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레시피 Slow Recipe - 천천히 걷고 싶은 당신에게
휘황 글.그림 / 나무수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깔끔하고 예쁜 표지와 서정적인 사진이 눈에 띄는 책이다. 빠르고 복잡하게 지나가는 일상에 지쳐버린 나에게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슬로레시피>라는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천천히 걷고 싶은 당신에게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표지에 씌어져 있다. 나무수의 책들은 사진이 참 예쁘다. 글은 별로 없지만 오히려 그게 여백의 미라고 하겠다. 지은이 휘황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모델이다. 머리가 길고 피부가 고와서 언뜻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인데다 모델이라 그런지 사진을 보니 역시 포스가 남다르다.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맛있는 음식 즐기기, 나에게 선물하기, 혼자 즐기는 와인 소풍 등 내가 꿈꿔왔던 일상들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지은이다. 인생을 살며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늘려가느냐는 자신에게 달려있지만 말이다. 일본에서 모델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좋은 것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는 것 같아 읽는 내내 그가 부러웠다.

이 책을 읽으니 일상이 즐겁게 느껴지면 그게 곧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오래도록 페인트칠도 하고 자신을 위해서 맛난 치즈와 와인도 마시고, 친구들과 파티 준비를 하며 깔깔깔 웃고. 아늑하고 예쁜 책 속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행복하다. 이렇게 누워서 책을 보는 것도 참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휘황씨처럼 나도 소소한 일상을 즐기져 살고 싶다.

 
 우여한 기회에 캐스팅 되어 모델활동을 시작하고 우연한 제안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는 그. 일찍이 직업을 선택하고 취업에 대한 걱정없이 사는 그가 부럽다.  원하는 가구 디자인을 그려 가면 홍대 공방에서 원하는 대로 뚝딱 그것도 저렴하게 만들어준다니 놀라웠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나모다 한국을 더 잘아는 것 같다. 다양한 외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저자, 역시 글로벌 시대는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게 다양한 친구를 사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책의 뒤쪽에는 CD가 꽂혀 있는데 CD때문에 책 넘기기가 조금 불편했다. 무슨 음반인지 매우 궁금하지만 시간이 날 때 꼭 들어봐야겠다. 이 책은 네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Free, Peace, Eco, Slow. 모두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이다. 도시가 성장한 만큼 환경이 오염되었고 이제는 나빠진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에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Eco쪽을 기대했는데 특별히 환경을 아끼는 비법은 안나와서 조금 아쉬웠다. 그저 예쁜 사진에만 만족해야 했을 뿐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지중. 일본식 멋진 요리가 2개 소개되어 있다. 고양이 발욕조 부분을 읽을 때는 놀랐다. 저자가 친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데 그게 실현되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일상을 천천이 아주 즐겁게 보내고 싶은 분들이 한 번 쯤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함에 감사하고 뭐든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바쁜 분들도 글이 적어 시간이 없어도 여유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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