떠올릴 때 세상의 맨 앞으로 달려 나가 지친
걸음 한 걸음을 응원하며 어서 오라고 외치는 사람일지,
지친 하루의 맨 끝에서 반기어 오늘도 수고했다고 당신을
토닥이는 사람인지.
내게 있어 당신이란 사람은 세상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먼발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흐
르고 있는 이 시간과 장소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사람. 이
땅에 두 다리를 딛고 기쁨과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사
람이라고. - page 91
이 이야기가 잔잔한 제 가슴속에 작은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만 생각한 요즘.
다시 '남편'을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묵묵히 '가족'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그에게 이 이야기를 살며시 건네어 보아야겠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이런 존재라는 것을......
그들의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결혼하고 나서까지의 5년.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아닌 끝없는 항해를 하고 있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더 기대되고 행복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항해 중>의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저의 이야기와의 연결고리였습니다.
함께하는 이후로 즐거운 날, 행복한 하루가 지나갈 때 즈
음에 나는 자리에 누워 당신을 기다리며, 기승전결이 완
벽했던 행복한 하루의 완성도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좀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지나간 페이지를 되새겨 보고 다가올 페이지를 상상하면
서 즐거운 항해 중이에요. 부디, 당신과 나의 날들에 행복
만이 가득하기를. - page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