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또예프스끼 수집가용 한정판이 도착했습니다.
택배 상자에 무게 5kg이라고 써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5kg만큼의 한숨을 쉬다가 사버린 전집이기에,
평생 기억에 남겠지요.
엄마는 이해가 안간다고 하십니다.
다 읽은 책을 뭐하러 또 사느냐고...
아시거든요.
제가 도서관에 다니면서 2번이나 저 전집을 다 읽었었다는 것을.
그래도 생각만큼 그리 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가격을 보시고 조용해지시더니...
"보기만 해도 배부르겠다"하셨습니다.
네...
제 영혼이 지금은 배부르네요.
격일로 오시는 친절한 우체부 택배아저씨께서
제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
글쎄요...
책값 벌러 다니죠... ㅠ ㅠ
커버 재질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초원의 집> 전집처럼 읽으려고 꺼내다가 떼가 탈 그런 종이입니다.
열린책들이 어디다가 돈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기대이하지만,
정말 도스또예프스끼라는 이유로 참겠습니다.
3판까지 찍어낼 정도로 선풍적이었던 이 전집.
수집가용 한정판이 굳이 나와야 했을까요?
보급판의 가벼움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반양장 레드판 전집이 군데군데 빠져있는 저로써는 이만 투덜대려고 합니다.
83번입니다.
한 번 취소했다가 다시 샀기 때문에 번호가 밀렸을 겁니다.
사무실로 받으려는 생각에 취소했다가,
(엄마의 눈을 피해서...ㅡ_ㅡ;;)
몰래 이 전집을 들고 집에 들어오는 기분이 너무나 꺼림직할 것 같아
집으로 오도록 다시 신청했습니다.
정말 이제는 그만 사겠지...
그 기대로 인정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깜깜한 곳에서 한 컷!
접히고 찢겨서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런 말끔하지 않은 책을 받으셨다고들 하던데,
열린책들 씨,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정말 많이 봐드리고 있는데...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자대고 쫙쫙 잘라 보라는 말씀???
가위 자국이 사각사각사각 나있습니다.
사진에 안나와서 그렇지!!!!
다른 책들 상태는 또 어떨지 볼 때마다 상당히 불평꾼이 될 것 같습니다.
책장 정리한 지 일주일도 안된 것 같은데,
다시 정리했습니다.
제 책장이 너비가 굉장히 넓은데 18권이 한 칸에 다 안들어갑니다.
두 칸에 분산.
도스또예프스씨 씨와 포스터 씨, 사라마구 씨, 폴 오스터 씨가 사이좋게...
뿌듯해지려고 노력중입니다.
평생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책이지만,
가끔씩 이보다 더한 출판사 씨의 상술에 알면서도 속아넘어간 적 많습니다.
열린책들과 담 쌓을 수도 없는 일...
"좋은 전집 출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스또예프스끼 씨께 밀려난
무라카미 하루키 씨, 알랭 드 보통 씨, 가네시로 카즈키 씨...
그리고 레드 도스또예프스끼 씨...
내일 좋은 자리 만들어드릴게요.
저는 수집가가 아닙니다.
한정판을 턱 살 만큼 재력가도 아닙니다.
택배 아저씨께서 궁금해하는 글 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독자입니다.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옷 안 사고, 밥 안 먹고, 좀 나중에 읽어도 되는 책 참고,
그렇게 책 사는 독자입니다.
210명 안에 들어서 영광스럽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경외하는 제 인생의 작가 한 분을 모시기위해
상당히 무리했습니다.
아무리 읽어도,
늪지대를 메우고 만들어진 빼째르부르크의 뿌연 안개처럼...
제게 선명한 인상을 확연히 드러내주시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더 반해있는 제가 다가갈 수 밖에요.
도스또예프스끼 씨, 안녕하세요?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