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기술 - 21세기 생활의 신 패러다임 제시!
다츠미 나기사 지음, 김대환 옮김 / 이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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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국영화를 볼 때면 늘 부러웠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웬만한 개인주택은 다락방이 있어 자신의 지나간 소중한 추억거리를 간직할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것이었다. 늘 그것이 부러워 "나도 돈벌어 집을 사게 되면 그런 공간 하나는 꼭 만들어야지" 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난 아직도 그런 공간은 커녕 내 방에 더 이상 무엇이 들어오지 못할만큼 많은 나의 물건들과 책들로 비좁은 방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결국 다른 방에도 나의 물건들은 은근슬쩍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부모님의 듣기싫은 잔소리를 간혹 듣기도 해 어떻게 해야 나의 물건을 온전히 간수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가 늘 고심이다.

"도대체 왜 버리지 못하는거니?"라는 주변인들의 핀잔에 난 늘 속으로 대꾸하곤 한다.

"어떻게 소중한 나의 추억과 책들을 버리니?"

어쩌면 이것들 모두 집착이고 욕심때문이긴 하지만 오래 전에 읽었던 책도 오래 전에 사용했던 물건들이 세월이 흐르고난 후 다시 그것을 사용하게 된다거나 다시 읽게 되면 그땐 그때대로 새로운 맛과 새로운 느낌을 전달받기 때문에 그것을 아는 나는 내 손길을 닿은 물건들을 작은 종이조각 하나라도 그냥 소홀히 버리지 못하니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그러다가 집 무너진다."

가끔 그런 말씀에 공포심을 느낄 때는 요즘 갑작스럽게 무섭도록 내리퍼붓는 장대같은 비가 긴 시간동안 쏟아져 번개나 천둥이 칠 때면 정말 이러다가 땅이 물러져서 집 무너지는것 아냐? 라는 공포감에 가슴을 졸일 때도 있으니 요즘 나의 증상은 '중증'일까?

 

이런 나의 엽기적일 정도의 모습에 나 자신도 내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또 어떻게 정리해야 합리적일지 싶어 이레 출판사에서 나온 『버리는 기술』을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제법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자위하는 말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안도의 미소였다. 이런 나의 모습도 우습다.

 

'버리는 순간 생활은 여유로워지고 물건에 대한 의식도 바뀌게 된다.'

이 말은 작가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몇 년전 내가 그동안 애지중지했던 것들을 정말 강하고 굳게? 마음 먹고 전공서적들, 물감, 스케치북 등 각종 공부했던 도구들 모두와 비싼 자료들 모두를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나중엔 몸살로 한동안 앓아누울 정도로 어쨌든 그렇게 몇 날을 밤까지 새며 물건을 정리하고 소위말하는 '고물상'에 모두 갖다준 적이 있었다. 나의 마음은 정말 비통하고 힘들었는데 주변식구들은 어찌나 반가워하고 좋아하던지... 그런 뼈저린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 잠깐 내 방이 말끔하게 정리된 듯해 보였지만 난 또다시 편집증환자처럼 무언가를 외부에서 끌어들이고 다시 내 방은 예전의 어지러운 방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단지 그 때의 자료들과는 다른 것들로...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버리고 정리하고 난 후의 나의 변화는 예전처럼 무작정 내 방에 물건들을 초대하는 것이 아닌 몇 번 더 고심하고 결정한 후에 선별되는? 것들만 가져오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했어도 다시 채워지는 내 방안의 물건들은 또다시 소홀해지는 고질병같은 나의 방만함 때문이었다.

 

이렇게 나도 나름대로의 나의 '무거운 짐' 때문에 터득한 것이 있다. 그것은 버린다는 것은 과감한 용기가 필요하고 집착의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임시로, 언젠가'라는 생각을 버리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것들은 집착의 마음과 게으름의 마음만 키워줄 뿐이다.

또한 내 안의 부족한 것들을 무언가로 자꾸 채우려는 나의 마음을 다독거려주고 나의 빈마음을 무형의 것으로 가득채워야 나의 고질병이 고쳐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자유로워져야한다는 것!

 

『버리는 기술』이 책에는 버리기 위한 사고방식과 버리기 위한 테크닉을 총 20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버리기 위한 테크닉, 정리법들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우리들의 수납정리의 고민거리들을 많은 부분 해결해 줄 수 있는 많은 팁들을 제공하고 있다..

 

물건을 버림으로써 그 가치를 더 깊이 알 수 있고, 그것을 갖고 있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이것이 버리는 기술의 요지이자, 쾌적하고 풍요로운 생활로 가는 지름길이다!

 

끝으로 『버리는 기술』과 많은 부분이 일맥상통한 것 같아 작년에 읽었던 '청소력'이라는 책의 일부 문구로 결론짓고자 한다.

청소라는 말에서 힘든 기억이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그것은 청소가 가진 힘, 즉 청소력의 구조와 사용방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더러운 것을 치우는 행위’로서의 청소가 아니라, 청소를 통해 공간의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가 다시 행복한 자장을 만들어내며 그 행복한 자장이 내 마음과 주변을 변화시키고 마침내 인생을 바꾸는 강렬한 힘을 발휘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청소력이다.

더러운 것이나 더러운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두면, 거기에 마이너스의 자장이 생겨나서 자꾸 나쁜 사태를 불러들인다. 또한 그 마이너스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청소이고, 그것을 통해 주변 환경과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이 청소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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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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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녀의 이름은 피오나 캐서린 엘리자베스 라이언(핀).

모델같은 몸매와 눈이 핑핑 돌아갈 만큼 완벽한 외모를 가진 아가씨 핀.

메이슨-고드윈 경매회사에서 고객 자문역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살고있던 미국에서 도망치듯 나와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고 메이슨-고드윈 경매회사에 취직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메이슨-고드윈에서의 '고객 자문역'은 우아하고 교양있는 일하고는 거리가 먼 커피와 차, 비스킷 따위를 열심히 나르는 심부름꾼이기도 하다가 경매가 있는 날 밤에는 검정색 짧은 칵테일 드레스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경매에 참여할 가능성 높은 고객들의 입찰가와 주량, 주머니 사정을 미리 알아내는 임무를 하는 등 교양과 우아하고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자신의 일엔 똑부러질만큼 정확한 지식과 비굴하지 않은 위풍당당한 아가씨.

 

그의 이름은 윌리엄 필그림(빌리)! 더 정확한 공식 이름은 윌리엄 윌모트 필그림 경.

텁수룩한 옅은 금발에 햇볕에 탄 갸름한 얼굴. 몸매는 마치 올림픽 수영선수 같은 아찔할 정도로 잘 생겼다

너덜너덜한 차림에 꾀죄죄한 갈색 종이로 포장한 꾸러미를 겨드랑이에 끼고 예약도 없이 메이슨-고드윈 경매회사에 불쑥 찾아와 얀 스텐 그림이라고 우기며 그림을 즉석감정해 달라고 우겼지만 핀에게서 일언지하에 가짜그림으로 판정받고 돌아간다.

 

결국 그 일로 핀은 니스 남작이자 펜데니스 백작이며 커노우 영국 공작신분인 윌리엄 윌모트 필그림 경을 정중하게 맞이하지 않고 얀 스텐의 진품여부를 감정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 그림을 맘대로 감정하고 가짜로 판정하며 돌려보냈다며 신분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깍듯한 예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는 철저히 무시당하며 사장 로니에게서 해고당하고 만다.

 


어라? 이 책 수상해.

역시 책의 첫 장에 나온 문구처럼 소설 첫 부분부터 어릴 때 읽었던 할리퀸 문고 시리즈처럼 칙릿Chick-lit냄새가 확 풍기는 『렘브란트의 유령』은 그래서 읽는 초장부터 맥이 빠졌었다. 에잇! 그렇고 그런 소설 아냐? 그런데 왜 하필이면 소재를 렘브란트를 설정한거야? 라며 투덜거리면서 렘브란트 그림을 둘러싼 얽히고설킨 팩션소설인줄 기대했다가 소설 초장부터 지루하게 풀어나가는 전개가 나에게 칙릿의 가벼움으로 집중도가 확 떨어져버리니 처음엔 소설을 읽기가 싫어져 칙릿의 공식에 맞춰진 듯한 소설 줄거리라는 실망감에 속도도 나가지 않고 자주 바뀌는 상황설정에 집중하여 읽지 않으면 줄거리 전개가 이어지지 않아 집중을 요하는 소설이어서 책을 읽는 마음가짐부터 잡고 읽어야 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그 둘의 관계는 그 상태에서 더 진전되지 않아 이제껏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하지만 어쨌든 초반엔 지루했지만 점점 가면서 뭐라고 규정짓기 어려운? 추적의 비밀을 쫓는 묘미와 렘브란트 그림에 대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하나씩 툭툭 던져 깜짝깜짝 놀래키는 등 읽는 재미를 쏠쏠히 느끼게 하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게 되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생부가 아니고 아버지의 제자가 핀의 친부이고 거대 해운회사 상속자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듣고  또 막대한 유산을 남겨 렘브란트 그림 한 점과 암스테르담의 대저택, 동남아 보르네오섬에 떠있는 낡은 배 한 척이 필그림과 핀의 공동유산들이고 그 유산들은 보름 안에 유산을 찾아내야 상속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붙은  유산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모험, 또 그 안에서 얻는 진실 등으로 갖은 고생을 하는 핀과 빌리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이 소설이 나에게 준 소득은 주인공들의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또 동남아시아로 정신없이 오가는 모험담으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지만 저자의 박식한 지식은 '렘브란트는 공방을 하나 가지고 있었고, 12명의 도제를 거느리고 있었으며 그들은 그림에 렘브란트라는 서명을 할 권리가 있어 그것은 마치 고무도장 찍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며 렘브란트는 자신이 붓질 한 번 하지 않은 그림에 자기 이름을 남긴 화가'라는 것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내가 렘브란트에 기대가 너무 컸었나? '자신이 붓질 한 번 하지 않은 그림에 자기 이름을 남긴 화가'라는 이 말은 조금 충격적이다. 그래서 또 그림을 둘러싼 위작의 논위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또 하게 되고...

 

이 책의 저자 폴 크리스토퍼 교수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한 대학에서 근세사를 가르치는 교수이며 미술품 절도와 위조,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동안 유럽 각지에서 행해진 미술품 강탈과 관련된 여러 책을 썼으며 세계 곳곳에서 이 같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유엔과 뉴욕 경찰 미술관련 부서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기도 한 폴 크리스토퍼는 그는 소설을 쓸 때만 필명을 쓴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런 모험가득한 책을 쓰다니....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녹아져 있는 『렘브란트의 유령』.

이 책은 점에서도 다분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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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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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 이젠 늙었나? 그리 좋아했던 서스펜스류의 영화가 이젠 시시하게 느껴지다니...

왜 살인하는 거야?

왜? 왜? 왜!!!

꼭 살인해야만 하는 거야? 그래야 결론이 나는 거야?

반면,

제대로 책 내용이나 소화는 시킨 거야? 이해는 한 거냐구!!!

두 마음이 나에게 이랬다 저랬다 핑퐁게임처럼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결론은 “그래, 나 이제 늙었어.”

호러물이 시시하다구? 천만에.

웬걸, 그 무서운 내용들을 읽다가 잠들어버렸는데 갑자기 새벽에 눈이 떠지지 뭐야?

그런데 내 첫 눈길이 닿은 것은

악! 

피 뚝뚝 흘리고 뒤돌아선 떡 벌어진 남자 뒷등에 적힌 알 수 없는 낙서와   ‘BOOK OF BLOOD'!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 경고 하나!

절대 읽다가 잠들지 말 것!

잠깨다가 다시 기절할지도.

임산부, 노약자, 16살 미만 청소년들 절대 읽지 말 것.




올 초에 읽은 김종일 작가의 ‘손톱’이라는 책도 읽고 나서 한동안 내 손톱이 잠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질까봐 일부러 옆으로 자며 손가락을 머릿속에 숨겨놓고 머리로 꾹 눌러놓고 잠들길 여러 번 했는데(10살 난 조카와 같이 동참) 이번에 읽은 서슬이 시퍼런『피의 책』을 읽고 난 후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예감에 벌써부터 가슴 졸인다.

아... 이번엔 어떻게든 등짝을 이불에 꼭 붙이고 자야 하나?




누구는 일부러 호러영화나 소설 등을 일부러 찾아서 보고 읽는다는데 나도 한 때 소설은 아니더라도(사실 소설이 더 무섭다. 머릿속에서의 상상은 내 머릿속에서의 상상인데도 어떻게 내 머릿속에서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내가 더 무서워질 때가 있다) 영화는 꼭 찾아서 보고 다녔는데... 별로 무섭지도 않은 장면도 남자애들의 겁먹은 표정 짓는 것과 싫어하는 내색 역력한 얼굴 비칠 때의 그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이란... 그런 맛에라도 봤었는데 이젠 일부러는 찾아보지 않는 겁쟁이가 되어버린 건가.




제목부터 섬뜩한 『피의 책』. 제목은 무척 맘에 든다. 간단 명료! 서스펜스 호러소설 제목으로는 제격이다.

왠지 이 책을 읽다 보니 내 옆에 바늘과 실 꾸러미가 있어야 할 것 같고(갈갈이 찢겨진 유해의 장면 때문에) 얼음물 탄 차가운 물을 한 드럼통 곁에 두어야 할 것 같은데 뜨거운 물을 옆에 놔두어야 할 것 같은(이중성을 띈 나의 모습 하나는 심장병 걸릴 것 같이 두근거리는 가슴과 목구멍까지 솟아오른 공포의 두려움 때문에 연신 차가운 물을 들이 키고 싶지만 오싹한 서늘함에 뜨거운 물이 더 나을 것 같은 것 하나, 또 하나의 나는 점점 빠져드는 소설 내용에 점점 과하게 상상하는 섬뜩함이라니...) 누군가 내 옆에 어슬렁거리는 것도 싫어진다.




9편의 단편을 모은 『피의 책』. 만약 이 책이 단편이 아닌 9편의 단편이 모두 하나로 묶여 얽히고설킨 호러소설이었다면 작가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또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과연 책 한 권을 제대로 다 읽어낼 수 있었을까?

하지만 단순하고, 잔인하고, 명쾌한 무서운 것이 장점인 『피의 책』.




죽은 영혼들의 영매사라고 사기치고 다니는 젊은 남자. 그 남자의 몸에 피와 상처를 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놓는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그 남자의 몸이 ‘피의 책’이 된다는.... 상상할수록 오금이 저리는 섬뜩한 내용.




죽은 자들이 그의 온 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종이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온 몸에서 머리카락과 체모를 뽑았다.

그는 피의 책이었다.

여기 피의 책에 쓰여진 이야기들이 있다.

읽으라. 그리고 맘에 든다면 배우라.




또 하나의 엽기적인 장면.(야터링과 잭)




오븐 안에 있는 칠면조는 잡아먹힐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불판에서 이리저리 펄쩍거리는 바람에 육즙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녀석은 파삭한 날개를 가련할 정도로 마구 퍼덕거렸고, 발로 오븐의 천장을 마구 두드려댔다.

이윽고 칠면조가 문이 열린 것을 알아챘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채워진 몸통 양쪽으로 날개를 쭉 펴더니 마치 살아 있는 칠면조처럼 고꾸라지듯 오븐 밖으로 뛰어내렸다. 양념과 양파 즙을 질질 흘리면서 그 머리 없는 칠면조가 사방을 퍼덕거리며 돌아다녔다. 아무도 그 빌어먹을 칠면조에게 너는 죽었다고 말해주지 않아서 그러는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도 베이컨이 끼워진 등살은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저자의 어떤 상황에 대한 장면묘사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도 어릴 때 만화영화를 너무 본 것 아닐까?




『피의 책』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기분은?

참 이상하다. 공포영화를 두어 시간 정도 보고 난 끝의 차분하고 냉정해지는 마음이랄까.

눈을 감으면 그 장면들이 나를 덮쳐올 것이 뻔한데도 눈을 뜬 바로 그 상태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분해지는 그 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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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화폐전쟁 1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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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1세기의 세계를 지배하는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곧 세계를 지배한다’ 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몰랐다면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된 『화폐전쟁』을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사실 나 또한 경제에 관해 그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단지 일반적인 저축의 금리, 주식의 급등락 등 소소한 것에만 조금 민감했었지 세계의 경제에 관해선 굳이 알 필요도 느끼지 못했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급변하게 돌아가는 세계는 시시각각으로 치열한 경쟁과 변화로 어제의 뉴스가 뒤떨어진 정보로 나락하고 마는 현상은 주변을 돌아봤을 때 살아가는 환경은 그리 크고 빠르게 변해가는 것 같지 않은데 세상은 왜 그리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여서 잠시만 세상의 돌아가는 것들에 무심해지면 사람들과의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리고 불과 몇 년 전의 구도시가 혁신도시로 개발되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돈을 쫓아 움직이는 것들을 볼 때 잠시의 마음의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원망스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마침 『화폐전쟁』을 읽게 되고 세계의 변화는 내가 전혀 모르는 딴 세상 같은 거대한 큰 물결의 흐름은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심한 나를 긴장의 상태로 몰아버린다.

도대체 표면에 떠올려진 진실과 깊숙이 가라앉은 보이지 않는 진실의 상관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열심히 하고 내 삶을 충실히만 살면 그런대로 세상의 흐름에 큰 저항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화폐전쟁』! 이 책의 저자인 쑹훙빈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금융전문가로 미국정부보증기관인 페이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의 컨설턴트 고문을 맡아 일하면서 미국의 금융파생산업에 깊게 접촉하고 최종적인 시스템 회계와 고객을 겨냥한 제품을 설계하였으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의 ‘배후세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어 오랜 연구기간을 통해 『화폐전쟁』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쓰기까지 10년간 정부 문헌과 법률문서, 개인서신과 전기, 신문·잡지에 실린 글 등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수집했고, 취재와 고증을 거쳐 출간했다고 하니 500p가 넘는 두툼한 책 한 권의 묵직함이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쓰여졌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책에선 1장부터 내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매스컴에서 500억 달러 재산가인 빌 게이츠가 세계 제일의 부자라고 떠들썩거렸던 것이 그것을 사실로 그대로 믿고 있었던 우리들이 보기 좋게 진실? 에게 속은 것이라는 것을! 그것은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의 철저한 매스컴 통제로 인한 거짓 정보라는 것을.

‘대도무형’, 진정한 은자는 산 속으로 숨지 않고 사람들 곁에 있듯, 로스차일드 가문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은행업에 종사하고 있고 버젓이 로스차일드은행을 경영하고 있으며 그들의 재산은 세계적인 수수께끼로 길가는 행인들 아무나 붙잡고 100명 중 99명은 미국 씨티은행은 알지만 로스차일드은행은 모른다는 말을 하고 있어 낯선 그들의 이름이 무색하게도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미칠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그들의 은신 능력은 아무도 따라하지 못할 정도로 탁월하다.

1815년 영국군과 프랑스군과의 나라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한 판 승부 워털루 전투를 수많은 투자자들의 거액을 놓고 벌이는 도박의 한판 승부 대결로 수많은 정보통의 은밀한 물밑작업과 기계처럼 정확한 협조, 빠른 시장 정보 수집 능력 등으로 네이선 로스차일드는 워털루전투를 통해 런던 금융시티의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영국의 경제 명맥을 한 손에 쥐게 되어 화폐발행과 황금가격을 포함한 중요한 결정권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가족 내부의 통혼을 통해 재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으며 냉철한 이성, 금권에 대한 끝없는 욕망,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을 둔 금전과 재산에 대한 깊은 통찰력, 뛰어난 정보분석력, 천재적인 예지능력 등이 로스차일드가가 3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전 세계의 금융 및 정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활약하며 방대한 금융제국을 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프랑스혁명부터 제 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거의 모든 근대 전쟁의 배후에는 그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릴 정도로 로스차일드 가문은 주요 서방 선진국의 최대 채권자였고 2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석유·다이아몬드·금·우라늄·와인·레저·백화점·국제금융 등 세계곳곳에서 다국적 거대사업을 무섭게 펼쳐 그 괴력은 세계경제는 물론 정치·문화에까지 엄청난 힘을 떨치고 있다.




화폐를 통제하는 자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근현대 세계의 역사가 ‘화폐 발행권’을 차지하려는 대 금융자본의 막후 조종에 의해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는 음모론. 화폐와 화폐발행권을 둘러싼 각축! 이러한 것들이 역사적 사건의 큰 회오리로 모는 배경과 단서가 된다. 책에선 화폐발행권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던 미국의 대통령 링컨, 제임스 가필드, 존. F 케네디, 레이건대통령 암살시도 사건 등이 모두 국제 금융재벌이 보낸 ‘정신이상자’에 의해 피살당했고 이밖에도 1929년 미국 경제 대공황, 1980년대 남미 채무 위기, 1990년대 초 소련과 동유럽의 해체, 1990년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2000년대 초 한국이 IMF위기에서 빠져나온 이유 등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과 평화, 번영과 침체를 맘대로 조종하는 그들. 금융전쟁이라는 시각에서 역사적 사건과 역사 속 인물, 사례 등을 통해 세계금융사는 인류의 재산을 주도하기 위한 음모의 역사라고 결론짓는 쑹훙빙.




중국의 경제거품 또한 국제금융자본의 조직적인 음모론을 제기하는 저자는 중국이 이 책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융개방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현재 정책의 경제 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화폐 안정을 추구하고 화폐 주권을 포기하는 것보다 ‘국가금융안전위원회’를 설립해 세 직능을 단일화하여 최고결정권자의 직속에 두어 금융정보 연구를 크게 강화하고 외자은행의 인재 배경과 자금 동원, 사례 수집 등의 연구 분석 업무에 박차를 가해 금융안전관리감독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을 통한 세계 통일 정부와 통일 화폐를 세우려는 국제 금융재벌의 음모를 파헤친 『화폐전쟁』.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선입견에서 몰랐던 것들을 새록새록 알아가는 기쁨을 알게 해 준 화폐경제에 대해 알게 해 준 이 책은 팩션이라고 생각하기엔 팩션 형식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다소 심각한 부분이 많고 사실이라고 하기엔 추측도 섞였다고 하니 딱히 어느 장르에 소속시켜 구분하고 싶지 않다. 다만 여느 추리 소설보다 읽는 동안 점점 더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는 또 다른 앎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줌은 물론 세계 금융의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의 흐름을 깊고 넓게 이해할 약간의 터전을 다진 것 같아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더 이상 무관심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나에겐 큰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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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처럼 생각하라 - 팔려고만 할 때는 결코 알 수 없는 세일즈의 비밀
제리 애커프.월리 우드 지음, 권구혁.심태호 옮김 / 케이펍(KPub)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무언가를 공짜로 누군가가 나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준다면 모를까 내가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할 때 혼자서 인터넷쇼핑, 홈쇼핑 등을 자신 혼자만의 결정으로 선택하고 구입할 때와는 달리 타인 즉 세일즈맨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혼자서 결정할 때보다 더 많이 까다롭게 따져보게 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단점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내가 스스로 혼자 결정하고 구입할 때와는 달리 세일즈맨을 통해 구입할 때 단점을 발견하게 되면 더 따지고 싶고 불신의 감정이 더 커지게 되는 기현상을 발견할 때 인간의 마음이 간사하다는 것을 종종 느낄 때도 있다.




즉 세일즈맨의 권유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어떤 것을 계약할 때는 그들에게서 물건을 사고 난 후에도 사후 A/S까지 보장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고 또 그만큼 세일즈맨을 거쳐 물건을 구입하게 되거나 계약을 하는 것은 조금 더 비싸게 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은 그런 계산까지 머리 속에 계산을 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객처럼 생각하라』이 책에서는 사람들은 소비를 즐기지만 세일즈맨을 통해 상품을 구입할 때는 쇼핑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세일즈맨들이 판매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할 뿐,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고객과 세일즈맨의 추구하는 바가 달라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는데 고객들은 갖가지 세일즈에 공략당한 나머지 세일즈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평범한 세일즈맨은 이러한 고객의 거부감을 스킬로 극복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현란한 세일즈 스킬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읽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예전처럼 고객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세일즈 전략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도록 돕는, 관계에 기반한 전략으로 셀러의 입장이 아니라 바이어의 입장에 서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하고 세일즈맨은 이젠 ‘파는 사람’이 아닌 ‘고객의 구매를 돕는 사람’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 말을 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세일즈를 가장 잘 하는 사람들은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누군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누군가’는 친한 동네 아주머니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나와 소통이 가장 잘 되는 나의 생각과 마음을 비교적 잘 알고 내가 지금 무엇이 필요하고 나의 성향이 어떤 건지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또한 나에게 물건을 권유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 물건을 사용해 보고 좋다고 생각되거나 안 좋은 부분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불편함을 지적하는 등 객관적인 시각에서 구매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고 어떤 물건을 사고자 할 때도 의심 없이 그들의 권유를 믿고 사게 되는 것이다.




최고의 세일즈맨들은 고객을 가르치는 일과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도록 돕는 일을 하면서 고객과의 믿음을 쌓아 나간다.

이런 방식의 세일즈에 따라 고객의 구매 가능성도 더 높아지는데 세일즈맨의 최고 가치는 고객의 믿음으로 첫째는 세일즈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내리고 세일즈 경험의 중요한 부분인 고객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일즈맨의 능력은 Knowledge(지식), Messaging(메시지 전달), Relationships(관계구축)의 세 가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조화시키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빼고선 좋은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또한 『고객처럼 생각하라』는 초보 세일즈맨을 포함해서 프로 세일즈맨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세일즈 혁신 전략으로 기존의 세일즈맨 중심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세일즈 마인드를 셋업시켜 주는 ‘델타 세일즈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있다.

델타 세일즈 프로세스란 고객과의 세일즈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는 다섯 가지 요소로서 ‘DELTA’는 각각 ‘Develop(관계 구축)’, ‘Engage(고객의 참여)’, ‘Learn(고객 알기)’, ‘Tell(말하기)’, ‘Ask(요청하기)’의 5단계를 의미하며 이것은 세일즈맨으로서 고객과의 소통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델타 세일즈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하는 목적은 고객의 관심을 확대시키고,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시키며,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열정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끝으로 저자는 비즈니스개발이 깔대기와 같다고 말하고 있다. ‘깔대기 안에 얼마나 많은 잠재 고객이 있으며, 그 안에서 잠재 고객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라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깔대기를 채우는 각종 노하우와 참고 서적, 세미나 참석, 비즈니스 개발이 아닌 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이유 등 적극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올바른 마인드와 강력한 관계 구축, 이 두 가지 요소를 갖추지 않는 한 위대한 세일즈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명심해야 할 것은 Always Be Looking! 항상 보고 있어라!’ 라는 말로 저자는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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