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쿠(bhikkhu, 비구들이여, 네 가지 고귀한 진리(Catunnam Ariya Saccānam, 짜뚱낭 아리야 삿짜낭, 사성제)를알지 못하고 통찰하지 못했기에, 그대와 나는 오랫동안 윤회 속에서 헤맸다.
네 가지가 무엇인가? - P1

네 가지 고귀한 진리(사제)는 이와 같이 붓다(Buddha, 부처님의 가르침, 교법의 토대입니다. 그다음에 붓다께서 설명하십니다.

1) 빅쿠들이여,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를 알았고 통찰했다.
2) 괴로움 기원의 고귀한 진리를 알았고 통찰했다.
3) 괴로움 소멸의 고귀한 진리를 알았고 통찰했다.
4) 괴로움 소멸로 인도하는 도(수행)의 고귀한 진리를 알았고 통찰했다.

존재의 원인인 갈애는 끊어졌다. 존재하고자 하는 성향은 파괴되었다.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삶은 없다. - P2

이 깨달음을 이루는 유일한 길은 우선 세간의 네 번째 고귀한 진리인세간 도(道) 진리(Lokiyamagga‘sacca, 로끼야 막가삿짜)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간 팔정도, 삼학三學)입니다.

삼학은 계(sila, 실라), 정(samadhi, 사마디), 혜 (pañña, 빤냐) 입니다. - P3

네 번째 고귀한 진리(팔정도)의 목적은 세 번째 고귀한 진리(납바나, Nibbana)를 깨닫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고귀한 진리 (괴로움과 괴로움의 기원)를 완전히 깨달음으로써 성취됩니다. - P4

여래가 완벽하고 완전한 지혜로 깨달은 세상의 궁극적 실재(Loke loka-dhammo,
로께 로까 담모)는 무엇인가? 빅쿠들이여,
1) 물질(rūpa, 루빠), 2) 느낌(vedana, 웨다나), 3) 지각(sañña, 산냐), 4) 정신적 형성(saikhārā, 상카라),16) 5) 식(viññāna, 윈냐나)은 여래가 완벽하고 완전한 지혜로 깨달은 세상의 궁극적 실재다. 그런 후, 여래는 그것에 대해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명료하게 한다. 궁극적 실재가 이렇게 여래에 의해 설명되고 가르쳐지고 드러나고 분석되고 명료하게 되었을 때, 알지도 보지도 못하는누군가가 있다면, 알지도 보지도 못하는 안목 없고 눈먼 그 어리석은 범부와 함께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 P5

빅쿠들이여, 요컨대 다섯 취착 무더기(pañcaupādāna.kkhandhā,
빤짜 우빠다낙칸다)가 괴로움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물질 취착 무더기(rūpa-upādāna.kkhandho, 루빠 우빠다낙칸도)
2) 느낌 취착 무더기(vedana.upadāna.kkhandho, 웨다나 우빠다낙칸도)
3) 지각 취착 무더기(saññaupadāna·kkhandho, 산냐 우빠다낙칸도)
4) 정신적 형성 취착 무더기 (saikharaupādāna-kkhandho, 상카라 우빠다낙칸도)
5) 식 취착 무더기(viññāna·upādāna.kkhandho, 윈냐나 우빠다낙칸도) - P6

다섯 취착 무더기의 첫째는 또한 단지 물질(ria 루빠)이라고 불리며, 나머지 네 취착 무더기들(느낌, 지각, 정신적 형성, 식)은 또한 함께 정신(TEEL, 나마)이라 부릅니다. 따라서 다섯 취착 무더기는 또한 단지 정신-물질(namarupa, 나마-루빠)로도 불립니다. - P7

정신-물질을 알고 보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알고 보아야 합니다.
1) 감각문
2) 감각문들에 부딪치는 대상들
3) 그것들로 인해 일어난 마음과 연관된 마음부수들 - P8

붓다께서 설명하셨듯이, 여섯 감각문이 있습니다.

1) 안문(cakkhu.dvāra, 짝쿠드와라)
2) 이문(sota.dvara, 소파드와라)
3) 비문(ghanadvara, 가나드와라)
4) 설문(jivha·dvara, 지으하드와라)
5) 신문(kayadvara, 까야드와라)
6) 의문(bhavaiga, 바왕가) (mano.dvara, 마노드와라) - P8

다섯 물질 문은 그들의 해당하는 물질 대상만을 각각 취하는 반면, 정신인 마음 문은 다섯 물질 대상과 마음 문 자신의 대상을 취합니다. 이것을 붓다께서는 ‘운나바 브라만 경‘(Unnabha Brahmana Sutta, 운나바브라흐마나 숫따)에서 설명하셨지만 거기에서는 기능이란 용어를 사용하십니다. 브라만이여, 이 다섯 기능(indriya, 인드리야)은 각각 다른 영역(visaya, 위사야), 다른감각 대상(gocara, 고짜라)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감각 대상을경험하지 않는다. 다섯 기능이 무엇인가?

1) 눈 기능(cakkhundriyam, 짝쿤드리양)
2) 귀 기능(sot-indriyam, 소띠드리양)
3) 코 기능(ghan-indriyam, 가닌드리양)
4) 혀 기능(jivh-indriyam, 지으힌드리양)
5) 몸 기능(kāy·indriyam, 까인드리양)

자, 브라만이여, 이들 다섯 기능은 분리된 영역과 분리된 감각 대상을 가지고, 서로의 영역과 감각 대상을 경험하지 않으며, 마음(mano, 마노)을 그들의 의지처(patisaranam, 빠띠사라낭)로 가진다. 그리고 마음은 그들의 영역과 감각 대상을 경험한다(paccanubhoti, 빳짜누보띠). - P9

붓다께서 설명하셨듯이 여섯 감각문 중 하나가 적절한 대상과 만나면식이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여섯 종류의 식이 있습니다.

1) 안식 (cakkhuviññana, 짝쿠윈냐나)
2) 이식 (sotaviññana, 소따윈냐나)
3) 비식(ghana.vinñana, 가나윈냐나)
4) 설식 (jivhavinnana, 지으하윈냐나)
5) 신식 (kayavinñana, 까야윈냐나)
6) 의식 (mano-vintiana, 마노원냐나) - P11

형색이 안문에 부딪칠 때 일어나는 안문, 그것의 대상(형색), 그리고의식, 안식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안문이라는물질 없이 안식이 일어나지 않고, 심장토대라는 물질 없이 의식이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보아야 하며, 물질 대상(형색) 없이 안식또는 의식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알고 보아야 합니다. 이것을귀, 코, 혀, 몸에서도 알고 보아야 하며, 의식 홀로 아는 대상이 있다는것을 알고 보아야 합니다. 그것 또한 심장토대 물질을 의지해서 일어납니다. - P12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를 있는 그대로 알고 보려면 이와 같이 54가지마음 그리고 함께하는 마음부수를 직접적으로 알고, 직접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붓다께서 이것을 다섯 무더기 세상에서 말씀하셨듯이 정신은 물질을 의지해서 일어납니다. 개개의 마음은 그 해당하는토대를 의지해서 일어납니다. 이것은 우리가 또한 물질을 직접적으로알고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 P14

‘소치는 사람 큰 경‘(Mahā•Gopalaka Sutta, 마하고빨라 숫따)36) 에서 붓다께서는 법과 율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빅쿠에게 필요한 물질의 삶에대해서 설명하십니다.

빅쿠는 어떻게 물질에 대한 앎(rop-añño, 루빤뉴)을 지니는가? 이 점에서 빅쿠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 ‘어떤 종류이더라도 모든 물질은 사대요소(cattārimahā‧bhūtani, 짯따리마하부따니)와 사대요소에서 파생된 물질(catunna·ñcamahabhūtānam upādayarupam, 짜뚠난짜 마하 부따낭 우빠다야 루빵)로 구성된다.‘
이것이 빅쿠가 어떻게 물질에 대한 앎을 지니는가에 대한 것이다. - P15

각 루빠 깔라빠(rupa kalapa, 물질 미립자) 개개의 물질 종류를 볼 수있다는 것은 궁극적 물질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기 위해서는 힘차고 강력한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힘차고 강력한 집중력이있을 때에만 법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 P16

빅쿠(bhikkhu)들이여, 삼매(samadhi, 사마디)를 계발하여라.
삼매를 갖춘(samahito, 사마히또) 빅쿠는 실재에 따라 분명히 안다.
그러면 그가 무엇을 실재에 따라 분명히 이해하는가?
1) 그는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실재에 따라 분명히 안다.
2) 그는 ‘이것이 괴로움의 기원이다‘라고 실재에 따라 분명히 안다.
3) 그는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실재에 따라 분명히 안다.
4) 그는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수행)이다‘라고 실재에 따라분명히 안다.
빅쿠들이여, 삼매(samadhi, 사마디)를 계발하여라.
빅쿠들이여, 삼매를 갖춘(samahito, 사마히또) 빅쿠는 실재에 따라 분명히 안다. - P17

붓다께서는 ‘마하사띠빳타나 숫따‘(Mahā·Sati·Patthāna Sutta, 대념처경)에서 사대요소 명상에 대해서 설명하십니다.

다시, 빅쿠들이여, 빅쿠는 이 몸이 어떻게 놓여 있거나 배치되어 있더라도 요소의관점에서 몸을 정밀히 살핀다. ‘몸에는,
1) 땅 요소(pathavi-dhatu, 빠타위다뚜),
2) 물 요소(āpo-dhātu, 아뽀다뚜),
3) 불 요소(tejo-dhātu, 떼조다뚜),
4) 바람 요소(vāyo-dhatu, 와요다뚜)가 있다.‘ - P21

물질 대상이 그것의 물질 문에 부딪칠 때, 첫 오문 정신과정이 일어납니다. 즉 이것을 오문 인식과정 (pañca·dvaravithi, 빤짜드와라 위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 문(bhavaiga, 바왕가, 의문인 여섯 번째 문의정신과정은 의문 인식과정(mano.dvaravithi, 마노드와라 위티)이라 부릅니다. - P24

각 인식과정은 이른바 심찰나(citta.kkhana, 찟딱카나)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각 심찰나는 하나의 마음(citta, 찟따)과 그와 함께하는 마음부수(cetasika, 쩨따시까)들이 일어나고 머물고 사라지는 시간입니다. 마음은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언제나 함께하는 마음부와 같이 일어납니다. 같은 식으로 마음부수는 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항상마음과 함께 일어납니다. 따라서 마음과 함께하는 마음부수들은 견고한 집단으로 일어납니다. 이 견고함을 부수려면 각 종류의 심찰나를분석하고 각 마음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마음부수들을 알고 보아야합니다. 그것이 서로 다른 궁극적 정신(paramatthanama, 빠라맛타 나마)을 알고 보는 것입니다. - P25

정신물질을 있는 그대로 알고 봄으로써 이제 여러분은 삼청정이라고 불리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숫디막가(Visuddhi-Magga, 청정도론) 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 계청정(slavisuddhi, 실라위숫디)은 계목단속을 시작으로 하는 네 가지 계청정이다.
2) ...심청정(cittavisuddhi, 찟따위숫디)은 근접삼매를 포함한 여덟 가지 성취(선정)이다.
3) ...견청정(ditthi-visuddhi, 딧티위숫디)은 정신-물질을 올바로 보는 것이다. - P27

붓다께서는 괴로운 기원의 고귀한 진리를 연기 (paticcasamuppada,빠떳짜사뭅빠다, 緣起)로 더 상세히 설명하십니다. 그러면 빅쿠들이여, 무엇이 괴로움 기원의 고귀한 진리(Dukkha.Samudayam.Ariya.Saccam, 둑카 사무다양 아리야 삿짱)인가?

1) 무명(avijjā, 아윗자)으로 인해 상카라(sañkhārā, 의도적 형성)가 [일어나고],
2) 상카라로 인해 식(viññana, 윈냐나)이,
3) 식으로 인해 정신-물질(nama-rupa, 나마-루빠)이,
4) 정신-물질로 인해 여섯 토대(salayatana, 살라야따나)가,
5) 여섯 토대로 인해 접촉(phassa, 팟사)이,
6) 접촉으로 인해 느낌(vedana, 웨다나)이,
7) 느낌으로 인해 갈애(tanha, 딴하)가
8) 갈애로 인해 취착(upādana, 우빠다나)이,
9) 취착으로 인해 존재(bhava, 바와)가
10) 존재로 인해 태어남(jāti, 자띠)이,
11) 태어남으로 인해,
12) 늙음-죽음(jaramarana, 자라마라나), 슬픔(soka, 소까), 비탄(parideva, 빠리데와), 육체적 고통(dukkha, 둑카), 정신적 고통(domanassa, 도마낫사), 절망(upāyāsā, 우빠야사)이 일어난다.

이러한 것이 이 전체 괴로움 무더기의 기원이다. 빅쿠들이여, 이것을 일컬어 괴로움 기원의 고귀한 진리라고 한다.(Idam vuccati, bhikkhave, Dukkha.SamudayamAriya Saccam, 이당 웃짜띠, 빅카웨, 둑카사무다양 아리야삿짱). - P28

심찰나에서 심찰나로 벌어지는 형성들의 찰나적인 소멸을 보아야합니다. 그것은 세간적인)괴로움의 진리를 알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미래에 아라한이 되고 그 후에 빠리바나(Parinibbana, 최종열반)에 드는것을 볼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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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은 낯선 소파에서 눈을 떴다. 등허리가욱신거렸다.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에 넥타이를 풀기 위해 손을 올렸다. 넥타이는 없고 퇴근하며 가방에 넣어둔 공무원증만 목에 걸려 있었다. 그는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며 몸을 일으켰다. 가죽소파가 내는 소리를 들었는지 철문이 열렸다. 나이가 지긋한 경사가 재훈을 보더니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일어나셨네!" - P26

교육청으로 발령받은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과장님 곁에서 사업소의 과들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수십 번 고개를 숙였다.
구내식당 앞 카페에서 팀장님에게 커피를 얻어마시다 재훈의 환영회 이야기가 나왔다. 회식자리에서 유리잔 가득 담긴 술을 애써 넘긴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 P27

"어제 제가 뭘, 어떻게 여기."
재훈이 더듬거리며 말하자 뒷머리를 긁적이던 순경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느냐고 물었다.
재훈은 고개를 저었다. 순경은 컵라면을 슬쩍보고는 어제 재훈이 지나가던 행인에게 시비를걸고 발길질을 했다고 말했다. - P28

재훈은 이름난 명문 사립고에 다녔다. 옆 반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총수의 자제가 다녔다. 재훈의 아버지는 작은 육가공업체를 운영했다. 학교의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경제적 격차가 있었지만 재훈은 자신의 현재에만족했다. 집은 평수가 작았지만 학군 좋은 부촌에 위치해 있었고 재훈은 외동이었다. 재훈의 어머니는 재훈의 교육에 열을 올렸다. 매달수백만 원을 교육비로 지불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재훈의 아버지는 그걸 무리한 지출이라고 생각했다. - P29

원하는 대학의 합격 발표를 확인하며 재훈은 그의 인생이 지금까지처럼 순탄하게 흘러가리라 확인받은 듯 활짝 웃었다. 그러나 즐거움을 충분히 즐길 새 없이 예기치 못한 반전이 재훈을 맞이했다. 재훈의 집이 폭삭 망해버렸다. - P30

가족관계는 파탄이 났다. 어머니는 전처럼순종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전처럼 자신감이 넘치지 않았다. - P31

쫓겨나듯 집을 옮긴 후에도 한참을 옛집 앞을 서성거렸다. 너무 당연해서 생각조차 해본적 없던 것들이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나니 그위에 있던 ‘나‘를 잃는 것은 당연했다. 재훈은자신이 가지고 있던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정의들이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 P32

원하지 않는 과에서 어설픈 점수로 졸업을앞둔 재훈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중고책방에서 산 공무원 영어 기본서를 들고 도서관에 틀어박혔다. 양쪽이 막힌 열람실의 책상에서 첫 챕터를 펼친 재훈은 한참 동안 수험서 구석을 들여다보았다. - P33

재훈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9급 공무원에합격했다. 육 개월의 수습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정식으로 9급인 사무직 서기보에 임용되었다. 주위에서 축하를 건넸으나 투자한 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이 들어온 통장을보면 재훈은 여전히 웃을 수 없었다. - P34

그제야 코가 욱신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재훈은 한 번도 눈치채지 못한 폭력성이 제게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냥 가시면 돼요." 재훈이 정신을 차린 듯하자 순경이 불어버린 컵라면을 흘끔 보고 재훈을 배웅하려는 듯 부축했다. - P35

짜증을 숨기지 못한 순경이 한숨을 쉬며 유리문을 밀고 들어갔다. 풀린 다리로 냄새나는 하수구 앞에 쪼그려 앉은 채로 재훈은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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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바로 누워

언덕에 바로 누워
아슬한 푸른 하늘 뜻없이 바래다가
나는 잊었습네 눈물 도는 노래를
그 하늘 아슬하여 너무도 아슬하여

이 몸이 서러운 줄 언덕이야 아시련만
마음의 가는 웃음 한때라도 없더라냐
아슬한 하늘 아래 귀여운 맘 질기운 맘
내 눈은 감이였데 감기였데. - P24

눈물에 실려 가면

눈물에 실려 가면 산길로 칠십 리
돌아보니 찬바람 무덤에 몰리네
서울이 천리로다 멀기도 하련만
눈물에 실려 가면 한 걸음 한 걸음

뱃장 위에 부은 발 쉬일까보다
달빛으로 눈물을 말릴까보다
고요한 바다 위로 노래가 떠간다
설움도 부끄러워 노래가 노래가 - P29

저녁때 외로운 마음

저녁때 저녁때 외로운 마음
붙잡지 못하여 걸어다님을
누구라 불어주신 바람이기로
눈물을 눈물을 빼앗아가오 - P37

무너진 성터

무너진 성터에 바람이 세나니
가을은 쓸쓸한 맛뿐이구료
희끗희끗 산국화 나부끼면서
가을은 애닯다 속삭이느뇨 - P38

놓인 마음

가을날 땅검이 아름풋한 흐름 우를
고요히 실리우다 훤듯 스러지는것
잊으봄 보랏빛의 낡은 내음이뇨
임으 사라진 千里[천리] 밖의 산울림
오랜세월 식닷긴 으스름한 파스텔

애닯은듯 한
좀서러운듯 한
오……모도다 도라오는
먼 지난날의 놓인마음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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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표가 재정적인 안정이라면 당신은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당신의 동기가 즐거운 인생살이에 쓸 돈을 버는 것이라면…결코 성공할 수 없을것입니다. - P175

돈이 사람의 가치를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돈벌이는 단지 성적표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 P176

최근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사업 동료들이 나에게 깜짝 생일 선물을 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것은 롤스로이스였습니다!
나를 위해 특별한 색상과 인테리어를 갖춘 차를 주문해 두었던 것이지요. 동료들은 제가 그 사실을 알기 4개월 전쯤에 이미 주문해 두었는데, 배달되기까지는 아직 5개월 정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원하지도 않는 롤스로이스를 당신에게 사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라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 P177

롤스로이스를 가지고 있으면 내가 즐겨 찾는 싸구려 식당에 가지 못할 것입니다. 롤스로이스를 몰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러니 롤스로이스는 사양할 수밖에요. 나는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 말이 있는데,
음..…나는 그 차를 갖고 싶지 않네" 롤스로이스를 갖는 건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더 재미있는 일들이 있으니까요.

앨런은 재정적 자립에 비싼 물건들이 장애는 아니더라도 부담이 될수는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인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겹다. 그런데왜 여기에 부담을 더하겠는가? - P179

차량을 리스하는 백만장자는 20%도 안 되는 소수이다. 그들이 가장최근에 구입했거나 리스한 차량의 가격은 얼마일까? 50%가 3만 1,68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차량을 리스했다. 또한 약 80%가 4만 4,50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리스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차량을 리스하는쪽이 더 좋을까요?"라고 종종 물어 온다. 우리의 대답은 항상 똑같다.

백만장자의 80% 이상이 차량을 현금 구매합니다. 만일 백만장자의 50%이상이 리스하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대답을 "리스하십시오."로 바꾸겠습니다. - P182

대다수의 백만장자가,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소위 디트로이트 산이라고 부르는 평범한 미국산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드나 캐딜락, 또는 지프를 몰고 다니는이웃 사람이 백만장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방법이없다. 몰고 다니는 자동차를 가지고 그 사람의 부를 판단하기란 쉽지않기 때문이다. - P184

미국산 자동차는 오래 전부터 노년층백만장자들에게 인기가 있어왔다. 이런 경향은 젊은 백만장자들 사이에서도 점점 더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새롭게 백만장자 대열에들어서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기업가들이기 때문이다. 기업가들은대체로 자동차 구입에 있어 남보다 더 가격에 민감하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모든 지출을 생산성 측면에서 따진다. 이들은 자동차에 큰돈을지출하는 것이 자신의 사업 순익과 최종적으로 자신의 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자문하게 된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기업가들은 비싼자동차를 사는 것보다는 광고나 새로운 설비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 P186

20% 이상이 자신의 고객인 딜러에게 단골로 자동차를 구입한다.

미국의 부자들 사이에서는 인맥을 통한 소개가 매우 잘 이루어지고있다. 부유한 자영업자들 중 많은 이들이 ‘호혜주의‘를 신봉한다. 잠시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당신이 도로 포장 하청 업자라면 당신은 어디에서 자동차를 구입하겠는가? 낯선 딜러로부터 구입하겠는가, 아니면당신에게 주차장 포장 공사를 맡긴 딜러로부터 사겠는가? 대답은 뻔하다. - P190

중고 자동차를 선호하는 쇼핑 구매인들은 인내심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모든 백만장자들 중에서 가장 좋은 가격을 찾아내기 위해 몇 달이고 기다릴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들이 바로이들이다. 이들은 자동차 구입을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늘 자동차를 구입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리한 구매를 위해 늘 탐색 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P197

이들의 검소한 생활 방식이면에는 강한 신념이 깔려 있다. 첫째, 이들은 재정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왜 좋은지 잘 알고 있다. 둘째, 이들은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이 독립을 달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비싼 옷이나 귀금속, 자동차, 수영장과 같은 사치품을 갖고 있는많은 사람들에게는 재산이 거의 없다는 점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킴으로써 과소비를 억제하며, 자녀들에게도 그런 말을 자주 해준다. - P202

검소함은 ‘중고차를 선호하는 구매인‘ 집단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있었던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검소하면 투자할 돈의 토대가 마련된다.
사실 이 집단 사람들은 나머지 집단 사람들에 비해서 연간 소득 중 상당히 높은 비율을 투자하고, 연금에도 많이 투자한다. - P203

우리 가계는 매우 신중하게 계획된 연간 예산에 따라 운영된다.

적절한 예산을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출 내역을 기록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중고차쇼핑 구매인‘들은 다른 모든 집단에 비해세심하게 가계부를 기록하며, 대부분 다음과 같은 사실에 동의한다. - P204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소득을 크게 늘릴 능력이 없다. 그러나 소득은 부와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소득을 급격히 올릴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부자가 되라는 것이다. 절약이라는 수비 방법으로 부자가 되어라. 이것이 바로 ‘중고차쇼핑 구매인‘들이 부자가 된 비결이다. 이들은 자신을 성공적으로 수비함으로써 많은 이웃들이 택하고 있는 과소비적 생활 방식에 전염되지 않도록 해 왔다. - P205

미국에서는 재산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일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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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우리 사회가 소비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차- ‘쇼핑 구매인‘들의 고소득/저재산 이웃들은 미국에서 가장 소비적인사람들에 속한다. - P206

사람들은 대개 부자가 되는 것과 기업가가 되는 것의 관계에 관해 우리가 말하려는 취지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의료, 법률, 회계 및 기타 분야의 직업을 포기하고 기업가가 되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성공할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결코 그런 변화를 고려해서는 안 된다. 만일 당신이 상당히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가령 미국 전체 가계의평균 소득보다 2배 정도(6만 5,000불~7만 불)를 벌어들인다면 당신은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 ‘중고차-쇼핑 구매인 집단에 속한백만장자들의 ‘방어 전략‘을 따라야만 한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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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과 고속도로

김유영 - P13

"이제야 깨달았어. 내가 원한 건 당신이 아니라 K라고." - P14

"맞아. 당신에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웃음이 나왔다. 어떠한 조롱이나 분노에서우러나온 것이 아니다. 머리가 고장이 나서 웃음이 나는 거라고,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말한적이 있다. 정말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닐까. 눈앞에서 꾸물거리는 양떼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이별을선언한 탓일까. 그 이유가 소설의 주인공에게그녀를 빼앗긴 탓일까. - P15

반포동의 작은 카페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이미 늘 앉던 창가 자리에서 커피의 마지막 한모금을 남기고 있었다. - P17

"「한낮의 양치기 소년」. 당신이 그걸 읽고있었어."
내 등단작. 그리고 K가 등장하는 소설. 그녀는 이 카페의 단골이었고, 나와 만난 후로도 이곳에서 「한낮의 양치기 소년」을 자주 읽곤 했다. 생각해보니 카페에 있는 내내 그녀는 그 책을 읽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P18

"맞아, 일부. 그저 일부에 불과한 거지. K를사랑하지만, 그게 당신은 아니야."
"대체 나와 K가 뭐가 다른 건데? 심지어 K는…………" 그녀가 갑작스레 말을 끊고 물었다.
"스스로 생각해봐. 당신은 누구야?"
내가 누구냐고?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계절이 수차례 지나도록 보아온 그녀의 얼굴이낯설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 놓인 낮은 원목 탁자의 간격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늘어난 듯했다. - P19

당신은 누구야?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계속해서 되뇌었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나는, 그녀는 그리고 K는 누구인가. 의식의 저변에 당연하다는 듯 깔려 있던 그들이 한순간에 증발해버렸다. 그녀 탓이다. 그녀가 기어코 끄집어냈기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 P20

나는 속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내렸다. 그 고속도로에서 죽은 것은 분명 K다, 라고.

의자를 끌어내 책상 위 노트북 앞에 앉은 것은 순전히 K의 사망 선고를 적어낼 심산이었다. 그녀를 향한 마지막 작은 복수심이었는지도 모른다. - P22

하지만 새벽을 넘기고 일출을 알리는 새가지저귈 즈음에 다다랐을 때, 나는 멈출 수밖에없었다. 생각나는 모든 기억을 필사적으로 붙잡아 기록해도, 거기다 미사여구를 붙이고 길게 늘여 써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점점 쓰면 쓸수록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이 글의 주인은 누구인가? 나는 고심하다 끝끝내 파일의이름을 ‘나‘라고 설정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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