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인어 멜로디 단비어린이 문학
윤미경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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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동화를 꼽으라고 하면 '인어공주'이다. 어릴 적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그런 선택을 한 것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난 인어공주는 웃음보다는 울음을 가져다 인물이라 늘 마음 한편이 아린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인어는 조금 다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이전의 슬픔을 잊게 한다. 슬프고 아픈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어가 아니라 운명을 스스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운명은 정해져 있으나 또한 움직이는 것이다. 자기의 노력에 따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법이지. - p.163

 



인어 멜로디와 화수는 만나서는 안되지만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일까. 화수는 조금 특별한 아이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잘한다. 영어, 그림, 노래, 체육 등을 잘해서 아이들은 화수를 '이상한 천재'라고 부른다. 뭐든지 잘하는 비법을 사람들이 물어보지만 대답을 할 수 없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냥 잘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몸이 다른 사람보다 뜨겁다는 것도 특별하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이 걱정이 앞선다. 병원에 가도 몸에서 나는 열의 원인을 알 수 없다. 이런 미스터리한 일들은 멜로디를 만나면서 이유를 알게 된다.

 

"전 자신을 사랑해요. 누구를 위해 저를 버리고 싶지 않아요. 전 인어고 저를 지키기 위해 왔어요." - p. 156

 

다리가 갖고 싶었던 인어가 아니라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싶은 인어 멜로디.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멜로디의 바람처럼 꼬리지느러미를 가지고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특별함을 가진 아이 화수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언젠가 꿈같은 사건이 일어난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조금 혼란스럽다. 지구인이 아니며 우주 행성 어딘가가 고향일 거라는 생각하는 화수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찾게 될까.



멜로디와 화수의 만남을 통해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씩 해결된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진짜 나의 모습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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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들려줄게 단비어린이 문학
조연화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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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춘천의 에디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을 가지 않았다면 이 책을 만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곳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쓴 <내 이름을 들려줄게>를 보면서 우리들도 에디오피아의 강뉴부대에 대해서 알게 된다. 몰랐던 것을 아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가진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강뉴는 이름 대신 푸들, 티뱅이라 불린다. 머리가 푸들처럼 꼬불거려서 푸들이라는 별명을 가졌고 티뱅은 에디오피아 가난뱅이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같은 반 채리도 다문화 가정이지만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강뉴는 까만 얼굴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그건 따뜻한 시선이 아니라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정의 달 숙제인 '우리 가족 자랑거리 조사해 오기'로 강뉴는 마음이 불편하다. 병든 할아버지와 늦게까지 일을 하는 엄마, 집을 떠난 아빠로 숙제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현실에서도 이런 숙제는 아이들이 자주 한다. 누군가에게는 별 느낌이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상처를 주는 숙제이기도 하다. 숙제 때문인지, 같은 반 아이들에게 불리고 싶지 않은 별명으로 불려서인지 강뉴는 집에 들어가 할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믿을 수 없어 직접 알아보기로 한다. 같은 반 친구 해준이와 참전기념관에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들에게도 뭉클함을 전해준다. '강뉴'라는 이름의 의미와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친구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라고 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이름은 이강뉴야! 티뱅이 아니야."

(중략)

"놀림 받아도 되는 나라는 없어!" - p.95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까만 피부를 가진 것은 다를 뿐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한국전쟁에 참여했지만 할아버지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들의 자손들까지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관심이 아닐까. 우리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어두운 방에 있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강뉴와 함께 햇살을 받으며 당당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말 고마운 사람은 해준이다. 우리 주변에 해준이 같은 친구들이 있다면 힘든 일이 다가와도 문제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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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어진 날 단비어린이 문학
조영서 지음, 이여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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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힘은 크다. 어려운 일과 마주할 때 응원의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하지만 어떨 때는 가족이기에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영원한 내 편 일것 같은 가족의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내가 없어진 ><에서는 가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가족 중에서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다양한 모습의 '아빠'를 만날 수 있다.



 

'아빠'의 이미지는 엄마와는 많이 다르다. 엄마라는 단어는 우리를 늘 따뜻하고 울컥하게 만들지만 아빠는 엄마보다 조금 덤덤한 감정으로 마주한다. 네 편의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아빠는 조금 특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보고 싶은 아빠지만 누군가에게는 보고 싶지 아빠일 수도 있다. 가족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기에 아빠는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마리는 아직 아빠가 새로운 가족이 되는 것이 어색한데 동생까지 생긴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빠를 옛날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는 시우, 아빠와 헤어지기 싫은 홍지, 폭력적인 아빠와 함께 사는 유로 등 네 친구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아빠를 만난다. 나를 낳아주고 한 집에 사는 아빠의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항상 함께 있고 싶은 아빠지만 유로는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두렵다. 

 

로봇이 나가면 안 돼! 아빠와 둘이 남는 건 죽기보다 싫으니까. - p.105

 

가족이지만 늘 웃으며 지낼 수는 없다. 가끔은 의견 차이로 다툼도 있고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이런 상황들을 지혜롭게 함께 헤쳐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아빠'의 존재는 클 것이다. 그렇기에 빈자리도 크지 않을까. 빈자리로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그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책을 보며 미소 짓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화가 나는 장면들을 마주하면서 '아빠'와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의 아빠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처럼 늘 인자하고 친구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서로 부족함을 채워가며 하루하루 살아가며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유로가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가족에게 너무 큰 상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로 곁에 대디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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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엄마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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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이 내 곁을 떠난다는 상상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이별을 한다. 미리 그 이별의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들을 보면 언젠가 이별을 하겠지만 아직은 그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도 슬퍼지는 일이라 우리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한 생각은 일부러 멀리하고 있지 않을까.

 



이별을 하는 나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느 정도 시간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생각한다. 이제 겨우 12살인 랑이에게 찾아온 이별. 그 슬픔을 감당할 힘이 있을까. 아직은 그 이별을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열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그 아픔을 감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엄마의 손길을 많이 받아야 할 랑이의 곁에 이제 엄마는 없다. 

 

우리가 계속 사랑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저렇게 멀리 떨어진 별들도 우리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 p.41

 

가끔 환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남아있지 않을까. 엄마가 떠난 날 만난 고양이 얼룩소는 인연이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걱정이 되어 랑이와 솔이의 곁에 남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읽는 내내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엄마를 잃은 랑이의 가족에게 반려동물 고양이는 새로운 가족이 된다. 엄마의 빈자리를 고양이 얼룩소가 지키고 있는 것이다. 얼룩소의 눈을 보면 그 누구도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은 책임이 필요한 일이다. 아빠가 처음에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감정적으로만 대할 수 없는 존재이다.

 

늘 다니는 골목길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자주 만난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야옹'소리를 내고 개냥이처럼 살갑게 다가온다. 자주 지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따뜻한 손길을 건네거나 먹이를 준다. 하지만 아직도 길고양이로 살아간다.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우리들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다. 랑이 아빠의 말처럼 책임감 없이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얼룩소가 랑이의 가족들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엄마의 사랑이 크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시간이다. 웃음을 잃었던 랑이의 가족에게 얼룩소는 다시 웃음을 찾아준다. 책을 덮으며 랑이의 가족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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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뒤 맑음 상.하 + 다이어리 세트 - 전2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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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을 만났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이 나오면 발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발이 아니라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을 하니 손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야 할까. 가끔 일본 작품을 만나면 우리와 정서가 달라 조금은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이번 작품은 문화적인 다름이 아니라 청소년기의 아이와 부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공감을 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책의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가끔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정확한 목적지와 일정을 계획해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현실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떠나는 여행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없기에 이런 사람들의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이런 여행을 떠난다면 용감한 일이라고 응원의 박수를 쳐주는 일은 힘들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즐거운 여행을 꿈꾸지만 결국은 가장 편한 집으로 돌아온다. 어딘가 떠날 생각은 하는 것은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레이나와 이츠카도 돌아올 곳이 있기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떠났던 것은 아닐까. 그들이 말한 것처럼 가출이 아니라 그들만의 여행을 떠난 것이라 생각한다.



레이나와 이츠카는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집을 떠난다. 가출이 아니라 여행이라 말하고 자주 전화를 한다는 내용의 편지다. 살짝 걱정이 되는 것은 이제 이들의 나이가 14살, 17살이라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이 먼저 앞선다.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부모에게 사전에 말하지 않고 편지만 남겨놓고 떠난다면 걱정과 불안한 감정이 지배적일 것이다. 용기 있게 떠났다며 긍정적인 표현으로 아이들에 말할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여행을 떠난 며칠 뒤 레이나가 전화를 걸었을 때의 반응을 보면 수긍이 된다. 우리들도 아이가 며칠 만에 전화를 걸어오면 돌아오라는 말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며 화를 내듯이 말하지 않을까.

"얼른 돌아오렴. 대체 어쩔 작정인 거니?" - 상 p.132

계획적인 여행도 좋지만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즉흥적인 여행도 즐거운 일이지 않을까. 남들이 말하는 유명한 곳과 맛집이 아니라 현지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문화를 함께 즐기는 것은 어디서도 해 볼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두 아이가 만나는 사람들과 풍경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레이나와 이츠카의 마음이 한 뼘쯤 자라지 않았을까.

같은 장소를 함께 여행하고 있어도, 하고 이츠카는 생각하고 만다. 같은 장소를 함께 여행하고 있어도, 모르는 사람과 서로 알게 되는 것에 관한 한 자신과 레이나는 전혀 다르다. -하 p.308

레이나와 이츠카의 보호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고 두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설렘이 가득한 여행이 된다. 어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일탈이라 생각되는 행동들이 보여 걱정이 앞서지만 아이들의 여행길을 따라가며 지금의 어려운 상황들을 힐링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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