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것은 아니고, 별 볼일 없는 밑천때문에라도, 서양사상 속 개념들이 그 시대에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살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간히 걸리는 개념들이 있으면 한번씩 정리해볼 작정이다. 첫번째는 계몽주의다.

 

계몽주의란 말은 서양 사상사 속 '계몽주의'의 번역어로는 잘 들어맞지 않아 보인다. 한자사전을 뒤지지 않고 짐작만 하건데, 계몽의 '계'는 무지몽매의 '몽'을 깨우쳐 준다는 말이리라. '몽'자는 주역 64괘 중 한 괘의 이름이기도 할 정도로 한자문화권에서는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오래묵은 말이다. 이와는 달리 서양에서도 18세기에 들어서서야 스스로 판단하는 자발적인 개인을 위한 사상이라는 의미를 갖게된 계몽주의에 적합치 않은 번역어라고 생각된다.

 

계몽주의가 무지몽매를 벗어나 순종하는 인간을 만든다는 오해와 편견을 갖고 계몽주의 뒤에오는 사상들을 대했을 때와 계몽주의 본연의 의미를 새기고 사상들을 대했을 때는 달리 보인다. 오해를 갖고 볼때는 절대주의 왕정하에서 권위주의 분위기가 팽배할 것 같아 보였다.

 

계몽주의와 바로 연결되는 대상 중 하나는 근대적 개인이다. 이런 계몽주의를 추구하는 근대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그냥 이상적 구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잦아들고, 점차 어느 시대고 그냥 쉽게 사는 사람은 없구나 싶다.

 

이렇게 자발적 개인을 위한 사상임에도 계몽주의 한계와 그 폐해는 있었다.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은 그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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