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0대의 상실감!
내 기억엔 오랫동안 함께하는 어쩌면 평생토록 그 아픔과 그 느낌은 지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난 매년 학년 초를 제일 두려워 했고 싫어했었다.
그래서인지 제일 싫어했던 달은 2월이었다.
학년이 올라가면 어쩔 수 없이 반이 갈려 친구들과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싫었고 나에겐 너무 강한 스트레스였다.
잘 지냈던 친구들도 학년이 바뀌면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자연히 서로 소원하게 되고...
내가 참 좋아하고 따랐던 친구가 있었다.
같은 동성임에도 불구하고 난 그애가 참 좋았다.
1살 많았던 그 친구는 언니가 없었던 나에겐 언니같은 존재였었다.
그런 그 친구가 반이 바뀌어 단짝친구로 매일 같이 다니던 나와 같이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난 그때문에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불행하게도 나쁜 쪽으로...
결국 난 한동안 대인기피증처럼 혼자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교과서가 아닌 소설책 등의 이런저런 책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고 혼자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제대로 받아들이기에
난 많이 버거워했었다는 기억이다.
다른 사람들은 만남과 이별을 자연스럽게 하는데 말이다.
덕분에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 시간을 가장 행복해 했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관계..라는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관계형성엔 아직도
많이 서툴다.
리버보이는 그런점에선 슬프도록 맑은 소설이고 나의 아픈 청소년기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주인공 제스... 15살이라는 어린나이에 만남과 헤어짐, 삶과 죽음, 고통과 슬픔,
분노, 좌절, 두려움, 이별, 포기 등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울고 싶을 땐 참는 대신 울고 싶은 만큼 실컷 우는 법을 알게 되었고,
사랑의 추억을 토대로 또다시 탈탈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
제스, 할아버지, 신비로운 마법같은 리버보이 세 등장인물은
감수성이 한창 예민한 청소년기에 조그만 일에도 쉽게 좌절하고 고통에 빠지고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혀 복구하기까지 정말 오랜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인생의 참된의미와 진실을 알려준다.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을 그 순간을 온전히 흘려보내야만
또다시 또 다른 인생의 선물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
그 순간을 온전히 흘려보낸다는 것!
그 시간을 충분히 누린다면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막막한 이 질문과 답은 정말 그것을 체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현상이다.
그냥 괜챦아 질거야. 시간이 지나면... 이 아니라 그 순간을 충분히 누려야만 또 다른 선물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순간을 충분히 누려야 한다"는 말은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할 만큼
많은 생각을 갖게 하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어떻게"라는 마음속의 질문에 한동안 책을 읽을 수 없어 힘들어 지기도 했었다.
몽환적이고 늘 뿌연안개 같기만 했었던 십대!
가슴 밑바닥엔 뜨거움이 넘실거리는 용광로같은 가슴을 지녔지만 보이는 것은
보여지는 모습은 너무 몽환적이고 짙은 안개같기만 했던 시절과
판타지같고 미스터리한 신비로움의 리버보이와의 만남에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며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던 리버보이.
조용하지만 넘실거리는 파장은 이 해의 마지막달을 꽉 채울 것 같은 파장깊은 책이다.
이 책을 십대에 그 시절에 만났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은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 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