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것은 아니고, 별 볼일 없는 밑천때문에라도, 서양사상 속 개념들이 그 시대에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살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간히 걸리는 개념들이 있으면 한번씩 정리해볼 작정이다. 첫번째는 계몽주의다.

 

계몽주의란 말은 서양 사상사 속 '계몽주의'의 번역어로는 잘 들어맞지 않아 보인다. 한자사전을 뒤지지 않고 짐작만 하건데, 계몽의 '계'는 무지몽매의 '몽'을 깨우쳐 준다는 말이리라. '몽'자는 주역 64괘 중 한 괘의 이름이기도 할 정도로 한자문화권에서는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오래묵은 말이다. 이와는 달리 서양에서도 18세기에 들어서서야 스스로 판단하는 자발적인 개인을 위한 사상이라는 의미를 갖게된 계몽주의에 적합치 않은 번역어라고 생각된다.

 

계몽주의가 무지몽매를 벗어나 순종하는 인간을 만든다는 오해와 편견을 갖고 계몽주의 뒤에오는 사상들을 대했을 때와 계몽주의 본연의 의미를 새기고 사상들을 대했을 때는 달리 보인다. 오해를 갖고 볼때는 절대주의 왕정하에서 권위주의 분위기가 팽배할 것 같아 보였다.

 

계몽주의와 바로 연결되는 대상 중 하나는 근대적 개인이다. 이런 계몽주의를 추구하는 근대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그냥 이상적 구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잦아들고, 점차 어느 시대고 그냥 쉽게 사는 사람은 없구나 싶다.

 

이렇게 자발적 개인을 위한 사상임에도 계몽주의 한계와 그 폐해는 있었다.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은 그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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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는 해적을 묘사하는 두 어휘의 차이를 짚으면서 시작한다. 영어로 'pirate'과 'corsair' 로 표현하는데, 앞의 것은 정말 해적, 뒤의 것은 국가에서 공인한 해적으로, 즉 이슬람인들을 말한다. 그녀의 이런 구별을 본 첫인상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중해는 해적질이 끊이지 않는구나'정도 였다. 계속해서 책을 읽다보니 점차 저자의 이슬람에대한 어떤 반감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독교도인가, 아니면 이탈리아 혹은 로마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걸까? 마치 우리가 과거 왜구(일본인 해적)를 보는 시선과 비슷해 보인다.

 

이 책은 로마제국 멸망 후 이탈리아 사정을 살펴보는데는 탁월하지만, 그 시선만큼은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마치 그 시대 이탈리아 역사가가 글을 쓴 듯 느낌을 준다. 

 

 

 

 

 

 

 

 

 

 

 

 

 

 

그녀는 또다른 기독교국가와 이슬람국가의 사이 이야기를 내놓았는데, 아마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리라 생각된다.

 

 

 

 

 

 

 

 

 

 

 

 

 

 

그녀의 이런 태도는 피터 브라운이 취한 태도와는 매우 대비된다. 피터 브라운의 <기독교 세계의 등장>이다.

 

 

 

 

 

 

 

 

 

 

 

 

 

 

 

브라운은 지중해 연안 동부와 이집트, 아라비아 반도 지역에서 기독교 전파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슬람교도가 기독교도에 취한 관용정책을 타당하게 전달한다. 기본 세금을 내면 기독교인들을 '책의 사람들'로 부르며 그 종교를 인정하는 유한 태도를 보인다. 오히려 정통 기독교인은 물론이고 유럽에서 인정받지 못한 이단 기독교들까지 이슬람 제국 내에서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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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서적 속독하기는 몇해전 한바탕 유행을 탔던 기억이 난다. EBS에서도 한번 다뤘던 거 같다. 네이버 동호회에서 아마 분당천 이란 이름으로 속독강의를 하던 분이 수강생들의 열화와같은 성원에 힘입어 강의내용을 출판하여 거의 대박이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분의 책은 <스피드 리딩>이다(2007년 책이니 벌써 5년전이다.)

 

 

 

 

 

 

 

 

 

 

 

 

속독에 관련된 여러분야를 속독에 꼭 필요한만큼만 추려서 만들어진 재밌는 책이었다. 독서속도를 올리는 세세한 기술은 넘어가고, 요는 같은 책을 속도를 올려가며 회독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영문책 읽는 속도가 내용이해를 가로막을 만큼 늦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독서속도를 올리는 것이 일반 독자를 위한 스피드 리딩의 목적이다. 우리글로 읽을 때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 다양한 일들이 영문 독서에는 방해물로 작용한다.

 

말이 나온 김에 영문으로 읽든 국문으로 읽든 제대로 된 독서는 어떤 것일까? 독서법 안내책들은 수도없이 많지만 누가 뭐래도 고전은 모티모 애들러의 책이다. 독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독서법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영문책을 이 독서법으로 읽어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속독이 애들러의 독서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마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물론 속독이 취향에 맞다면 분당 천단어 이상을 목표로 추천합니다.ㅎㅎ

 

 

 

 

 

 

 

 

 

 

 

 

 

 

 

그리고 훈련이 필요한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영어 알파벳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뇌 영역과 한글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뇌 영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고나자마자 독서를 할 수 없고, 독서행위는 시각, 청각, 인지를 담당하는 뇌영역간의 협응을 필요로 한다. 매리언 울프 <책 읽는 뇌>에는 특히 한자를 보는 중국인, 한자와 가나를 보는 일본인, 알파벳을 보는 미국인이 독서행위를 할때 뇌를 촬영한 MRI 사진에 사용하는 뇌영역이 다름이 선명하게 나와 있다. 이를 보면 외국어독서에는 말그대로 새로운 두뇌영역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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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을 시작하려고 할때 가장 먼저 할일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독자에게 설득력있게 전달되도록 확장하고 정교화하는 일이다. 이런 작업은 자유롭게 직관적으로 주영역과 주변영역을 오가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에서 시작된다. Brainstorming에는 여러 방법들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각 방법의 취지를 정확하게 알고 소화한 경우는 많지 않은 거 같다. 로직트리(logic tree)를 다루는 책으로 이호철의 책이 있다.

 

 

 

 

 

 

 

 

 

 

 

 

 

 

 

아이디어를 모은 후 이것들을 원하는 목적에 맞게 유용하게 정리하고 순서를 정해 배열하는 방식이 잘 나와있다. 맥킨지식 글쓰기는 이런 일들에 초점을 맞추며 그 원조는 바바라 민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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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육체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관련되는 방식은 보통 아기들이 언어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설명하면서 연관시킨다.

 

가만히 육체가 어떻게 길들여지는지 살피는 것이 우선인거 같다. 육체를 정교하게 보고 범주짓는 방식은 문화별로 언어별로 그리고 육체 자체 등 여러 관점이 필요하다.

 

 

 

 

 

 

 

 

 

 

 

 

 

 

육체에 대한 이해는 언어에 반영된 신체 이미지나 신체 욕망을 새롭게 조망하는 길을 열어주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육체가 그러하듯이, 언어도 말하는 이의 문화, 말하는 이의 육체 등 다양을 영향을 받지만, 언어 스스로의 방식이 있기 마련이고, 주변영향과 여러방식으로 결합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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