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에셔, 바흐>를 쓴 호프스태더의 신간 <사고의 본질>은, 그 제목과 내용이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어떤 유형의 사고, 즉 유추를 다양한 예시로 분석하고 있다. '사고의 본질'이라는 제목은 어떤 심리철학이나 인지심리학 을 연상시키며, '사고'자체를 충실하게 분석할 것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본 책은 유추에 한정된 내용이다. 

유추는 어떤 특정한 심리현상이기보다는, 기본 사고, 심리현상부터 고차원의 사고까지 두루 적용되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유추처럼 순진한 이용에서부터 수학자나 과학자의 유추처럼 복잡한 영역에까지 이른다.
















'유추' 를 독자에게 설명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많은 영역을 건들고 상세한 예를 든다. 저자들의 글쓰기는, 전통적인 글쓰기에서 도입부에 현장감있는 예나 상황을 들고 분위기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논증으로 들어가는 것과 정반대다. 오히려 현장감과 현실감을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여러 영역에서 유추를 재현하는데 공을 들인다.

단어의 영역에서는, 단어와 범주의 차이를 통해서 개념을  

구와 절의 영역에서는, 

그렇다면 지성이란 무엇인가


두 영역 모두에서 사고와 언어의 간극을 메꾸는 절묘한 방법들을, 생생한 예시를 통해 생생한 사고과정을 재현하고 설명한다.


수학자들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과학자들



정우진의 <감응의 철학>에서 '감응'을 음양오행이나 주역괘효 같은 패턴을 이용해서 담는 것도 색다른 유추 라고 할 수 있을거 같다. '취상, 신토불이 ...' 감응을 잡아내는 여러 방식들이 


그렇지만, 유추를 이렇게 잡아내는 저자들의 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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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를 춘지 5년이 넘어가고 있다. 대회출전이나 강습 같은 진지한 목적이 없이, 그래서 춤느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 느린, 그래서 초반의 어려움을 꽤 겪다가, 이제는 어느정도 극복한 채 밀롱가를 다니고 있다.

탱고음악에 대해서는, 춤출때 필요한, 박자가 다른 3분류인 탱고,발스, 밀롱가 를 분간하는 것과, 탱고 속에서 리드미컬한 다리엔소, 비아지; 멜로딕한 디 살리; 우아한 뿌글리에세 등, 즉 빠른 음악, 중간 음악, 느린 음악 정도 만 구분하고 있었다.

한번씩 탱고 음악 소개하는 강습이나 세미나도 들어 보지만, 위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서너개 악단과 가수 들을 더 들은 정도다.

점차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고, 뮤지컬리티 수업도 흥미롭게 들어가는 중이어서, 뭔가 시야를 넓힐 때가 된거 같다. 그러니까 1935년-45년 사이의 황금시대 도 좀더 충실히 알고 싶고, 그 전시대도 궁금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싶은게 아니라, 음악감상과 같이 병행해야 더 의미가 있다.

마침 접근할 만한 책이 번역되어 구입해 읽었다.
















악단 소개도 흡족하고, 악단이 등장하는 사회적, 문화적, 음악적 맥락을 간략하지만, 매우 설득력있게 정리해준다. 내가 원하는 황금시대 빅4, 그 전후, 군소 악단 들을 잘 전달해주고 있다. 악단의 음악적 특징도 잘 짚어준다. 어떤 연주자가 왜 대표성을 띠는지, 어떤 가수가 어떤 역할 했는지도 재밌게 얘기해준다.

악단마다 추천 곡들 선정은, 춤곡으로서 선정보다는, 각 악단의 스펙트럼을 넓게 보여주는 방향으로 소개었다. 춤곡으로서 감상은, 발매 리스트가 따로 정리되어 있고, 추천되어 있지 않은 곡들 중 밀롱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곡들은 거의 모두 유투브에 올라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댄스곡의 깊이를 찬찬히 음미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댄스곡들도 깊이가 있다는 것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앉아 갈 때 책 읽으면서 탱고곡유투브 감상은 정말 괜찮고 할만하다.



올해는 내게는 뮤지컬리티의 해가 될거다. 아마도 내년에도 그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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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피터 브라운 책 <성인숭배> 를 읽었다. 기독교'성인숭배'문화를 조명하는 이 책은, 고대인의 영혼관, 개인과 개성이 출몰하기전 가족 중심의 가치관, 문자기록이 별로 남지 않은 정신세계영역, 성인의 권능, 성인숭배와 관련된 여러 문화와 흔적들 을, 말이 되게 일반인도 받아들일 수 있게, 합리적으로 설득력을 주며 잘 전달한다.

예전에 처음 읽었을 때는, 기독교 전파 측면만 집중해서 전파 받은 이들에 대한 이해나 관심은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기독교 자체 보다는, 고대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기술이나 묘사가 훨씬 흥미로워졌다.


그러면서 고대 중국인의 수행문화와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정우진의 연구와 인상적인 전달력이 생각났고, 지금은 거의 알길없는 고대인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끈질기고 폭넓은 연구방식과 독특하고 신선한 성과들이 눈에 더 들어왔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고대인들의 정신세계를 충분히 설득력있게 밝혀주었다. 고대 동서양 정신세계의 차이는, 영혼을 대하는 태도가 큰 기준이 된다.















그리스인, 유대인, 로마인, 기독교인들은 물론 차이가 있지만, 공유하고 있는 공통의 세계관이 있다. 예수 부활도 공통의 세계관, 영혼관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 영혼관은, 간단히는 육체를 떠난 영혼이 하늘의 별자리에 자리잡는 얘기다. 예수부활도 별자리에 오른 영혼을 다시 되돌려 육체로 돌아왔다는 의미고, 하느님의 큰 권능 중 하나가 별자리에 자리잡은 영혼의 세계와 지상의 육체를 중재할 수 있고, 세상의 종말과함께 영혼의 세계를 지상에 자리잡게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런 영혼관에서 온다.


세례를 받으면 얻는 세례명에도 성인숭배의 흔적이 담겨있다는 얘기도 재밌었다. 현대의 상식으로 세례에는, 다른 입문식과 마찬가지로,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경건한 자세와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정리당하는 삶과 어떻게 새로워지는가는 상세하지 않은데, 성인숭배전통에 그 답이 담겨있다. 

고대인들은 영혼이 별자리와 매우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단순히 이 별자리가 너의 별자리 수준이 아니라, 태어나기전과 육체를 떠난 영혼이 머무는 영역이 하늘의 별자리라고 믿었기 때문에, 태어난 순간 그 사람에게 주어진 별자리가 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여겼다. 이때 세례로 받는 세례명의 성인이 그 별자리의 운명을 깨끗이 지워주고, 성인이 수호신으로 그 세례받은 사람을 보호해준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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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의 현상학 전반부 대표작은 아마도 <논리연구> 다.
















후반부 책들은, 아직 정리가 안된 상태고, 그 중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을 접하게 되었다.















후설의 제대로 된 책들 중에는 실제로 처음읽는 거라, 소문이 무성한 혹은 소문난 잔치집에 놀러온 기분이었다. 읽기전에는 차례만 보고서, 그리고 제목도 그런 인상이어서, 여러 논문을 모아놓은 논문집같아 주저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고, 매우 충실하고 체계적인 한권의 책이었다. 부록들까지도 그 체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하이데거에대한 후설의 영향을 책으로 확인하는 것도 즐겁다. 

요새 넘치게 접하는 MBTI 는 원조가 융의 연구다. MBTI 는 재미로 보는 성격검사 측면도 있지만, 그 기본토대는 융의 성격유형 연구다. 안타깝게 국내번역된 선집본에는 성격유형만 나열되어있고, 성격유형을 연구하게된 계기나 과정, 실제 인물 적용은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영어로 번역된 전집에는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그 중 철학자들의 성격유형에 대해서 언급하는 대목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대비해 설명한 부분이 있다. 이데아를 강조하는 플라톤을 내향인으로, 그 이데아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외향인으로 논증하는 부분이 엄청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 둘사이를 떠올리만큼 후설과 하이데거도 대비되면서 연결되는 면들이 많아 보여 흥미로웠다. 















하이데거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적지않은 부분과, <존재와 시간>에서 주제에 연관되는 것에 비하여 소략하게 다루는 느낌을 주는 여러 대상들이 후설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보였다.

후설이 수학에서 커리어를 시작한데서 오는 논리적이면서 추상적이고 초월적인 영역에 초점을 두는 반면, 하이데거는 후설이 시작한 영역을 자신의 관심인 '존재'로 펼쳐낸다.


그리고 이 책의 주된 관심은, 이전 철학자들의 철학방식들을 충분히 검토하여, 초점을 객관주의와 과학에 한정하기보다는, 현상학의 탄생배경을 긴 호흡으로 밝히는데 있다. 경험론자, 합리론자, 데카르트, 칸트 들을 현상학의 탄생을 밝히는 관점으로 충분히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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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소장학자 두 분, 정우진님과 김상섭님(이하 님 생략) 의 신간을 항상 목빼고 기다린다. 고증주역을 연구하시는 김상섭의 역전 시리즈는 어느정도 읽어봤고, 주나라 주역 형성기와 그 직전을 살피는 '고고역'이나, 역전형성 이후 상수역, 도서역 책을 내놓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고대 중국 수행사상에 일가견이 있어, 단순한 문헌 읽기를 넘어서는 깊이와 폭, 이론과 실제를 오가며 다루시는 정우진의 책들도 항상 기대하고 있다.

정우진은 노장 사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 간의 책들 속에서 깊이 있게 언급하고 논증했다.

그리고 이번에 장자 소요유편을 꼼꼼히 독해한 책을 출간하였다. 비록 공동저자 중 한명이지만, 한구절한구절을 저자들이 번갈아 풀이해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의 해석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노자와 장자 는, 그 내용파악이 수월하지 않다. 인생의 도 를 살피는 책들 답게, 도를 직접 언급하거나 도를 이룬 인물들을 기술하는 내용들은 환상문학 같을 정도다.

그리고 이들 노자와 장자, 특히 장자는 그 생성이후로 수많은 세월의 영향으로 생긴 주석과 해석들, 유가와 불가의 견제나 상호영향, 그외에 현재 판본으로 편집과정에서 편집자(곽상)의 의도로 본연의 모습이 적지않게 훼손되었다.

가끔씩 참여하는 독서세미나에서도 장자의 곤과 대붕이 나오는 우화를 놓고, 작은 생명체들과의 평등함, 균등함에 초점을 맞춘 독법을 내놓고 웃으며, 이해하기 힘든 원저자인 장자의 심정과 의도를 아예 놓아버리기도 했다.


장자를 한구절한구절 찬찬히 음미하는게 재밌으려면 큰 그림들을 좀 알고 있어야 좋다. 기존에 나온 장자번역이나 해석들도 좋은 대상들이지만, 정우진의 가이드가 훨씬 좋다.
















<양생>에는 노장사상 뿐 아니라, 유가 등 제자백가  공통의 고대중국 수행사상의 흐름을 잘 포착하였고, 고심하여 잘 정리되어 있다. 이 흐름을 알면 장자 읽기가 많이 풍부해진다.

그리고 고대중국 '몸'에 대한 입장이나 관점도, 고대중국사상 읽기에 큰 도움이 된다. 역시 잘 정리된 정우진의 <몸의 연대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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