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Ireland 1600-1972 (Paperback)
R. F. Foster / Penguin Group USA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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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되지만, 이번은 아일랜드 통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제임스 조이스나 예이츠 같은 엄청난 대가들이 나온덕분에 아일랜드 역사는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민족정서가 유럽에서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는 서문으로 시작하는 몇몇 책들로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1600년은 아일랜드가 외부 침입에 크게 노출되지 않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온 해가 끝나가는 무렵을 가르킨다. 영국 튜터왕조가 아일랜드에 침입해 자신을 아일랜드의 왕이라고까지 칭하며 그 후로 이런 외부까지 아울러 복잡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을 정돈하고 정리하며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원숙한 학자의 문체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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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 세계와 이스라엘 종교
강성열 지음 / 한들출판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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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 시작되었다. 한글 성경이나 영어 성경이나 성경자체만을 읽어서는 고문에 가깝고, 종교적인 열정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읽다가 지루해지거나 관심이 식으면 금방 책을 접고는 했다. 작년에 융 기본전집 4권 '인간의 상, 신의 상'이 번역되어 나왔을때 욥기가 포함되어 있어 다시 구약읽기에 들어갔다가는 간신히 욥기만 읽고 다시 접었다. 

그래도 알짱한 관심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아서 이책저책 구약가이드를 뒤적여보고, 예전에 읽었던 Child의 근동 성경고고학 관련책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는 했지만, 그래도 구약성경은 오리무중인데다, 점점 소규모 국가인 고대이스라엘로 국한한 관점으로 쓰여진 책들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간혹 모세의 출애굽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들을 조금씩 보는 정도였다. 

이 책도 분량이 그다지 두껍지 않아 담은 내용이 세세하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넓은 시각으로 구약을 탐구할 만한 길라잡이 역할은 하고 있다. 게다가 구약전문가인 저자가 각주로 인용한 국내에서 구할만한 책소개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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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맹사 - 중국 건달의 사회사: 건달에서 황제까지 대우학술총서 신간 - 문학/인문(번역) 501
진보량 지음, 이치수 옮김 / 아카넷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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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완결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끊을 수 없는게 중국학자의 책이다. 이공대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구성이 명쾌한 영미쪽 번역서들을 주로 읽는 편인데 간혹 이렇게 손에 걸리는 중국학자의 책이 있다. 이 사람들은 뭐랄까 집요하달까 한가하달까(이게 악의나 선의같은게 아니고 무슨 큰 산처럼이 큰 움직임은 없지만 계속해서 존재감을 주는), 우리랑 노는 물이 달라도 참 다르구나 싶다. 일제 시대나 해방후 미국 문화의 영향때문에 인문학 방향으로 일본 문화나 미국 문화는 직접 간접으로 익숙한데 비하여--우리는 아마도 지나치게 섬문화에 익숙해진게 아닐까!-- 이 사람들 작품은 뭔가 우리에게 없는 요소가 부각되는 그리고 모험같은 요소가 있는 거 같다(그래도 같은 동아시아 전통 그늘아래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교 전통도 본토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일거 같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내용은 출판서 소개에 있는 그대론데, 읽다보면 신기하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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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역사 1
유성욱 지음 / 종교와이성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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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무렵 인도 사정을 아는 방법으로는, 불교 입장에서 석가모니 생존모습과 시대상을 담은 4부니까야나 자따까(인연담)로 시작하는 접근법이 있다. 우리 불교전통과 생각보다 먼 초기불교의 수행과 시대배경, 시대정신, 그리고 당시 사람들에 무척 당황스럽지만 여러가지 떠도는 인도의 이미지들에 기대서 점차 익숙해진다.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은 법의 토대면서 동시에 극복할 대상이었던 당시 시대상이 부처가 남긴 법의 독자성과 가치를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거기다 동아시아 불교전통이나 우리 불교전통의 독자성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역사의 민족인 중국과는 다른 대륙문화를 가진 인도에서는 기록의 가치보다 해탈을 목표로하는 종교 전통이 지배적이었고, 그런 모습은 활발할 구술전통으로 수천년간 전해지는데 부족국가를 넘어 수십수백 소규모 국가들이 들끓었던 고대 인도의 모습을 뚜렷히 확인하는데는 부정적이다.   

이 책은 예전에는 큰 무리없이 받아들였던 몇 가지 견해를 업데이트한 자료를 통하여 좀 더 세밀하게 그리고 좀 더 적절한 용어로 표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예를 들면 모헨조다로와 하랍바 문명, 아리아인 침입에 대해 흔히들 갖는 생각이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하는 증거를 깔끔하게 제시한다. 

위에서도 밝혀듯이 초기불교 인도사정이 궁금한 나로서는 불교외에도 자인교나 고행주의 같은 사문의 활약이 당시 주도 계층에는 어떻게 비춰졌는지 혹은 경쟁관계인 사문끼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 같은 비교 분석에 눈에 불을키고 살폈지만 책의 분량상 지금껏 읽어온 불교 입장에서의 책보다는 나은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흔히들 알고 있는 인도 역사에 새로운 화제들을 담아 적당한 분량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좀더 유기적인 구성과 통찰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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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입문을 위한 중국사원 문화기행
바이하원 지음, 배진달 옮김 / 예경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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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저자가 쓴 중국사원일반론이다. 좀처럼 여러쇄를 찍지 않는 중국책 중에 역자가 밝힌 것처럼 예외로 많이 찍은 책이라지만, 중국불교 변화상을 전연 연관짓지 않은 중국사원에 대한 일반론이라 참신함과 깊이가 떨어진다. 

중국인 입장에서 내린 몇몇 의견과 배경설명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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