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 대미지의 일기
벨린다 스탈링 지음, 한은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외칠 수 있을 때까지......

'남성'이 중심이 되었던 사회에서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도 요즘들어 '여성'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곤 합니다.

이번에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도라 대미지의 일기』 


배경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전히 성차별은 존재하였고 '여성'이라면 제한된 것이 많았던 그 때.

특히나 남자들의 세계였던 제본사의 길에 뛰어든 한 여성, 도라 대미지.

그녀의 투쟁을 통해 비로소 얻게 된 자신의 목소리.

책의 두께가 무색할만큼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을 살아가는 저에게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한 인식.

'광기madness'라는 단어는 여자와 관련되어 있다. 사람들은 여자 가정교사governesss나 여자 재봉사seamstress, 여자 살인자murderess와 비슷하게 광기madness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에 상응하는 남자와 관련된 단어, 즉 'madner'따위는 없다. - page 22


어머니는 당신의 학생이었던 소녀들에게 그랬듯이(소년들에게는 절대로 그러지 않으셨지만), 나에게도 늘 "여자란, 원하는 것의 절반만 기대하며 살아야 한다"라고 말씁하셨다. 차 마시는 시간에 케이크가 먹고 싶건, 병에서 얼른 회복되기를 바라건 간에 기대치를 반으로 줄이면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는 충고였다. - page 26


남편 대신 집안을 위해 사회로 뛰어들어야했던 그녀.

그녀에게 '매음굴'이라는 단어가 '강제노역소'라는 단어로 다가오게 되고, 자신의 딸을 두고 협박하는 의뢰인들로 인해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나가게 됩니다.


그녀의 삶의 모습은 왠지 이 문장이 대신하는 것 같았습니다.

"고난이라는 척박한 토양에서 재능과 헌신이라는 씨앗이 죽어가는 광경은 차마 보기 힘들군.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베풀고 싶소." - page 134


그리고 그녀가 '여자'로써의 삶의 모습......

"사랑은 결국 희생을 통해 드러나지 않던가요? 우리는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던가요? 제 어머니는 나를 위해 자유를 포기했고, 나는 어머니를 위해 자유의 기회를 포기했어요. 나는 내가 잃는 것을 통해서만 사랑을 알 수 있어요."

나는 이 남자에게서 무엇을 원하건 그 절반도 얻을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 page 378


희망이 없다. 아니, 내가 이방인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들을 따라가야겠다.

...

어디에서 읽은 글인지 떠올랐다. 예레미야서(구약성경 예레미야서 2장 25절)였다. - page 524 ~ 526

왠지 지금도 외치고 있을 듯 하여 마음 한 구석이 아팠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머니만의 악마가 무엇이냐고 어머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런던에서 돌아온 후에 어머니는 악마가 화려한 건축물의 무자비함처럼 포장되어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가 편의를 위해 악마를 붙잡고 있나? 기이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이 세계에서 더 사악한 악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각자의 악마가 필요할까? 가스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기로 대체되었지만, 어느 도시 개발업자가 전기가 어둠을 이기는 빛의 승리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반대할 것이다. 외설사업과 마찬가지로, 빛과 어둠은 동시에 존재하는 법이다. - page 592 ~ 593

빛이 있다면 반드시 어둠이 있는 법.

우리는 그 경계 사이 중 어느 쪽에 조금 더 치우쳐있는 것일까.......


여자이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젠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차별과 억압이 모두 사라졌을까......

생각에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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