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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역사 1
유성욱 지음 / 종교와이성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초기불교 무렵 인도 사정을 아는 방법으로는, 불교 입장에서 석가모니 생존모습과 시대상을 담은 4부니까야나 자따까(인연담)로 시작하는 접근법이 있다. 우리 불교전통과 생각보다 먼 초기불교의 수행과 시대배경, 시대정신, 그리고 당시 사람들에 무척 당황스럽지만 여러가지 떠도는 인도의 이미지들에 기대서 점차 익숙해진다.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은 법의 토대면서 동시에 극복할 대상이었던 당시 시대상이 부처가 남긴 법의 독자성과 가치를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거기다 동아시아 불교전통이나 우리 불교전통의 독자성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역사의 민족인 중국과는 다른 대륙문화를 가진 인도에서는 기록의 가치보다 해탈을 목표로하는 종교 전통이 지배적이었고, 그런 모습은 활발할 구술전통으로 수천년간 전해지는데 부족국가를 넘어 수십수백 소규모 국가들이 들끓었던 고대 인도의 모습을 뚜렷히 확인하는데는 부정적이다.
이 책은 예전에는 큰 무리없이 받아들였던 몇 가지 견해를 업데이트한 자료를 통하여 좀 더 세밀하게 그리고 좀 더 적절한 용어로 표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예를 들면 모헨조다로와 하랍바 문명, 아리아인 침입에 대해 흔히들 갖는 생각이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하는 증거를 깔끔하게 제시한다.
위에서도 밝혀듯이 초기불교 인도사정이 궁금한 나로서는 불교외에도 자인교나 고행주의 같은 사문의 활약이 당시 주도 계층에는 어떻게 비춰졌는지 혹은 경쟁관계인 사문끼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 같은 비교 분석에 눈에 불을키고 살폈지만 책의 분량상 지금껏 읽어온 불교 입장에서의 책보다는 나은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흔히들 알고 있는 인도 역사에 새로운 화제들을 담아 적당한 분량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좀더 유기적인 구성과 통찰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