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나이테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47
오채 지음, 노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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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사소한 것에서도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5학년 3반에 전학 온 김하림. 아이는 자신과 같은 5학년 3반에 이름도 비슷하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책속에 나오는 하림이의 모습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더 좋아합니다. 크지 않은 키, 예쁘지 않지만 귀여운 얼굴, 밝은 모습으로 종횡무진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 많은 공통점 때문인지 책을 읽으며 자신이 하림이라고 착각을 하는 아이^^

 

12살. 사춘기는 아니지만 10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나이입니다. 조금은 까칠하고 약간의 반항을 보이는 시기. 여자 아이들이 조금 빨라서인지 이 시기엔 조금씩 미운 모습을 보이고 말하기도 합니다. 꼭 이 나이의 아이가 있어서인지 책을 읽으며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기분입니다.

 

부스스한 곱슬머리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는 하림이,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는 구아라 선생님,국제 중학교에 진학을 하고 국제 변호사가 꿈인 김민하, 교실의 악동 찬희 등 우리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들의 모습입니다. 어느 반이나 말썽을 부리는 친구들이 있고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난 실력으로 멋진 꿈을 꾸는 친구들이 있고 평범하지만 따스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은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모습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각각의 모습이 다르듯이 생각도 다르고 꿈도 다르고 하고 싶은 것도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아이들이 생각하게 하고 같은 길을 걸어가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눈이 보는 것을 찍고 싶어서." - 본문 60쪽

내가 잃어버린 것도 꿈이고 내가 찾는 것도 꿈이야. 이제 그게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 본문 159쪽

 

엄마와 언니는 서울에서 살기 원하고 아빠는 시골에 살기 원해 가족이 떨어져 살고 있는 하림, 엄마가 원하는 국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인형처럼 엄마의 말에 따라 공부했던 민하. 그동안 친구들을 놀리고 괴롭힌 것이 미안한 찬희. 이 친구들에게도 크고 작은 고민이 있습니다. 그 고민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며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아이들. 이제는 함께라는 생각으로 5학년 3반에서 공부를 합니다. 같은 교실에 있지만 다른 생각으로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고민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아직 어리게만 보았던 우리 하니. 책을 읽고 자신도 하림이와 민하처럼 스스로 자신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로 당당히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품 안에 안고 걱정어린 시선으로 보았지만 이 친구들도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씩씩한 12살 나이테를 가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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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하나? - 빵점 맞은 고만두 열두 명의 실학자에게 물어보다
조은수 글.그림 / 해그림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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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하나?

참으로 도전적인 질문이다. 아이들이 물어보면 우린 무어라 대답할까?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 있으니. 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냥 공부는 하는거야. 어떤 말로도 아이들을 이해시킬수는 없을듯.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도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서 하는 공부는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도 해주지 않으면서 그냥 공부하라고만 이야기하고 있는건 아닐까?

 

시험을 못봤다고 텔레비전도 못보게 하는 엄마가 야속해 집을 나온 고만두. 고만두가 만난 12명의 실학자를 통해 공부는 왜 하는지에 대해 알아간다.

아저씨는 공부를 왜 하세요?

장난삼아 하지.

공부를 장난삼아 할 수 있을까?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우리들에겐 쉽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이다. 성호 이익은 백성들을 돕기 위해 공부하고 배운 것을 적어 나가고 실험을 하며 알아가는 것을 책으로 쓰게 된다. 이렇듯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에 즐기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아저씨는 공부를 왜 하세요?

기분이 나빠서.

청나라에 무릎을 꿇게 된 전쟁으로 인해 나라 꼴이 말이 아니게 된것이 기분 나쁜 유형원. 그 설움을 갚기 위해 공부를 시작. 이젠 늘 가난에 허덕이는 농민과 달리 배부른 양반 때문에 화가 나서 농민들을 위해 공부를 계속 하게 된다. 우린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강자가 되려한다. 하지만 막상 강자가 되면 약자의 편에 서기 보다는 약자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지만 우형원은 약자를 위해 강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살았다.

 

우문현답. 공부를 왜 하냐는 어리석은 질문에 재치있게 답변하는 학자들의 삶을 통해 아이들은 재미있는 질문과 엉뚱한 대답이라는 생각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공부를 왜 하는지에 생각했다면 조금이나마 자신이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갈 수 있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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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가 들려주는 약수와 배수 1 이야기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5
김화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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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페르마에 대해선 잘 알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수학자 페르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 있는 페르마 수학 학원 때문에 학원 이름으로 알고 있더라구요^^ 어찌되었든 페르마는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긴 합니다.


페르마가 들려주는 약수와 배수 이야기이니 만큼 우선 페르마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할듯 합니다. 1601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페르마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합니다. 툴루즈 지방의 의원이자 판사일을 하면서 재판이 없는 날에는 수학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수학 전공자도 아니고 수학자도 아닌 그가 취미로 공부한 수학에 업적을 남겼으니. 저희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 매일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들은 점수가 오르지 않아 고생하는데 취미로 하면서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니 놀랍고 다시 한번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 내 취미는 수학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다 보니 교과와 연계해서 보게 됩니다. 마침 아이가 약수와 배수를 배우고 있기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본 책입니다. 교과 과정에세 배우는 내용이라 아이가 다른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갑니다. 이 책의 강점은 고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지금뿐만 아니라 나중에까지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 배우는 내용의 선수 학습을 할 수 있으니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게 됩니다.

교과서에도 약수와 배수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다시 한번 보면서 개념을 정리하게 되고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관련 지식도 넓혀갑니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니 막연하게 알았던 개념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의외로 기본 개념은 무시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만 집중을 하다보니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학자가 들려주는 시리즈를 보며 다소 어려운 내용들이지만 차근차근 읽어나가며 기본 개념 뿐만 아니라 배경지식까지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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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이웃이 직접 들려주는 다문화 전래 동화
경인교대 한국다문화교육연구원 엮음, 이진우 그림 / 예림당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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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맞는듯 합니다. 이제는 '단일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만의 테두리를 만들고 누군가 들어오려 하면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품에 안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려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세계여행을 가더라도 그 나라의 도시와 문화재를 구경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여행은 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 문화를 경험하고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일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우리 나라에 와서 사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래서인지 더 친근감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를 읽으면서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조상에 대한 마음이나 재치가 담긴 이야기들.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면서 그 나라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됩니다.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문화나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나갑니다.

 

아이가 책을 읽으며 가장 관심을 보인건 키르키스스탄의 전래동화. 아이에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익숙치 않은 나라. 웅장한 톈산 산맥을 비롯한 많은 산맥들이 가로지르는 산의 나라이며, 산지가 92퍼센트에 평균 해발고도가 2,750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전래동화를 읽으며 그 나라 문화 뿐 아니라 그 나라에 대한 정보도 함께 알아가니 아이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책에는 전래 동화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에 대한 기본 정보가 실려 있습니다. 나라마다의 특징과 사용하는 언어, 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 등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각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알아가게 됩니다. 다시한번 세상은 넓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많은 나라들의 문화를 하나씩 알아가면서 그 사람들을 이해하며 벌써 하나가 된듯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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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리 - 제1회 한우리 문학상 대상 한우리 문학 높은 학년 1
최은순 지음, 장호 그림 / 한우리북스 / 2012년 3월
구판절판


제목을 보면서 도통 책 내용을 가늠할수가 없었다. 평소 아이와 함께 책을 보기 전 책표지를 보며 무슨 내용일지 생각을 해 본다. '방구리'라는 말 조차 무슨 뜻인지 몰랐으니. 이제보니 어릴적부터 보았고 엄마의 집에 아직도 있는 방구리. 장독대에 있던 방구리를 이제야 알아보는 참으로 아는것 없는 사람이다. 그냥 독 중의 하나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책을 보고 다시 보니 책 내용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질그릇이란 진흙만으로 만들어 구운 그릇을 말합니다. '질'은 '흙'이란 뜻이지요. 그러니까 질그릇은 흙그릇입니다. '방구리'도 질그릇 중에 하나입니다. - 작가의 말 中에서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해서 붙여진 '점말'. 마을엔 길수네를 포함해 일곱 집 뿐이다. 이제는 다섯 집만이 질그릇을 만들어 팔고 있다. 길수네 아버지는 말을 또렷하게 하지 못하고 엄마는 정신이 조금 모자라긴 하지만 할머니, 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길수가 3학년이였던 찔레꽃이 한창이던 날 엄마는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엄마가 사라진 날부터 길수네는 살아가는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조금은 부족한 부모님때문이였을까? 일찍 철이 들어버린 길수.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때 길수는 할머니와 함께 방구리를 팔러 다닌다.

"아줌마, 그래도 또 사세요. 외상으로 드릴게요." - 본문 43쪽

창피한 마음은 뒤로하고 넉살좋게 아줌마들에게 방구리를 파는 길수의 모습을 보며 그 나이에 난 무엇을 하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의 환경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겨내려 하는 어린 길수가 대견스럽다. 다른 친구들이 자신이 갖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쓸때 길수는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으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꺼내지도 못하는 길수를 보니 안쓰럽기만 하다.

점말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플라스틱 공장이 생기고 플라스틱 제품들을 사용하는 사람들. 길수의 아버지는 그런 상황에서도 말없이 방구리를 만들지만 만호네가 적극적으로 나서 다른 주민들은 소득이 좋은 플라스틱 공장에 다니기 시작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의 것을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빠르고 편리한 생활을 찾는 사람들. 길수 아버지처럼 느리지만 자신의 것을 고수하고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서도 느리지만 묵묵히 자신의 것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1970년 이전에 태어났지만 도시에서 자라나서일까? 시골의 풍경과 삶들은 그리 익숙치 않다. 풍족한 삶은 아니였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삶을 살면서 길수와 같은 친구들의 삶을 모르고 있었으니. 내가 살아보지 않은 곳 ,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을 읽으며 아이보다는 내가 더 책에 녹아들었는지 모른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이야기라 해서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공간에서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된다.

어떤 잣대로 보느냐에 따라 길수의 삶도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묵묵히 방구리를 만든 아버지와 평범하지 않은 엄마를 둔 길수는 우리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편리함을 주는 문명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길수네 가족은 어찌보면 답답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책을 덮으며 길수네 가족의 행복한 미소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미소를 보며 함께 미소를 짓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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