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첫 번째 이야기 - 매일 1cm만큼 찾아오는 일상의 크리에이티브한 변화 1cm 시리즈
김은주 글, 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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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일 센티 플러스>. 그 책을 읽고나서 첫 번째 이야기가 궁금해져 선택한 책이 이 책이다. 역시나 먼저 읽은 <일 센티 플러스>와 마찬가지로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1cm>에는 122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를 보며 우리들은 공감하고 누군가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 만나는 주제는 '고정관념을 1cm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이다. 우리들은 단 5초의 첫인상으로 사람들을 평가한다고 한다. 우리가 만든 고정관념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겪어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내가 만든 고정관념으로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우리들도 그런 경험을 한다. 내가 첫인상으로 누군가를 평가하였듯이 상대도 나를 첫인상만으로 평가하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과 그 오해를 풀 시간이 주어진다면 다행이지만 우리들은 내가 가진 고정관념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만난 단 한줄의 글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모든 베스트셀러가 모두에게 베스트셀러는 아니다. - 본문 52쪽

몇몇 책은 읽지 않는 편이 낫다. 몇몇 사람은 환상 속에 묶어 두는 편이 나은 것처럼.

문제는, 읽지 않는 편이 나은지 아닌지는 읽어본 연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는 것이다. - 본문 54쪽

 

책을 읽다가 눈길을 끄는 글을 하나 발견. 모든 글들에 공감하지만 유독 내 마음이 가는 글이 있다. 책에 대해 그리 많이 알지 못하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처음 접하게 된 것이 베스트셀러 작품들이다. 왠지 그 책들은 다 읽어야할것 같아 찾아서 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간혹 접하면서 나와는 맞지(?) 않는 책들도 발견한다. 그 책을 탓하기보다는 내가 부족하다는 자괴감마저 든적도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는 베스트셀러라면 뭔가 좋은 것들이 있을텐데 난 그것을 찾지 못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나니 책읽는 것에 좀더 자유로울수 있을것 같다. 간혹 모든이들에게 베스트셀러였던 작품이 나에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었으니 말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보니 '사람을 1cm 더 깊이 들여다보기'에 오랜시간을 들이며 보았다. 다른 주제들의 이야기보다 이 이야기를 유심히 보고 몇번을 봤을 정도이다. 내성적인 성격탓에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속도가 느리다. 그러다보니 오해도 받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관계라는 것이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듯하다. 그럼에도 끝없이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상대를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웃을 준비를 하고 있으면 웃을 일이 더 빨리 온다. - 본문 294쪽

 

글과 어우러진 그림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종종 긴장하면서 보는 책을이 있는데 이 책은 우리들을 편안한 자세로 읽을수 있게 해준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지만 책을 보며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일도 있으며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웃음에 관한 이야기. 결국 우리들이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일도 달라질 것이다. 비록 힘들지만 웃을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빨리 찾아오는 것이 행복이고 웃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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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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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이지만 얼마전 '수짱 시리즈'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이 책의 저자 '마스다 미리'. 1969년생인 저자는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시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가들과 달리 이 작가의 출생연도를 주의깊게 본것은 이 책의 내용와 연관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화로 먼저 만난 작가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만화가 아닌 산문집으로 만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저절로 뭐든 다 할 줄 알게 되는 줄 알았지만,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뭐든 할 수 있게 되지는 않는다. - 본문 110쪽

 

어릴적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뭐든지 할수 있고 못할것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막상 어른이라는 이름을 살아가면서 오히려 어린 시절보다 제약받는 것이 많고 어른이 되어도 어린 시절과 마찬가지로 못하는 것 투성입니다. 아직은 어른이라고 당당히 말할수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려니 조금은 마음에 걸립니다.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많은 순간이 있지만 나보다 젊은 사람들을 보면 마냥 부러울때가 있습니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보면 다 예뻐 보입니다. 내가 젊음을 가졌을때는 동성보다 이성에 관심이 많았다면 이제는 젊은 여성들에게 눈길이 갑니다. 친구들과 모여서도 미래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난 시간에 대해 이야기할때가 많아집니다. 젊음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부러움을 느끼는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전에 만났던 작가의 만화들도 여성공감 만화였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산문도 여성들의 마음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여자이기에 공감하며 읽게 되는 책입니다. 젊음과 멀어지고 이제 중년의 시간을 보내며 노년을 향해 걸어가는 나에게 이 책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여자가 나이 든다는 것은 남자와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특히나 내가 해놓은 것이 없다고 생각할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나이라면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읽을수 있겠지만 나처럼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의 후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조금더 젊음을 즐기고 노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친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번화가로 나갔다. 노트를 사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그럼 예쁜 노트 찾으로 가자, 하고 다들 우르르. 이거 어때? 이쪽이 더 좋지 않아? 노트 하나 사는 것뿐인데 난리법석이다. - 본문 30쪽

 

여자라면 정말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친구들과 샤프 하나, 노트 한권을 사더라도 함께 가고 고를때마 친구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그렇게해서 하나의 물건을 사고나면 우리들은 중대한 일을 해결한 것처럼 위풍당당하게 그곳을 나옵니다.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을때도 그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는 물건의 종류만 다를뿐 우리들은 한 친구가 사는 물건을 고르는데 내것인처럼 심혈을 다해 골라주니 말입니다. 여자들에게는 이런 것이 우정인 것일까요. 어찌되었든 우리들은 그 물건 하나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것입니다. 그 물건이 나에게는 의미없는 것일지라도 나의 친구에게 좋은 것이면 그걸로 된 것입니다.

 

여자들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여자어른들의 이야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마냥 좋을것만 같지만 분명 싫은점도 있고 불편한 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들이 아니 어른이 된 우리들이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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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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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별명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였다.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인 아이라 친구들 앞에 서기만 하면 얼굴이 빨개지니 그런 별명이 있었다. 그것 때문은 아니였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이다. 또한 꼬마 니콜라 시리즈도 좋아한다. 꼬마 니콜라는 이야기보다는 상뻬가 그린 책속의 그림들이 좋았다. 이 모든 작품들은 '장 자끄 상뻬'의 작품들이다. 지금도 나의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상뻬의 작품들. 가끔 우울하거나 힘들때면 들쳐보는 책들중 하나이다. 작품속에서만 만나던 그를 이번에는 직접 만날수 있다. 작품속에서 만난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그를 만날수 있다.

 

 

<상뻬의 어린 시절>은 그가 회상하는 유년기의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텔레라마>전 편집장 겸 대표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다. 담담히 전하는 그의 어린 시절을 만나며 우리는 그림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 전해온다. 

 

 

<이리 와. 이리 오래도. 내가 네 놈 따귀를 한 대 갈기면 이 벽도 네 따귀를 갈길 거야.> - 본문 23쪽

 

이 말을 옮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자신을 낳아준 친 엄마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아이의 마음은 어떠할까. 엄마가 세게 때려서 벽에까지 가서 머리를 부딪치면 결국 두번 맞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암울하고 상당히 비극적인 어린 시절이였다고 말하는 그는 단 한순간도 부모님을 원망한적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종종 미울때도 있지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그가 어떻게 행복한 그림을 그릴수 있었을까.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행복한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을 상뻬는 일종의 치료라고 말한다. 현실에서의 행복을 찾지 못하니 그림으로라도 행복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들은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행복해했지만 정작 그는 행복하지 못한 사람을 살았던 것이다. 그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는 것은 이러한 점 때문이다. 어둡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작품으로 그것을 이겨낸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말입니다. 미친 짓이었죠. 하지만 그게 바로 내 성격입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진 이후부터는 빨리 걷거나 뛰는 사람만 그린다니까요. - 본문 45쪽

 

 

열두 살쯤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남의 흉내를 냈다고 한다. 움직임이 있고 유머러스한 자신의 그림에 '상뻬'라는 서명을 하지 못하고 '그리다draw'는 영어 단어를 단순화 시켜 '드로DRO'라고 썼다고 한다.

 

상뻬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함께 그의 많은 그림들을 만날수 있는 책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슬퍼지는데 함께 있는 그림을 보면 그 슬픔이 위로가 된다.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안겨다주는 그림 속에 그의 슬픔이 느껴져 이제는 예전처럼 웃으며 볼수만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행복한 그림으로 스스르 치유해나간 작가. 지금도 여전히 내가 힘들때면 힘이 되어 주는 그의 그림속 친구들. 우리는 앞으로도 그의 그림을 보며 힘을 얻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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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2
김도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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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경 작가는 <컴파운드 아이>, <에이전트>, <파이프 라인>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첩보액션의 기념비적인 작가라 불린다. 아쉽게도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에그>를 통해 처음 만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며 이전의 작품들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얽혀있는 인물들의 관계와 활자로 만남에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배경들로 인해 1권에 이어 2권도 단숨에 읽게 된다. 1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가 하나씩 밝혀지고 레이의 난자를 노리는 자들이 누구이며 왜 그러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레이의 난자 가격이 치솟은 이유의 비밀이 밝혀지며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연관이 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정치를 계속하기 위해, 여성을 위해 독신으로 헌신하겠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에게 있는 생명을 4개월이 지나 지우려했던 여인. 그 생명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여 살린 여인. 그 아이가 자라 이제 두 여인 앞에 있다. 레이는 혼란스럽다. 자신의 턱밑에 난 상처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인지 알았을 때의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수 있을까. 이십삼년동안 고아로 살아온 그녀에게 엄마라는 사람과 죽어가는 자신의 생명을 살려주었다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예뻤다. 자신을 닮은 아이. 자신의 핏줄이 있다는 것,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것보다 더한 감동은 어디에도 없었다. - 본문 336쪽

 

이 책의 이야기는 전체적인 흐름뿐만 아니라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과 다양한 물건들이 눈길을 끈다. 영화 '페이스 오프'에서는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하고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가면을 사용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미스틱 가면'으로 누군가의 얼굴을 완벽하게 변장할수 있다. 지금의 교통수단과 달리 비톨이 나오고 아이언맨과 같은 '파워 슈트'를 착용할수 있다. 물론 이러한 물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닌 부를 가진 사람들만이 소유할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서도 빈부의 차는 심하고 그로 인한 삶의 질도 다르다는 것이 씁쓸하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남성이지만 남성이라 말할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짓고 사랑은 남성과 여성이 하는 것이라고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이라 말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이다. 하지만 책속에서 만나는 사랑은 그런 것을 뛰어넘고 있다. 사랑하는 관계에 놓인 사람들을 어떠한 틀에 가두지 않는다. 레이가 말한 것처럼 참된 사랑은 언제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닐까. 남자와 여자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비난 받을수 없는 것이다. 

 

읽는내내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된다. 인간의 욕심과 욕망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소중한 생명을 탄생시킬수 있는 난자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며 단순한 상상력을 넘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미래의 세계에서는 어쩌면 인간의 생명조차 기계로 조작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조금은 마주하기 두려운 미래의 모습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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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1
김도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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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인간의 상상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영화나 책에서 만난 미래의 모습은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의 미래였던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알수 있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으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일들 중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미래의 우리 모습이라면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165센티미터쯤 되는 키에 조금 마른 몸매, 약간 중성적인 느낌을 가진 레이. '송여지'라는 본명이 있지만 'rainy1225'라는 네트워크 상에서 쓰는 ID를 줄여서 레이라고 부른다. 지금과 달리 모계사회에 살고 있는 레이.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여라자도 역시 부에 따라서 대우는 다르다. 레이는 만화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디자인하는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부유층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듯이 이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은 중심무역인 섹터1부터 섹터10까지 원형으로 구획 지어져있다. 레이의 집은 가장 변두리인 섹터10에 위치해있다.

 

이 곳의 여자들 대부분은 성년이 되자마자 난자를 채취한다. 그런 유혹이 레이에게도 있었지만 의료에 관련된 것을 끔찍이 싫어했던 레이는 스물세 살이 되도록 난자를 채취하지 않았다.그런 그녀가 지금은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시술실에 누워있다. 그녀는 무슨 이유로 그토록 싫어했던 일을 하는 것일까. 물론 책을 계속 읽다보면 그녀가 이렇게 힘들고 목숨과도 연관이 있는 난자를 채취하는 이유는 알게될 것이다.

 

힘들게 채취한 난자를 야구공만 한 금속 캔 속에 넣어가지고 온 레이는 뭔가 이루어낸 것같은 뿌듯함마저 느낀다. 스무 개의 난자가 들어간 이 금속캔은 지구상의 어떤 물건보다 비싸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최고급 사양의 비톨을 살수 있는 가격이다. 늘 레이와 함께 하는 아노미아와 경매사이트에 올린 난자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높은 가격을 받게 된 레이에게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게 될까.

 

보맨인 아노미아 윤상명. 보맨은 여성화된 남성을 가르키는 신조어이다. 모계사회인 이 곳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폭력과 학대를 받는다. 동성 친구도 없는 레이에게 아노미아는 좋은 친구이자 동생이다. 레이에게 언니라 부르며 전형적인 보맨의 말씨와 행동을 하는 아노미아는 레이에게 언제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난소의 가격이 올라 기쁨도 잠시. 레이에게는 믿기지 않는 일이 생긴다. 좀비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오히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녀를 쫓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왜 레이의 난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1권에서는 레이가 살인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다행히 탈출에 성공한 아노미아가 있으니 레이를 구하러 올거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모두 의심스러운 존재들이다. 심지어 한국 최초의 여성 재선 대통령인 장수진조차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에서 의문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아직은 이들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2권에서는 그 인물들의 의문점들이 하나씩 풀리지 않을까. 미래의 가상세계나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해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다. 2권을 기다릴 여유로움조차 주지않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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