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엄마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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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이 내 곁을 떠난다는 상상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이별을 한다. 미리 그 이별의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들을 보면 언젠가 이별을 하겠지만 아직은 그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도 슬퍼지는 일이라 우리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한 생각은 일부러 멀리하고 있지 않을까.

 



이별을 하는 나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느 정도 시간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생각한다. 이제 겨우 12살인 랑이에게 찾아온 이별. 그 슬픔을 감당할 힘이 있을까. 아직은 그 이별을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열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그 아픔을 감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엄마의 손길을 많이 받아야 할 랑이의 곁에 이제 엄마는 없다. 

 

우리가 계속 사랑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저렇게 멀리 떨어진 별들도 우리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 p.41

 

가끔 환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남아있지 않을까. 엄마가 떠난 날 만난 고양이 얼룩소는 인연이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걱정이 되어 랑이와 솔이의 곁에 남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읽는 내내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엄마를 잃은 랑이의 가족에게 반려동물 고양이는 새로운 가족이 된다. 엄마의 빈자리를 고양이 얼룩소가 지키고 있는 것이다. 얼룩소의 눈을 보면 그 누구도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은 책임이 필요한 일이다. 아빠가 처음에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감정적으로만 대할 수 없는 존재이다.

 

늘 다니는 골목길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자주 만난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야옹'소리를 내고 개냥이처럼 살갑게 다가온다. 자주 지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따뜻한 손길을 건네거나 먹이를 준다. 하지만 아직도 길고양이로 살아간다.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우리들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다. 랑이 아빠의 말처럼 책임감 없이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얼룩소가 랑이의 가족들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엄마의 사랑이 크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시간이다. 웃음을 잃었던 랑이의 가족에게 얼룩소는 다시 웃음을 찾아준다. 책을 덮으며 랑이의 가족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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