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융 -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디어드리 베어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디어도르 베어의 융 평전이다. 그녀는 도전을 즐기는 전기작가다. 그녀의 이력에 나오는 사무엘 베케트, 시몬 드 보브아르 생애를 다루기위해서는 사상의 편력이라고 할만큼 여러갈래 사상의 미로를 정리해야 되는 노고가 뻔히 보인다.
이번 작품인 융 전기는 한술 더뜬다고 봐야 된다. 융이 관심을 가졌던 집단 무의식, 연금술, 종교 등이 원래 말이나 글로써 표현하기 힘든 영역인데다가 그가 발전시켰던 분석심리학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짚어가는 작업은 상상만해도 어질어질하다.
그녀의 글에서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요구를 고려하고 챙겨가면서 할일은 해내는 여장부같은 면모가 베어 나온다. 작품에 대해 가장 민감한 독자인 융의 후손들의 기대를 만족시켜가면서 필요한 자료를 받고 융의 저서와 융 주위 인물--프로이트를 위시한 정신분석학자, 융의 관심을 공유한 분석심리학자, 학자들, 문인들, 융의 제자와 동료, 그의 가족--을 모두 챙기면서 분석심리학파의 큰 흐름도 세세히 기술했다. 페이퍼백 원서로도 882페이지에 해당하는 큰 글을 꼼꼼하게 만들어 냈고, 그 원문을 번역자가 1166페이지로 옮겨냈다.
프로이트에 기대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도 많겠지만 융에 반응하면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거 같다(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