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프라미스 -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
앨리스 오즈마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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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회사에서 독서마라톤이라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책을 빌려서 간단한 독서평을 남기고, 읽은 책 페이지를 합산해서 1만 페이지 인가를 완주하면
작은 선물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독서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을 때 이벤트성으로 시행한 것이라 지속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독서마라톤과 실제 마라톤 경기는  많이 닮아있다.  마라톤 경기는 자신과의 싸움이며 약속이라 할 수 있다. 단축 코스도 있긴 하지만 풀코스인 42.195km를 달린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이런 힘든 여정을 완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중 하나는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달리는 일이다. 바로 파트너가 있으면 혼자 달릴때보다 더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버지가 어린 딸에게 날마다 책을 읽어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무려 3218일동안  계속된 독서마라톤.

"우리는 그것을 독서마라톤이라고 불렀지만 실제로는 약속에 가까웠다. 서로에게 한 약속, 우리 자신에게 한 약속이었다. 항상 그 자리를 지킬 것이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희망이 없던 시절에 맺은 희망의 약속이었다. 모든 게 불안하던 시절에 맺은 안정의 약속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p322

 도서관 사서를 하고 있던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걸 무척 사랑하는 자상한 선생님이였고, 주인공 딸은 아빠와의 책읽기를 통해서 가족의 슬픈일이나 일상의 경이로움을 진솔하게 표현할 줄 아는 감성이 풍부한 소녀로 자라게 됩니다. 

이 책은 아빠가 자녀에게 책을 잘 읽어주는 방법이나 기술을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라, 아빠의 책읽기를 이렇게 경이로울 정도로 지속해 볼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감동적인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주인공은 또래 친구들과 달리 거미를 보고도 징그러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는 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천둥번개를 보고도 '저거 멋진데요'하고 폴짝폴짝 뛰면서 감정을 즐검게 표출해내는 아이로 성장해 나가게 되지요. 어머니가 집을 나가게 되는 그 날의 풍경도 담대하게 그려내다 못해 위트있게 표현합니다. 추수감사절날 집을 나가 버린 어머니 때문에 칠면조 대신 스웨덴식 미트볼을 먹게된 아버지의 모습을 처연할 정도로 담백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보니 아버지가 아무 말이 없었다.내가 말을 해야 한다는 뜻일까?
  "사실 칠면조 별로 안 먹고 싶어요." 결국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아버지가 말했다. "어쨋거나 나는 매시트포테이토만 좋아하니까"
 '아버지가 뉴스를 틀었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미트볼을 먹었다'

벽에 걸려있는 미술작품 하나가 불통의 벽을 소통의 창으로 만들어 준다는 말이 있다. 각종 미디어가 발달되어 순간순간에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지금의 시대모습은 정말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하게 돌아간다. 사회적이 이슈도 패스트 푸트 음식처럼 금방 금방 소비되어 버리는 시대다. 이런 디지털시대에 아버지가 읽어주는 책읽기라는 아날로그적인 행태는 활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아버지의 온기도 함께 전해주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벽에 걸려있는 미술품 하나 처럼, 아이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혜의 창을 하나 열어주는 것. 바로 그런게 아버지가 해 줄 수 있는 책읽기의 힘이 아닐까?

 주인공 역시 그런 아버지의 사랑과 가족간의 소통 덕분인지 어머니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훌륭하게 잘 자라주어 이렇게 아버지와의 독서마라톤의 기록을 책으로 까지 내게 되었다. 
하루 10분만이라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다는 것. 당장 100일 목표로 시작해봐야 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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