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 별명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였다.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인 아이라 친구들 앞에 서기만 하면 얼굴이 빨개지니 그런 별명이 있었다. 그것 때문은 아니였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이다. 또한 꼬마 니콜라 시리즈도 좋아한다. 꼬마 니콜라는 이야기보다는 상뻬가 그린 책속의 그림들이 좋았다. 이 모든 작품들은 '장 자끄 상뻬'의 작품들이다. 지금도 나의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상뻬의 작품들. 가끔 우울하거나 힘들때면 들쳐보는 책들중 하나이다. 작품속에서만 만나던 그를 이번에는 직접 만날수 있다. 작품속에서 만난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그를 만날수 있다.

<상뻬의 어린 시절>은 그가 회상하는 유년기의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텔레라마>전 편집장 겸 대표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다. 담담히 전하는 그의 어린 시절을 만나며 우리는 그림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 전해온다.

<이리 와. 이리 오래도. 내가 네 놈 따귀를 한 대 갈기면 이 벽도 네 따귀를 갈길 거야.> - 본문 23쪽
이 말을 옮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자신을 낳아준 친 엄마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아이의 마음은 어떠할까. 엄마가 세게 때려서 벽에까지 가서 머리를 부딪치면 결국 두번 맞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암울하고 상당히 비극적인 어린 시절이였다고 말하는 그는 단 한순간도 부모님을 원망한적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종종 미울때도 있지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그가 어떻게 행복한 그림을 그릴수 있었을까.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행복한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을 상뻬는 일종의 치료라고 말한다. 현실에서의 행복을 찾지 못하니 그림으로라도 행복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들은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행복해했지만 정작 그는 행복하지 못한 사람을 살았던 것이다. 그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는 것은 이러한 점 때문이다. 어둡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작품으로 그것을 이겨낸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말입니다. 미친 짓이었죠. 하지만 그게 바로 내 성격입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진 이후부터는 빨리 걷거나 뛰는 사람만 그린다니까요. - 본문 45쪽

열두 살쯤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남의 흉내를 냈다고 한다. 움직임이 있고 유머러스한 자신의 그림에 '상뻬'라는 서명을 하지 못하고 '그리다draw'는 영어 단어를 단순화 시켜 '드로DRO'라고 썼다고 한다.
상뻬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함께 그의 많은 그림들을 만날수 있는 책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슬퍼지는데 함께 있는 그림을 보면 그 슬픔이 위로가 된다.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안겨다주는 그림 속에 그의 슬픔이 느껴져 이제는 예전처럼 웃으며 볼수만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행복한 그림으로 스스르 치유해나간 작가. 지금도 여전히 내가 힘들때면 힘이 되어 주는 그의 그림속 친구들. 우리는 앞으로도 그의 그림을 보며 힘을 얻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