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의 향기
최로덴 지음 / 대숲바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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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기까지 내 불교에 대한 관심이 왔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부터 시작한 관심이 인도불교전통, 우리나라 불교전통--중국과 함께 동아시아 불교전통이라 할만하다--, 선불교, 중관전통, 티베트불교, 티베트전통의 밀교--불교에 뛰어든 한 초보자의 걸음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나 청정도론 같은 논서를 접하면서 수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지만, 수행의 세계에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전통 미술에서 차지하는 불교미술도 예전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기쁘게 받아들이게 됐고,  조선조 숭불정책으로 완전히 적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주자의 유교나 조선조의 유교가,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밀접하게 관련된 연속성을 지닌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고, 국가에 의한 종교개입이 전혀 없었던 인도와는 달리, 동아시아 문화에서는 그런 개입은 빈번했고(예를 들면, 절의 주지를 정부에서 정한다던지), 그런 한계속에서 약간의 불투명함을 포함시키며 이어온 우리 불교전통의 정체를 느끼가며 불교의 보편성을 그런 우리 문화의 위치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또다른 불교의 보편성은 티벳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는 밀교전통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 밀교전통은 오해도 많고, 전설과 신비화, 세속적인 편견으로 가득차 있어, 안좋은 첫인상으로 접근을 꺼리게 되고 그나마 관심이 있어도 친절한 안내서들이 흔치않다. 저자는 그런 밀교 전통을 티벳불교입장에서 차분히 하나하나 소개해준다. 현교수행후에 접근할 수 있는 밀교전통을 수행과 경전을 정리하면서 입문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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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탄생 - 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 있는 번역 강의
이희재 지음 / 교양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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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번역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우리글로 관심이 간다. 내가 번역해 놓은 우리글을 어떻게하면 자연스럽게 개선할 수 있을까 혹은 구사할 수 있을까이다. 먼저 첨가어인 우리글의 강점인 어미와 조사, 접두사를 잘쓰면 글태가 좀나지 않을까하고 이리저리 한글문법책을 들여다보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거두지 못하고 거기서 끝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가 멈춘 지점에서 저자가 모아놓은 알토란같은 어휘와 개선방향은 한참 걸어나가 있었다. 외국어인 영어, 프랑스어, 일어, 중국어와의 비교로, 우리말 원어민인 우리들 관점을 넘어서 거의 글쓰기문법이라고 할 정도까지 내용을 넓히고 가다듬어 실제 글쓰기 개선방법을 짚어 주었다.  

저자는 첨가어로서 우리말, 주어를 밝히지 않는 우리말 경향, 한문위주였던 조상의 글쓰기 문화, 일본어와 영어의 번역투가 넘치는 현재의 우리글, 한자와 순수한 우리말을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번역에 관련된 우리글 대부분을 살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말하자면 우리 글은 어떻고, 영문은 어떠해서 번역하면 두 글이 충돌한다, 그러면 충돌한 지점을 우리 글의 고유함으로 다듬는다. 그렇게 도착어가 한글일때 번역의 개선전략을 부지런히 펼쳐 보여준다--마음만 먹으면 각 장을 한 권 책으로 만들 수 있을만큼 양으로나 질로나 풍성하다. 몇몇 장은 오히려 그 소재안에서 재구성하여 두텁게 한권 책으로 내셨으면 싶을 정도다.

이런 글쓰기 개선방법은 번역의 문제만은 아니어서 글쓰기 모두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인 학술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문법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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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특허청구범위 작성과 해석 - 제1판
이창훈 외 지음 / 한빛지적재산권센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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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관련된 글쓰기는 엄청나게 상업화된 영역이라 여간해서는 방법을 잘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나와있는 책들도 다른 분야의 책에 비하면 가격이 높은 편이다. 미국특허청구범위 작성에 항상 꼽히는 명저가 있는데 그 가격이 200$ 이 넘는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책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어떤 글쓰기 기술을 공개하는 상업서적이라기 보다는 개론 성격의 학술서적에 가깝다. 그것도 대학원생의 글같은 느낌이 드는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개론서다. 

저자들이 알아온 하나하나의 지식을 모두 보여주려고 애를 쓰고는 있지만, 단지 MPEP의 내용을 고스란히 옮긴거같은 인상을 준다. 독자의 기대를 예측하면서 어떤 통찰을 전달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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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열대 한길그레이트북스 31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박옥줄 옮김 / 한길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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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부분에 실린 사진 속의 저자는 이미 나이든 노인이지만 1909년생인 그가 아직도 생존해 있는 걸보면 1955년 저작인 이 작품은 젊을 때의 모습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변화속도에 빗대면 1909년부터 1955년까지의 변화와 1955년부터 지금까지의 변화가, 즉 이 젊은 자서전 말고 나이들어서 만들만한 자서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그가 젊었을 때 내놓은 이 책에는 현재 지금에도 유용하고 여전히 유사한 사상의 궤적을 좇는 사람들에게 권할만한 단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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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가니까야 1 - 길게 설하신 경
각묵 옮김 / 초기불전연구원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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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를 배려한 대기설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니까야는 아난다 존자와 그 제자들이 보존한 부처님의 말씀이다. 세권의 디가니까야 중 첫권이 특히 스님들이 아닌 타종교인들과 대화가 많이 실려 있다.  

얼핏 처음에는 부처님의 빈틈없는 수사학적인 대화법으로 상대를 감탄시키고 굴복시킨 모습이라고 보았는데 급히 읽지않고 차근차근 읽어가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거 같다. 부처님의 보석같은 말씀이 곧장 들어왔다기보다 특히 타종교인들의 경우는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제공한 끝에 그리고 그 말씀을 하시는 당사자인 실천적인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서 그들이 그 말씀을 수용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 생존당시 대기설법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신 이유가 혹은 대화상대자와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그 진수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비담마 길라잡이처럼 논장이 주는 곧고 벼락같은 가름침과는 달리, 경장에서 보이는 가르침은 고대 인도의 일상을 포함한 공간에서 차분하면서 열띤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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