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들살림월령가 -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그리는 시골살림 이야기
양은숙 글.사진 / 컬처그라퍼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살기 팍팍하고 공기가 오염된 도시에 살다보면 싱그러운 자연의 품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스트레스 쌓여서 찌뿌둥한 마음이 계속되는 날이면 정 많고 인심 푸근한 고향 마을이 더 생각이 납니다. <들살림 월령가>에는 푸근한 인심과 자연의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이 아름답게 소담소담 실려 있습니다. 세월에 흐르는 바람 한 점 조차도 여름에 강렬하게 내리 쬐는 햇살 조차도 그녀의 미사어구로 재탄생합니다. '햇살튀김'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저는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저자의 미사어구를 보고 이런 표현도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졍형화된 세상에 살다보니 머리가 굳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짜 맞춘 세상이 아닌 평화롭고 유연한 삶이 그리워질 때 이 책을 아무데나 펼쳐 사색에 잠기시면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해질 것입니다. 고향이라고 할 대상은 없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을 제가 느꼈거든요. 자연주의 푸드 스타일리스트 양은숙씨가 그리는 소곤소곤 들살림 이야기 한 번 읽어보세요.
계절의 변화에 맞춘 그녀의 들살림 이야기가 읽는 내내 마음으로 다가왔어요. 제비꽃 설기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곱더라구요. 계절 별로 요리 레시피 하나씩을 알려주는데 봄 레시피는 화전입니다. 시골이 아니면 구하기 히든 재료 .. 반대로 시골이라면 어디에나 지천으로 널리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재료로 맛있는 이야기와 밥상을 예쁘게 차려내니 들살림에 대한 애정이 절로 가네요.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직업이 푸스 스타일리스트라서 그런지 책에 나온 사진이 아름다워요. 딸 아이를 위해 마당의 백당화 꽃 그늘 아래로 딸 아이를 초대했다는데 부러웠습니다. 어쩌면 직접 농사짓는게 아니라서 여유로운 삶이네 할 수도 있겠지만 도시인들의 그런 마음이 대변된 책인것 같아요. 그렇게라도 들살림을 예쁘게 가꾸어 나가는 저자의 생활이 낭만적으로 보입니다.
살구, 자두, 앵두, 복숭아, 매화나무를 키운다는 이웃 이야기에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예쁜 꽃도 키우고 과일나무도 꼭 키워보고 싶었거든요. 부러워만 할게 아니라 차근차근 준비를 하면서 미리 경험을 시도해보는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도심에서도 옥상에 블루베리 나무 1000그루를 키운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거든요. 시골에서 산다는 건 도시에서 편리하던 생활과 다르게 불편함도 많고 고된 노동을 필요로 해서 꺼리는 분들이 많지요. 꼭 시골에서 농부로 자리 매김할게 아니라면 저자처럼 살아보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살림의 모든 일어나는 일들에 감사하며 경탄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골이 좋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인심좋은 이웃들의 나눔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마음도 훈훈해집니다. 각박한 도시에서는 찾기 힘든 시골의 순박한 온정이 참 보기 좋습니다.
가을은 풍요로움의 계절이라고들 하지요. 이 책에도 가을의 풍요로움이 여실없이 잘 드러납니다. 광활하고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익어가는 고추와 토실한 갈색 알밤, 잘 익는 노란 단호박과 붉은 볼을 가진 새색시를 닮은 풋사과, 흥부네 박이 생각나는 박까지 읽을거리가 가득해서 참 좋았습니다. 놀거리도 편리한 시설도 없지만 자연이라는 풍요로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들살림 월령가>를 읽으면 행복한 일상을 남기는 남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듭니다.
시골은 겨울에 일을 안할 것 같지만 겨울에도 할 일이 참 많아요. 김치도 담그고 메주도 빚어서 처마 밑에 매달아 두고요. 또, 팥 거둔 걸로 팥죽이나 동지죽도 쑤어 먹고 말이죠. 사계절 내내 풍요롭고 지혜롭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시골의 음식과 들살림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기분좋은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시골에서 살고 싶은데 시골에서 뭐 먹고 살까 지레 걱정인 분들, 도시에 없는 넉넉한 정과 들살림의 풍요로움을 이야기로나마 지극히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푸근하고 넉넉해질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