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악마 반올림 54
박용기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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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점점 편리해진다. 그 이면에는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들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직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라플라스의 악마>를 보면서 책 속에서만 벌어지는 상상의 세계라고만 생각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아는 국내 최고의 도시 파벨을 떠나 실직자들이 살고 있는 블린으로 향한다. 파벨은 전체 인구의 20%가 살고 있으며, 국가의 모든 핵심 기관과 시설들이 있다. 블린의 학교로 전학을 간 시아는 어색하고 거북하다. 아이들은 스쿨넷이라는 것을 통해 시아의 정보를 확인해 엄마가 실작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전학을 가면 어떤 아이인지 호기심을 가질 텐데 미리 정보를 봐서인지 아이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먼저 말을 걸어온 마두와 기차를 타고 오면서 만난 해태가 있어 학교생활이 무의미하지는 않다. 평범한 학교생활을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들에게 여러 가지 사건들이 벌어진다. 해태의 형 해성과 파벨에서 시아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유리가 사라진다. 배수지수 500이 넘어 앰뷸런스가 왔으나 유리는 병원에 실려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디로 간 것일까.

 

배스지수 500이 넘으면 궁리연구소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유리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궁리연구소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해태의 형 해성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시아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궁금하여 궁리연구소로 갈 생각을 한다. 궁리 연구소로 간 시아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세계는 매 순간 생성되는 거야. 미래는 결코 알 수 없어. 우리 자신조차 매 순간 새롭게 생성되고 있지. 늘 우리는 새로운 존재야. 물론 우리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 그것이 지금 우리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 - p.198

 

자신들의 살고 있는 세계에 믿음이 없는 것이 불합리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에 의구심을 가지며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들은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아이들이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지금처럼 전쟁을 치르듯 힘들게 살아가는 삶이 아니다. 그렇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스스로 무엇을 하려고 한다. 시아와 친구들이 있기에 어두운 현실이 아니라 밝은 희망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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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0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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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우리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떤 의미 부여를 할 수 없다. 그냥 엄마이다. '엄마'라는 이름에 이미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존재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엄마'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울컥해진다. 이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일까. 그 시간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 이별의 시간이 늦게 찾아오기 바랄 뿐이다.



 

<경옥>은 책을 만나는 세대별로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아이들은 할머니를 떠올리며 예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책에서 만나는 경옥은 책 속 인물 중 하나이고 그녀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보며 흥미를 가진다. 어른들은 경옥을 보면서 자신들의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을까. 자식들을 의해 늘 희생한 삶이다.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아이들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시간들이다.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모습들을 우리들도 보았기에 경옥의 모습이 정겹기보다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팔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경옥은 몸이 작고 약했다. '서울의 보석'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처럼 서울에 가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열아홉 살에 서울로 올라온 경옥은 서울에서 멋지게 살고 싶었다. 경옥이 서울에서 하게 된 일은 미싱 일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미장 일을 하는 남편을 만난다. 

 

경옥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딸로 태어난 그녀가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었다. 그녀의 아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가족을 만든다. 자신의 품에 안겨 있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  평탄한 삶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행복했을 거라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간 시간이 그녀에게는 소중했을 것이다.

 

책 제목이 '경옥'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엄마의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보다는 '엄마'라 불리며 살아간다. 이름 석 자로 산 시간이 많지 않다. 예전부터 종종 엄마의 이름을 불러드린다. 이야기를 할 때나 통화를 할 때 00씨라고 부르면 좋아하신다. 그래서일까. 가끔 아이들도 '할머니'라는 호칭보다 '우리 00씨'라고 부를 때가 있다. 가끔은 엄마라는 호칭보다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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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수첩 만화동화 2
김미애 지음, 김민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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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비밀을 알고 있다면 그 마음이 어떨까. 나만 알고 있다는 특별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지 않을까. 비밀이 밝혀지기 싫은 상대의 마음을 안다면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지 않더라도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약점으로 만들어 상대를 힘들게 한다면 얼마나 비겁한 일일까. 누구나 별거 아니지만 감추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것을 누군가 알고 있고 언젠가 비밀 같은 일들이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될까 전전긍긍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달래 옷. 리본 달린 옷.

달래 옷 입은 난쟁이 거지 공주 문수. - p,11

 

문수보다 키가 두 뼘이나 큰 나무는 수첩을 가지고 있다. 부딪히며 문수의 두 발 사이로 수첨이 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나무의 수첩에는 문수 이야기가 적혀 있다. 키가 작아 다른 친구들의 옷을 물려 입었는데 그 옷들 중 나무의 동생 달래 옷이 있었던 것이다. 문수는 나무 동생의 옷을 입었다는 것도 여자아이의 옷을 입었다는 것도 싫다. 그런 일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무가 비밀을 말하지 않는 대신 뭔가 가져오라고 말한다. 이 일이 있은 후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다.

 

"정말 멋진 별명이지? 너한테 줄게. 대신 너도 나한테 좋은 걸 하나 줘. 그래야 공평하지." - p.9

 

달래 옷을 입은 것이 문수에게는 약점이 되었다. 그 일로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나무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준이는 빵을 주고 태영이는 나무가 좋아하는 반찬을 주고 싫어하는 반찬을 대신 먹는다. 민주는 나무 대신 청소를 해주는 등 다른 친구들도 자신처럼 뭔가를 주거나 대신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떤 약점이 있길래 아무 말도 못 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일까. 그러다 우연히 나무의 수첩을 갖게 된 문수는 다른 친구들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수첩은 무적 수첩처럼 느껴졌다. 문수가 수첩을 가지게 되면 나무와는 다를까. 다른 친구들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지켜줄 수 있을까. 아니면, 나무와 같은 일을 반복할까.

 

표지의 그림들을 이야기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 줄글만 있는 것이라 아니라 중요한 사건들을 만화로 표현하고 있다. 익살스러움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을 통해 심각해 보이는 상황들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약점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을 안다면 나무는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생각이 많아진다. 무적 수첨이라 생각했던 수첩이 문수에게 있지만 친구들은 곁에 없다. 문수가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가듯 어른들도 다른 사람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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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을 찾아라! 단비어린이 문학
조연화 지음, 국은오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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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반면 편리함으로 잃어가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황금을 찾아라!>를 만나면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삼다의 부모님은 '365 할인마트'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없이 두 분이서 새벽 2시까지 열심히 일하신다. 삼다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늘 바쁘신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재능 없는 미술 학원을 다녀야 한다. 아빠는 공부를 못하는 삼다가 미술을 해서 대학을 가기를 원한다. 삼다는 공부와 미술에는 관심이 없지만 '목공 전문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 삼다는 나무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빠의 반대가 심하다. 아빠는 왜 나무를 싫어하는 걸까. 엄마는 아빠가 나무를 왜 싫어하는지 어른이 되면 알 거라는 이야기만 한다.

 

나무를 좋아하는 삼다는 담양 죽녹원 대숲으로 갔던 체험학습을 잊을 수가 없다. 대숲의 풍경과 대나무 공예품에 빠졌다. 기념품으로 사 온 대바구니를 보고 아빠는 화를 내며 버렸다. 화를 내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체험학습 다녀온 뒤로는 자꾸 대숲 생각이 난다.

 

아빠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3층에 있는 증조할아버지 방으로 몰래 들어간다. 방에는 증조할아버지의 가족사진이 많이 있다. 가족사진의 배경은 빽빽한 대나무이다. 사진을 보니 삼다는 대숲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진만큼 신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수첩에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보이고 저절로 열리는 상자가 있다는 것이다.

 

"소중한 건, 소중하게 지켜 줘야 하는 거잖아요!" - p.145 

 

신기함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삼다를 1983년으로 가게 한다. 그곳에서 아빠가 왜 나무를 싫어하고 삼다가 대학을 가서 힘들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지 알게 된다. 사진으로만 보던 증조할아버지를 만나고 대나무 공예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느리게 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실패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다. 소중함을 지키고 싶어 하는 삼다의 마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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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니까 예쁘지 단비어린이 그림책
강정연 지음,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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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좋은 옷을 입은 사람과 남루한 옷차림의 두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두 사람에게 같은 반응을 보일까.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전자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후자에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아직 이야기를 읽지 않았기에 표지에 보이는 두 사람이 어떤 인물일지 모르지만 외모만 보고'예쁘다'라는 느낌은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귀하니까 예쁘지>의 박대감은 보기에 좋은 것만 좋아한다. 그 정도가 심해 사람을 구할 때도 일을 잘 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외모를 먼저 본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에만 관심을 가진다. 이렇게 보기 좋은 것을 좋아하는 박대감에게 고민이 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못생긴 것이다. 못생겨도 자기 자식은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박대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딸은 시집을 못 갈 거라는 박대감의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진짜 인연은 따로 있을 거라 말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얼굴은 못났지만 성품은 좋은 사람이다.

 

비가 오는 날, 두 사람이 박대감 집을 찾아온다. 훤칠한 키에 반듯한 얼굴을 한 사람과 작고 땅땅한 몸에 얼굴이 시커멓고 험상궂게 생긴 두 사람이 하룻밤만 묵게 해달라고 말한다. 인물이 좋은 사람은 방에서 재우고 다른 사람은 헛간에서 재운다. 두 사람이 자고 간 뒤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딸을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위험에 빠뜨린다. 이제 박대감과 딸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허허허! 예뻐서 귀한 것이 아니라, 귀해서 예쁘다는 걸 내 이제야 알았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지 아직고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첫인상이 중요하지만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외모만은 아니다. 표지에서 만났던 두 사람의 첫인상에 대한 느낌은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달라진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을 때가 있다. 박대감이 이제 어떤 것이 예쁜 것인지 알아가듯 우리들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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