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1
김도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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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인간의 상상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영화나 책에서 만난 미래의 모습은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의 미래였던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알수 있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으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일들 중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미래의 우리 모습이라면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165센티미터쯤 되는 키에 조금 마른 몸매, 약간 중성적인 느낌을 가진 레이. '송여지'라는 본명이 있지만 'rainy1225'라는 네트워크 상에서 쓰는 ID를 줄여서 레이라고 부른다. 지금과 달리 모계사회에 살고 있는 레이.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여라자도 역시 부에 따라서 대우는 다르다. 레이는 만화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디자인하는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부유층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듯이 이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은 중심무역인 섹터1부터 섹터10까지 원형으로 구획 지어져있다. 레이의 집은 가장 변두리인 섹터10에 위치해있다.

 

이 곳의 여자들 대부분은 성년이 되자마자 난자를 채취한다. 그런 유혹이 레이에게도 있었지만 의료에 관련된 것을 끔찍이 싫어했던 레이는 스물세 살이 되도록 난자를 채취하지 않았다.그런 그녀가 지금은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시술실에 누워있다. 그녀는 무슨 이유로 그토록 싫어했던 일을 하는 것일까. 물론 책을 계속 읽다보면 그녀가 이렇게 힘들고 목숨과도 연관이 있는 난자를 채취하는 이유는 알게될 것이다.

 

힘들게 채취한 난자를 야구공만 한 금속 캔 속에 넣어가지고 온 레이는 뭔가 이루어낸 것같은 뿌듯함마저 느낀다. 스무 개의 난자가 들어간 이 금속캔은 지구상의 어떤 물건보다 비싸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최고급 사양의 비톨을 살수 있는 가격이다. 늘 레이와 함께 하는 아노미아와 경매사이트에 올린 난자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높은 가격을 받게 된 레이에게는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게 될까.

 

보맨인 아노미아 윤상명. 보맨은 여성화된 남성을 가르키는 신조어이다. 모계사회인 이 곳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폭력과 학대를 받는다. 동성 친구도 없는 레이에게 아노미아는 좋은 친구이자 동생이다. 레이에게 언니라 부르며 전형적인 보맨의 말씨와 행동을 하는 아노미아는 레이에게 언제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난소의 가격이 올라 기쁨도 잠시. 레이에게는 믿기지 않는 일이 생긴다. 좀비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오히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녀를 쫓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왜 레이의 난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1권에서는 레이가 살인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다행히 탈출에 성공한 아노미아가 있으니 레이를 구하러 올거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모두 의심스러운 존재들이다. 심지어 한국 최초의 여성 재선 대통령인 장수진조차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에서 의문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아직은 이들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2권에서는 그 인물들의 의문점들이 하나씩 풀리지 않을까. 미래의 가상세계나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해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다. 2권을 기다릴 여유로움조차 주지않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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