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배경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난 그, 이동진의 영화 속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시도는 좋았지만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도 없고 영화에 나오는 장소의 배경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조금은 곤혹스럽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왜 그가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을 때 혹은 길을 가르쳐주는 것을 하고 나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참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내기 전에 조선일보에서 '이동진의 세계영화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었는데 그 내용을 수정하고 분량도 늘려서 이 책을 내었다. 이 책을 딱 읽고 난 생각은 글쎄..였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던가. 모르는 상태에서 읽으면 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있어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를 아는 이라면 그리고 그 배경지식인 장소를 알고 있노라면 나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바로 공감대를 형성할지도 모른다. 나도 이 책에 나온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더라면 이 책에서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여행이야기지만 영화 속 장소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것, 나는 그 시도는 좋았지만 그게 얼마나 좋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그것이 영화 속 현실과 실제 가 본 장소의 차이에도 존재한다. 과연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저 하나의 배경이라는 것 말고는 다른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필름속을 걷다, 시간에 대한 리얼리티를 선사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