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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엔 스무 살의 인생이 있다 - 시, 내 청춘을 위한 소울푸드 98편
이영미 엮음, 고부기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20살.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이였을까? 너무도 오래전 일이라 사실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어찌보면 불안한 출발을 하고있는 시기가 아닐까한다. 고등학교까지 누군가의 보호에 있다가 이제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할것 같은 생각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그 시기에 놓인 20대는 불안하고 또다른 세계를 꿈꾸는 설레임을 안고 있을 것이다. 한참 지난 지금 그 시간을 돌아보는 난 조금은 불안해 보이는 그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부럽기만 하다.나에게는 다시 돌아올수 없는 20살의 인생. 다시 돌아갈수 없기에 책을 보며 잠시나마 그 때의 나를 만난다.
<스물 살엔 스물 살의 인생이 있다>는 표지만큼이나 잔잔한 느낌의 시들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스스로 한발을 내딛는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드는 청춘들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그리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건 실수일뿐 실패는 아니라고 응원하고 있다.
타조를 봐. 분명 날개가 있지? 하지만 그들은 날려고 하지 않아. 꿈이 없는 삶이란 그런 것이지. 날개를 가지고도 날 줄 몰라 뛰어다닐 수 밖에 없는. 날면서 내려다보는 세상과 두 다리로 뛰어가며 보는 세상은 얼마나 다를까?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을 가까이할 시간조차 만들지 못하는 우리들이 시를 만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오랜만에 만나는 시를 보며 반가운 마음이다. 그안에 숨은 뜻을 힘들게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시와 함께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또다른 눈으로 시를 보게 한다.
점 - 도종환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신만 못 보는 아름다운 구석 있지요. 뒷덜미의 잔잔한 물결털 같은. 귀 뒤에 숨겨진 까만 점같은. 많은 것을 용서하고 돌아서는 뒷모습 같은. - 본문 213쪽
책 속에 담긴 98편의 시. 짧은 시 한편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된다. 모든 시들이 마음에 와닿지만 개인적으로 도종환님의 시가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자꾸만 움츠려들고 점점더 자신감을 잃어가는 나에게 작은 용기를 가져다 주는 시이다. 내가 모르는 나의 좋은 점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어가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금 이 짧은 시를 보며 그런 상념들을 떨쳐버리고 찬찬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20살의 인생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그들은 얼마나 행복한줄 모른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것인지 시를 보며 천천히 알아갔으면 한다. 너무 빠르게, 급하게 가지 않아도 된다. 느린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시간을 놓치고 나서야 아는 어리석음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청춘을 소울푸드 98편이라 했지만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소울푸드가 되는 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