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신화
스와미 치트아난다 엮음, 김석진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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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 낯설고를 떠나서 이야기가 어렵다. 널리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북유럽신화, 근동신화, 중국신화, 우리신화까지 신화라면 요구되는 넓은 스케일과 단순한 사건 전개, 낯설지 않은 등장인물이 여기 '인도 신화'에서는 쉽게 알 수 없다. 그대신 윤회를 바탕으로 낯설은 인과관계를 가진 사건전개, 급격한 시공간이동, 동일인물이지만 여러 개 이름과 혈연관계들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저자가 염두에 둔 독자도 초심자나 재미로 신화를 읽는 이들보다, 복잡한 인도신화를 선명하게 정리된 형태를 바라는 이들로 보인다. 

국내에 소개된 고대인도에 관한 책들은 마하바라타, 라마야나: 힌두교 개론: 베단타 사상, 웨단따 철학: 그리고 불교를 염두에 둔 사상비교가 있지만, 고대 인도 일상과 종교 생활을 큰 그림으로 놓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각론이다.  

고대인도인은 왜 종교에 관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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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단따철학 - 동국총서
마에다 센가쿠 지음, 강종원 옮김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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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보려고 한 이유는 책내용을 떠나서 일본인 저자의 글쓰기를 한번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나에게 일본어는 초급읽기는 가까스로 벗어난 정도지만 일본어에서 단락을 전개하는 방법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요즘 들기 시작했기때문이다. 

원서로 보기는 아직 어렵고 궁금은 하고해서 며칠전에 구입한 마에다 센가쿠의 번역서로 이 작업을 시작해보기로 했다(아시다시피 일본어는 다행히도 우리말과 가깝다). 

얼마지나지 않아 이 저자의 글은 영어의 논문 글쓰기와 거의 다를게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서양 글쓰기 전통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구성전략과 단락전개방법, 주어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변화를 주는 방식등이 잘 쓰여진 영어논문과 다를바 없었다. 학계에서 요구하는 글쓰기를 막힘없이 구사한다. 우리에게는 흔치 않지만,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영미권의 수사법과 독자를 고려한 글에 익숙한 독자에는 참 편한 책이다. 이 책을 구입할때는 원래 약간은 본격적인 힌두교입문을 바랬는데, 거기에는 못미치는 거 같아서 별하나는 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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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시학 동문선 문예신서 183
가스통 바슐라르 지음, 곽광수 옮김 / 동문선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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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사상은 과학사를 깊이 이해한 후에 볼만하다는 얘기를 푸코의 저서나, 구조주의 소개글에서 접한다. 이 말이 얼마만한 내용을 지칭하는지 처음에는 알기 어렵다--바로 그 과학을 전공하는 과학자나 공학자들은 더욱 그렇다.  

인문학이 과학을 품는다는 의미는 다른 곳보다 정신을 탐구한 의사, 언어학자, 인류학자들의 저서들을 보면 바로 다양한 폭발적인 갈래를 알아차릴 수 있다. 그곳에서 다시 사회학이나 역사학으로 지평을 넓히면 인식이 탁 트이는 느낌을 갖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인과에 따른다고 보는 여러 현상들 사이의 간극은 자세히 살펴보면 특유한 수많은 배열(또 이를 설명할 논리와 함께)로 이루어져 쉽사리 이렇다 저렇다 잘라 말하기 어렵다. 흔히 듣는 불교의 연기사상도 수행과 병행한다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느낌에서 무명이, 무명에서 갈애가... 이런 식으로 현실을 해체하고 특징짓는 설명으로 그 배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바슐라르는 그 배열을 상징이라는 매개로 설명을 한다. 문학을 대상으로 정신의 여러측면 중에 상상력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해서 과학적인 배열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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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디어드리 베어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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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도르 베어의 융 평전이다. 그녀는 도전을 즐기는 전기작가다. 그녀의 이력에 나오는 사무엘 베케트, 시몬 드 보브아르 생애를 다루기위해서는 사상의 편력이라고 할만큼 여러갈래 사상의 미로를 정리해야 되는 노고가 뻔히 보인다.  

이번 작품인 융 전기는 한술 더뜬다고 봐야 된다. 융이 관심을 가졌던 집단 무의식, 연금술, 종교 등이 원래 말이나 글로써 표현하기 힘든 영역인데다가 그가 발전시켰던 분석심리학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짚어가는 작업은 상상만해도 어질어질하다. 

그녀의 글에서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요구를 고려하고 챙겨가면서 할일은 해내는 여장부같은 면모가 베어 나온다. 작품에 대해 가장 민감한 독자인 융의 후손들의 기대를 만족시켜가면서 필요한 자료를 받고 융의 저서와 융 주위 인물--프로이트를 위시한 정신분석학자, 융의 관심을 공유한 분석심리학자, 학자들, 문인들, 융의 제자와 동료, 그의 가족--을 모두 챙기면서 분석심리학파의 큰 흐름도 세세히 기술했다. 페이퍼백 원서로도 882페이지에 해당하는 큰 글을 꼼꼼하게 만들어 냈고, 그 원문을 번역자가 1166페이지로 옮겨냈다.  

프로이트에 기대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도 많겠지만 융에 반응하면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거 같다(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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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불교사 1
에띠엔 라모뜨 지음, 호진 옮김 / 시공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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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접할 수 있는 원시불교 소개서 내용이 얼마만큼이나 개연성을 갖췄는지 보여준다. 빨리어 니까야가 한창 번역되고 있는 요즘 아무래도 경전과 논서를 바탕으로 한 2차 연구서가 나름대로 큰 체계를 갖고 나오기는 쉽지 않은데,  경전번역이 일찍부터 시작된 서양과 일본에서는 그런 연구업적이 쌓여 있는 거 같다. 이 책은 카톨릭교 신부인 저자가 프랑스어로 쓴 2차 연구서다. 

그럼에도 저술된지 세월이 많이 지난만큼 새로운 방향이나 신선한 해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구성이 이해하기 쉽고 풍부한 자료를 예시하여 기존 견해와 대비하고 있다는 면이 큰 장점이다. 대승불교 직전까지 인도북부,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불교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역사에 가까운 입장으로 기술한다. 경전과 주석서 읽기로는 알 수 없는 원시불교 당시의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교학과 수행에 관한 내용인 불교사상의 변천이나 대승불교 기원문제에서는 크게 도움이 안되는거 같다(쉽지 않은 자료를 인용하고 설명한 부분은 상당히 있지만). 그래서 대승불교 전까지 교단과 인도 아대륙 상황에 관심있으신 분에게 권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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