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의 7번째 책인 『발취론』(Patthāna Desana)에서 부처님은 마음 때문에 마음에서 생긴 물질이 일어난다고 가르쳤습니다. cittacetasikā dhammā cittasamutthänānam rūpānamsahajatapaccayena paccayo. (마음과 마음부수법들은 그 마음에서 만들어진 물질들에게 ‘함께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 여기서 부처님은 원인인 마음과 결과인 마음에서 생긴 물질(cittaja rupa)이 함께 일어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 P128

『아비담맛타상가』에 jayantam eva samutthapeti.(그것은 일어나는순간에 [마음에서 생긴 물질을 생산한다.) - 마음은 일어남의 단계에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 개의 아찰라 가운데 마음은 일어남의 단계에서만이 마음에서 생긴 물질(cittaja rupa)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므로마음과 마음에서 생긴 물질은 함께 일어난다 (sahajata dhamma)고 한것입니다. - P128

사마타를 닦는 마음(samathabhavana citta)에서 만들어진 ‘마음에서생긴 깔라빠‘ (cittaja kalapa)의 불의 요소와 위빠사나를 닦는 마음(vipassana bhavana citta)에서 생긴 ‘마음에서 생긴 깔라빠‘의 불의 요소는 강력해서 안은 물론 밖으로 많은 세대의 물질깔라빠를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밖으로 퍼져나가는 수행자의 빛은 불의 요소에서 만들어진물질깔라빠입니다. 이 물질들은 불투명합니다. - P130

사대요소 명상의 초기단계에 깨끗한 형태를 보게 되는 것에 대하여이야기해봅시다. 그 형태 속에서 틈/공간에 집중하면 물질깔라빠들을 보게 됩니다. 깔라빠를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깔라빠를 분석할수 있으면 궁극적 실재(paramattha)에 도달한 것입니다. - P134

실제로 수행자가 구체적 물질과 추상적 물질이라는 물질과 정신의 궁극적 실재를 얻게 되면 견고함(ghana)이 제거가 되는데 이때 ‘정신물질의 한계를 정하는 지혜‘ (namarupa pariccheda ñana)를 얻게 됩니다. 또한 과거, 현재, 미래에서 원인과 결과를 성공적으로 식별하였을 때에만 ‘조건을 파악하는 지혜‘ (paccaya pariggaha ñāna)를 얻습니다. 위빳사나명상은 오로지 이 두 가지 지혜들을 얻은 사람들만이 닦을 수 있습니다. - P136

tadeva pariggahita rūpassa vasena arūpa dhamma pakata honti.athassa evam ‘cattari mahabhūtāni tevīsati upāda rūpānirūpakkhandho‘ti rupakkhandham parigganhantassa āyatana dvāravasena arūpino khandha pākata honti.- 물질(rūpa dhamma)을 식별하면 감각장소의 문(āyatana dvära)들을 통해 정신 (nāma dhamma)이 분명해진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정신현상(nama dhamma)은 자연 법칙(niyama)인 인식과정 (vithi)에 따라서 일어납니다. 이것은 확정된 자연법칙입니다. 결코 이 법칙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의자연법칙이라고 합니다. - P138

그 두 개의 감각토대와 대상을 식별하는 것은 맛지마니까야 차례대로 경」(anupada sutta)의 주석서에 자세히 나옵니다. 사리따 존자는 초선정에서 출정하여 초선정의 정신현상들을 대상으로 차례대로 법들을 위빳사나(anupada dhamma vipassanā)하였습니다. 그는 초선의법들인 감각접촉(phassa), 느낌(vedanā), 인식(sañña), 의도(cetana) 등을 하나씩 식별했습니다. 주석서는 사리따 존자는 감각토대와 대상을함께 식별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이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P139

인식과정의 마음은 오문전향(pañcadvaravajjana),
결정(cakkhuviññāna), 받아들임(sampaticchana), 조사(santirana),
(votthapana), 7개의 속행(javana) 그리고 2개의 등록(tadarammana)이일어납니다. 속행(javana)은 5개 혹은 7개의 심찰라에서 일어납니다.15) - P143

수행자가 아직도 세 가지 견고함을 부수기 위하여 안식과 그와 함께하는 마음부수들을 통찰지로 식별해야만 한다면 위빳사나 단계에서 이 통찰하는 마음을 대상을 취할 수 있는 법‘(sarammanadhamma)이라고 합니다. 만약 수행자가 무너짐의 지혜(bhariga fiana)에도달했다면 아는 것(ñana)과 알아진 것(iñata) 모두를 위빳사나 하라고하였습니다. 원인을 가진 오온은 알아진 것 (nata) 입니다. 이 알아진 것들(fiata)을 식별하는 지혜나 통찰지가 지혜 (fana)입니다. - P145

사야도께서 예로 드신 보트 경주를 예로 들어 봅시다. 보트에 노를 젓는 사람이 세 사람 있습니다. 한 사람은 뒤에, 한 사람은 중간에, 한 사람은 앞에 있습니다. 뒤에 앉은 사람의 역할은 두 가지인데, 배가 나가는 방향을 통제하고 노를 젓는 것입니다. 중간에 있는사람에게는 배의 방향을 지시하는 역할이 없습니다. 오로지 노를 저어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만 있을 뿐이지요. 맨 앞의 사람은 노를 저을뿐만 아니라 결승점에 있는 꽃을 잡아채는 역할도 합니다. 바쁜 사람이지요. 맨 앞의 사람은 의도(cetanā)와 같습니다. 중간은 일으킨 생각(vitakka)이고 맨 뒤가 마음에 잡도리함(manasikara)입니다. 이렇게 마음에 잡도리함 (manasikara)은 마음과 마음부수들이 대상에 도달하도록조종합니다. 일으킨 생각 (vitakka)은 마음에 잡도리함(manasikara) 이 정한대로 마음과 마음부수들을 대상에 놓습니다. 의도(cetana)는 가장 바쁜 대목수의 조수와 같습니다. - P149

정신현상(nama dhamma)들을 식별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알음알이 (citta)로부터 시작하여 식별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감각접촉(phassa)으로부터 시작하여 식별하는 것이며, 세 번째 방법은 느낌(vedanā)으로부터 시작하여 식별하는 방법입니다. 수행자는 이 세 가지 방법 가운데 한 가지 방법으로 정신현상(namadhamma)들을 식별해야 합니다. 우선 수행자는 정신 요소들을 하나씩식별해야 합니다. 알음알이의 일어남을 반복해서 식별할 수 있다면 알음알이와 감각접촉을 함께 반복해서 식별합니다. 그리고는 알음알이, 감각접촉, 느낌을 함께 반복해서 식별합니다. 이런 식으로 결국은 34개 모두를 식별해야 합니다. 34개를 34개씩 반복해서 말이지요. - P157

예를 들면 옛날 사람들은 놋쇠조각을 거울로 사용했습니다. 그 거울을 볼 때 분명하게 볼 수 없다면 거울을 다시 닦아야 할 것입니다. 놋쇠조각이 깨끗해지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신현상들이 분명하지 않다면 물질현상들이 아주분명해질 때까지 물질현상들만을 식별하십시오. 물질현상들이 수행자의통찰지에 아주 분명해지면 자동으로 정신현상들은 분명하게 된다고 하니 이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 P158

상윳따 니까야 [철저하게 앎 경](aparijanana sutta)에서 부처님께서는 가르치셨습니다. sabbam, bhikkhave, anabhijanam aparijanamavirajayam appajaham abhabbo dukkhakkhayaya(비구들이여, 일체를최상의 지혜로 알지 못하고 철저하게 알지 못하고 탐욕이 빛바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면 괴로움을 멸진할 수 없다) 세 가지 통달지(tipariñña)로써 정신과 물질현상들을 완전하게 알지 못한다면 결코 괴로움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수행자는 정신과 물질의 법(nama rūpadhamma)들을 세 가지 통달지로 완전하게 알 수 있도록 닦아야 합니다. 물질깔라빠로 형성된 물질들을 분석할 수 있다면 궁극적 실재들을 알게됩니다. - P160

‘도의 지혜 (maggañana), 과의 지혜 (phalafiana), 그리고 열반nibbana)을 얻을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누가 이런 것을 얻을 수 있는가요? 통찰지로 물질(rupa dhamma)을 아주 잘 식별할 수 있는 수행자겠지요. 만약 이 사람이 정신(nama dhamma)을 식별하려고 노력한다면그는 도의 지혜, 과의 지혜, 열반을 얻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말씀하셨으니까요. 단계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규칙입니다. - P161

Idha, bhikkhave, sāriputto vivicceva kāmehi vivicca akusalehidhammehi savitakkam savicaram vivekajam pītisukham pathamamjhanam upasampajja viharati.(비구들이여, 여기 사리뿟따는 감각적 욕망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떨쳐버린 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何]이 있고, 떨쳐버렸음에서 생긴 희열[]과 행[]이 있는 초선(禪)을 구족하여 머문다.) - 사리따 존자는 근접삼매의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모든 해로운 법들을 포기하였으므로 모든 장애들이 억압된 초선정에 들었습니다. 이것이 초선정의 성품입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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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선출되자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리라는 기대가 높았다. 러시아는 유럽안보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미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는 2010년 4월 새로운 전략 무기 감축 협정인 뉴 스타트 체결로 구체화됐다.

2010년 12월 ‘아랍의 봄‘은 러시아를 다시 떨게 했다. 시민들은 독재자에 항거하고 자유 선거와 완전한 시민권 보장을 외쳤다. 그러나 시리아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을 강제 진압했고,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카다피의 군대가 시민들을 위협했다.

2011년 3월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리비아 국민을 돕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승인하는 결의안을 투표할 때 놀랍게도 러시아는 기권했다. 이때 나토가 군사 작전의 지휘를 맡았다.

키이우의 독립광장(마이단 네젤레즈노스티)을 중심으로 일어난 ‘존엄의 혁명‘(또는 유로마이단혁명)은 2014년 2월에 유혈 사태와 대통령의 피신으로 막을 내렸다. 독립광장에 나갔던 외교관 중에는 미국 국무부 차관인 빅토리아 눌런드가 있다. 이때 눌런드가 시위자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모습이 카메이라에 포착되었는데, 이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떼어놓고 우크라이나를 개종시키려는‘ 미국의 음모와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2015년 2월 말, 돈바스 내 러시아의 개입에 관한 보고서를 준비하던 전 러시아 부총리 보리스 넴초프가 크램린 근처에서 암살당했다. 3월에 러시아는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에 따른 활동을 멈추었다. 해당 조약은 1990년에 나토 회원국과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 체결한 것이다. 이로써 군비 제재에 대한 새로운 축이 무너졌다.

2018년 2월 미국 행정부는 <핵 태세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를 자국의 지정학적야망을 위협하는 주요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몇 주 뒤 영국 솔즈베리에서이중 첩자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신경독인 노비촉으로 암살당했다. 유럽은 충격에 빠졌고러시아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분에 빠졌다. 러시아 정부는 모든 것을 부인했지만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 외교관들이 추방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0년 8월 러시아의 반정부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노비촉과 비슷한 신경독으로 쓰러졌다. 그는 독일로 이송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암살 시도를 부인했으나 그간의 거짓말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암살 시도와 이를 부인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본 프랑스와 독일은 러시아 정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못 할짓이 없고, 무엇이든 감추려 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러시아 대 나토 : 70년의 대치

나토는 소련의 확장을 막기 위해 냉전 시대에 탄생했다. 따라서 러시아는 2004년에 시작된나토의 동진을반드시 이겨내야 할 포위로 받아들인다. 특히 나토가 러시아의 영향력이 높은구소련 지역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그러한 인식이 팽배했다.

천연가스 위기를 되살린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여실히드러냈다. 액화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많은 국가가 갖추지 못한 비싸고 특수한 터미널을 지어야 한다.

흑해 또는 따뜻한 바다에 대한 야망

30년 전 일어난 냉전 종식은 해상 요충지들이 평화적인 협력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리라는 희망을 낳았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그곳은 러시아와 나토의 힘겨루기장이 되어버렸다.

러시아에게 흑해는 북극해나 발트해와 비교해- ‘따뜻한 바다‘로 갈 때 꼭 필요한 접근로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전쟁은 타르투스 항과 라타키아 항에서 군사 거점을 강화할 기회를 러시아에 제공했다. 이러한 전략적 측면에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흑해 연안의전진 기지 역할을 하며 핵심적인 위치를 고수했다.

사실 흑해는 ‘러시아의 호수‘가 아니라 "나토의 호수‘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 오히려 나토가 가진 흑해 주변의 회원국들의 안보를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강화했으니 아이러니하다.
2016년 이지스와 같은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군사 기자에 배치한 것이 그 증거다. 조지아와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안정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나토 가입을 원하는것도 마찬가지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는 냉전 시대에 이어 또다시 러시아와 나토가 맞서는 대결의 장이 되었다. 흑해에서 군사배치를 강화했던 러시아는 아조프해 연안을 장악하고 더 나아가 합병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럼으로써 러시아의 본토와 크림반도를 육상으로 잇는 길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크림반도는 250년 이상 러시아에 전략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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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 운동은 이미 원리상으로는 생태 피해가 환경을 넘어서 다수의 지배 축(흔히 젠더,
인종, 민족, 국적)과 뒤엉켜 있는 상황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 운동의 일부 흐름은 명백히 반자본주의적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운동, 그린뉴딜 주창자, 일부 생태-포퓰리스트들도 지구 온난화에 맞설 계급적 필요조건의 일부)을 파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재생가능에너지로 나아가는 전환을 친노동 계급적인 소득·일자리 정책과 연결할 필요성, 대기업에 맞서는 국가의 힘을 강화할 필요성이다.

중상주의적 자본주의는 주변부의 숱한 노예봉기와 식민 본국 내 민주주의 혁명으로 주기적으로 들끓었고, 결국은 파멸했다. 그 뒤를 이은 자유방임주의는 한 세기 동안은 튼튼히 버티다가 50년간 정치 대란을 겪었는데, 이 대란은 다양한 사회주의 혁명과 파시스트 쿠테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셀 수 없는 반식민주의 봉기로 점철됐다.

국가-관리주의 체제에서도 정치 위기는 낯설지 않았다. 이 체제는 반식민주의 반란, 전 지구적 신좌파 봉기, 장기화된 냉전, 핵무기 경쟁의 거대한 물결을 헤쳐나가다 결국 지구화·금융화의 현 자본주의 체제를 연 신자유주의의 체제 전복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당하고 효과적인 공적 권력은 자본 축적이 지속될 수 있게 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자본의무한한 축적 충동은 자신이 의존하는 그 공적 권력을 오랜 시간에 걸쳐 불안정에 빠뜨리는 경향이 있다. 이 모순이 현재 민주주의 위기의 근원이다.

정치권력은 인프라를 건설하고 유지했으며,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경제 발전을 지휘했다. 사회적 재생산을 장려했고, 경제 위기를 완화했으며, 경제 위기와 결부된 정치적 부수 효과를 관리했다.

정치적 힘은 (사회적 재생산, 비인간적 자연과 마찬가지로) 결코 하찮은 부속물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적 요소다. 공적 권력은 자본주의라 불리는 ‘제도화 된 사회 질서‘의 본질적 부분이며, 그 작동에 핵심적인 요소다.

자본주의는 공적 권력의 식객이 되어, 축적에 필수적인 법률 체제와 억압 기구, 인프라, 규제기관을 마음껏 활용한다. 동시에 이윤을 향한 갈망 탓에 자본가 계급의 일부 분파는 주기적으로 공적 권력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고, 공적 권력이 시장에 비해 열등하다며 이를 약화시키려고 획책한다. 단기적 이익이 장기적 생존을 압도하는 이런 경우에 자본은 또다시 스스로를 존립할 수 있게 해주는 바로 그 정치적 조건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

국가-관리 자본주의 체제에서 중심부 국가들은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자국 영토 안에서 공적 권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44년 미국의 패권 아래수립된 브레트우즈 시스템의 자본 통제로 역량이 강화된 중심부 국가들은 인프라에 투자했고, 사회적 재생산 비용의 일부를 떠맡았으며, 완전고용(예 근접한 상태)과 노동계급 소비주의를 촉진했다.

또 노동조합을 노사정 협상의 파트너로 받아들였으며, 경제 발전을 적극 지휘했고, 시장의 실패‘를 보완했으며, 자본 자체의 이익을 위해 자본을 전반적으로 훈육했다. 사적 자본의 지속적인 축적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였던 이러한 조치들은 정치의 관할범위를 넓히면서 동시에정치를 유순하게 길들였다.

결국 국가-관리 자본주의 역시 자신의 경제적·정치적 모순과 충돌했다. 임금 상승과 생산성향상의 일반화가 중심부 제조업의 이윤을 하락과 함께 전개됐고, 그러자 자본 측에서는 시장의 힘을 정치적 규제의 족쇄에서 풀어주려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한편 전 지구적 신좌파가체제 전반의 기반인 억압과 배제, 약탈에 도전하며 들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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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6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슬로베니아에서 푸틴을 만났다. 푸틴의 눈을 들여다본 부시 대통령은 ‘그의 영혼‘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흔치 않은 일이다. 그로부터 21년뒤인 2022년 2월 말, 푸틴은 유럽인들에게 전쟁이 어떤 것이었는지 상기시켰다. 중무장한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를, 당면한 현실과 미래 계획을 염두에 두고 무너뜨린다는 임무를 띠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독립 염원을 깨부수고 미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폭력의 사용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이며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과 야망의 표현이다.

2006년 10월 모스크바에서 안나 폴릿콥스타야 기자가 암살당했고, 11월 말에는 런던에서 연방보안국 소속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에 중독되어 사망했다.
이 사건들은 미국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러시아에서 폭력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말이다. 푸틴은 리트비넨코의 죽음이 "유럽인들에게 정치적 선동" 도구로 이용되었다고 주장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터졌을 때 벨라루스는 전략적 줄서기를 선택했다. 우크라이나로 진군하는 러시아 군대에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한편 2022년 2월 26일 벨라루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핵무기 배치가 가능해졌고, 이에 유럽연합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두 강대국에 둘러싸인 전략지역, 중앙아시아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중앙아시아는 이미 운송관을 확보한 러시아와, 경제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큰 중국이 벌이는 대결의 장이 되었다.

내륙 지역인 중앙아시아를 노리는 이유는 천연자원, 특히 에너지 자원 때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소련 시절부터 가스관과 송유관 망을 통해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경제성장을이루고 있는 중국이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 그리고 이 에너지 자원을국경 지역인 신장위구르 자치구까지 운용하기 위한 운송망 시설 건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2001년 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상하이협력기구를 발족했다. 아시아 대륙의 취약지역인 중앙아시아에서 특히 이슬람의 과격화를 막아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러시아든 중국이든, 체첸과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의 과격화가 자국의 안정을 무너뜨릴 것을우려한다.

지난 10년 동안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혹은 주요한경제 및 투자 파트너가 되었다. 튀르키예는 이 지역과 킵카스 지역의 튀르키예어 사용 국가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아르메니아가 통제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되찾으려는 아제르바이잔에 군사 지원을 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은 벨라루스 영토를 개방해준 루카센코라는 비중있는 동맹을 얻었고, 투르크메니스탄의 신임 대통령도 러시아 군대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국제연합 결의문에 투표하지 않았다. 다른 러시아 동맹국들에서도 중립적 입장이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아프리카‘를 향하여

무기,곡물,석유, 천연가스의 수출과 군사적 지원 등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날로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옛 식민 강대국들과 경쟁하면서 서방의 가치와는 거리가먼 역모델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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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신자유주의와 결탁하거나 이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던 사회민주주의조차 기후정치에서 새생명을 얻고 있다. 그린뉴딜 지지자로 거듭난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과업을 노동조합이 조직된 고임금 일자리와 연결함으로써 잃어버린 노동계급 지지를 되찾으려한다.

홀로 따돌림 당하기 싫어서인지 여러 성향의 우익 포퓰리즘 역시 녹색화 하고 있다. 그들은생태 - 민족주의적 국수주의를 수용하면서, (인종화 된)‘타자"의 배척을 통해 ‘조국‘의 녹색 공간과 자연 자원을 지키자고 주장한다.

대기업과 금융의 이해관계 역시 이 판에 끼어들고 있음을 잊지 말자. 그들은 생태-상품투자호황에서 상당한 이윤을 뽑아내면서, 글로벌 기후 체제가 친기업·시장 중심 성격을 굳건히 유지하도록 하는 정치적 투자를 경제적 투자와 병행한다.

우리 시대의 생태정치는 획기적 [시대를 가르는] 위기 안에서, 이 위기의 표식이 선명히 찍힌채 펼쳐진다. 이는 물론 생태 위기이지만, 경제·사회·정치·공중보건의 위기이기도 하다. 즉, 기존 세계관과 지배 엘리트에 대한 신뢰를 뒤흔드는 전반적 위기로서 그 효과가 모든 곳으로 전이되는 위기다. 그 결과는 헤게모니의 위기이며, 공적 공간의 야만화다.

자본주의는 기후위기와 사회역사적 조종자이며, 따라서 기후위기를 중단시키기 위해 해체해야할 핵심적인 제도적 역학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의된 자본주의는 계급 착취와 인종적-제국주의적 억압, 젠더·성적 지배에 이르는 외관상 비환경적인 사회 불의의 형태들과 깊이 중첩되기도 한다.

자본주의가 지구 온난화의 주된 사회역사적 조종자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는 어느 정도는경험적 주장이며, 인과 관계에 관한 진술이다. ‘인류세의 기후변화‘라는 통상적인 모호한 언급과 반대로, 자본주의를 지목하는 논의는 ‘인류 전체가 아니라 이윤을 좇는 기업가 계급에게책임을 묻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와 그 ‘타자‘ 사이에 수립된 관계(이것이 핵심적인 요소다)를 검토할수 있는 능력이며, 여기에는 ‘자연‘이라 알려진 핵심적 타자도 포함된다. 이 관계는 그 중심에서부터 모순적이며, 위기로 기우는 성향이 있다. 한편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의 경제는 자연에구성적으로 의존한다.

자본은 노동과 관계를 맺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도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이 관계는 식인적이고 추출적인 관계다. 더 많은 ‘가치‘를 쌓아올리기 위해 더 많은 생물물리학적 부를 먹어 치우면서도 생태적 ‘외부성‘에 대한 책임은 부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구 온난화를 야기한 것은 인류 전체가 아니라 바로 이들 자본가들이며, 이는 우연이나 단순한 탐욕의 결과가 아니다. 아니, 자본가의 행동을 지배하고 이런 결과를 낳도록 만드는 역학은 자본주의 사회의 바로 그 구조 안에서 단단히 굳어진다.

자본주의 사회가 경제와 자연의 경계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임부, ‘발전‘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임무, 탄소 배출을 규제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임무를 맡기는 것은 국가다. 유독 폐기물을 어느 장소에 버릴지, 그 후과를 경감할지 말지, 경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 누구를 보호할지, 누가 피해를 입을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국가의 임무다.

자본주의의 생태적 모순은 이 시스템의 다른 구성적인 비합리성이나 불의와 깔끔하게 분리될수 없다. 환경만을 쟁점으로 삼는 환원론적 생태지상주의 시각으로 다른 모순들을 무시한다면, 자본주의의 독특한 제도적 구조를 놓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제를 자연만이 아니라국가,돌봄,인종적·제국주의적 수탈과도 분리함으로써, 함께 상호작용하는 모순들의 얽힘을제도화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비판이론이 단일한 틀 안에서 동시에 추적해야 할 주제다.

일반적으로 중상주의적 자본주의는 주변부에서는 정복과 추출주의를 접합했고, 중심부에서는박탈과 근대 과학을 접합했다. 후세대의 시각에서 보면, 이 시기에 자본은 생명의 힘과 지식의 힘을 축적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 힘들은 나중에야 새로운 사회생태적 축적 체제가 도래하면서 그 생산적 잠재력이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자본주의 중심부의 화석 연료 기반 생산은 자유주의 식민주의 시기에 확장됐다. 그러나 구아노라는 잔꾀가 보여주듯이, 땅과 동물 근력에서 해방된 것 같은 외관은 허상이었다. 유럽, 북미,일본의 탈육체 에너지 산업화는 주변부에 육체 에너지에 바탕을 둔 추출주의의 감춰진 장소가 없었다면 존립할 수 없었다.

자유주의 식민주의적 자본주의의 최대 유산은 (환경주의가 아니라) 탈육체 에너지를 향한 경천동지할 치명적인 전환이었고, 이는 수억 년 동안 지구 표면 아래에 안전하게 격리돼 있던화석화된 탄소 비축분을 ‘해방시켰다.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 이 유산은 그 다음의 국가-관리주의 시기에 이르러, 새로운 지구 패권국이 용의주도하게 엄청난 온실가스 배출을 추진함에따라 계승·확대됐다.

미국은 석유의 공급과 통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페르시아만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숱한 쿠테타를 후원했으며, 이를 통해 석유 대기업과 과일 대기업의 이윤과 입지를 보장해 주었다.

국가-관리 자본주의가 발전하자 체제의 산업적 중핵을 공략하는 또 다른 환경주의가 알을 깨고 나왔다. 생물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인 레이첼 카슨의 1962년작 <침묵의 봄 SilentSpring>으로 불이 붙은 이 조류는 국가가 대기업발 공해를 줄이기 위해 해동에 나서도록 압박했다. 그 결과 환경보호국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의 설립이었고, 이는사회적 재생산을 지원한 뉴딜 기관의 환경판이었다.

1970년에 창설된 EPA는 환경 문제를 국가 규제 대상으로 삼아 ‘외부성을 내부화함으로써‘시스템 위기를 진정시키려던, 국가-관리 체제의 마지막 주요 시도였다.

녹색자본주의는 자연 전체를 직접 상품화하지는 않더라도, 추상적인 경제화 논리에 종속시키려 한다. 이곳의 공장이 내뿜는 탄소를 다른 곳에 나무를 심음으로써 ‘상쇄할 수 있다는 생각은, 대체 가능하고 비교 가능한 단위로 구성된 자연을 전제한다. 여기에서 장소-특수성, 질적특성, 체험으로 형성된 의미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

화학적 오염 대신 지구 온난화가 핵심 쟁점으로장이 신뢰할 만한 규제 기제의 자리를 차지하게이 생태-거버넌스의 사랑받는 무대가 되었다.
부상하자, 국가 강제력 대신 탄소 배출권 시됐다. 아울러 일국적 차원 대신 국제적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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