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할머니와 나
야베 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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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일본 현지 120만부 판매 돌파와 2018년 일본 만화계 최고 권위인 '데즈카 오사무'상을 수상한 작품이란 말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만화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 책을 읽고나니 그래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과 우리의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기에 어쩌면 20~30년 뒤에는 만화와 같은 집주인 할머니와 세입자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리라 여겨집니다. 가족관계의 해쳬와 함께 새로운 사회관계망으로 이뤄지는 유사 가족의 형태. 고령이 된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와 결혼이 늦는 젊은 세대의 기묘한 한지붕 이야기. 물론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되어 있기에 일상적으로 마주칠 순 없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이상의 끈끈한 교감이 적절한 선에서 이뤄지는데,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기에 더 많이 연락 드리고 살아야 겠다 마음먹었습니다.   

3. 그래도 아쉬운 점은?
그림체나 배경이 세련되진 않았습니다. 전문 만화가가 아니라 지은이는 개그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초보자 같은 터치와 구성이 오히려 이 책을 돋보이게 하고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책의 힘은 역시나 겉이 아니라 속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조금 아쉬운 점은 연재만화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이기에 단행본에 걸맞게 컬러삽화나 인상적인 부분은 다른 컷으로 그린다거나 하나 특별한 구성을 하는 것도 좋았을 것입니다. 부록 스티커에서 보여지는 색채감을 몇 몇 장면들에 넣어서 색다른 단행본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거란 말이죠. 

ㅇ 책의 줄거리
두 명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고, 개그콤비 <가라테카>의 비실이 역할을 하는 주인공, '야베타로'입니다. 8년 전부터 주인 할머니 집 2층에서 월세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전 집에서는 예능프로의 촬영장이 된 것이 집주인에게 알려져서는 재계약이 안되었습니다. 주인공은 39세로 미혼입니다. 개그맨이지만 TV예능 프로에만 나가면 말문이 막히고 또래 여성들보다는 집주인 할머니와 더 말이 잘통합니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은 집주인 할머니입니다. 86세의 할머니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습니다. 야베 타로의 월세방 집주인인 할머니는 1층에 살며 몸가짐과 말투가 매우 기품이 있습니다. 언제나 인사말은 "강년하십니까?"인데 일본말로도 저렇게 인사하는지 궁금합니다. 야베와 둘이서 사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장수만세 할 것 같다고 하시는 할머니. 좋아하는 것은 이세탄 백화점,  NHK 방송, 피겨선수 하뉴 유즈루라고 합니다. 
주인공 야베와 할머니의 한지붕 1층과 2층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비가 오니 빨래를 걷으라고 전화를 해주시는 집주인 할머니, 급기야 이슬맞은 옷을 입고 다니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보지기에 싸 놓고 전달해 주시거나 집에 반듯하게 빨래를 개어놓고 나가시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할머니의 지나친 간섭?에 부담스럽게 느끼던 야베씨도 점점 더 할머니의 독특한 생활방식에 동화가 되어 갑니다. 그리고, 선배가 해준 할머니가 나중에 유산이라도 남겨줄지 아느냐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는 현실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할머니가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살던 집이 재건축되어 쫓겨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지만, 다행히도 리모델링을 하게 된다는 말에 기뻐서 공사소음에는 신경쓰지 않으니 마음껏 리모델링을 하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주인공은 나란히 마당의 꽃을 보면서 차를 마시는데요. 
" 할머니, 내년에도 이렇게 나란히 앉아 벚꽃을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주인공에게 할머니도 바깥을 보면서 한마디를 하십니다. 
" 야베 씨, 벚꽃이 아니고 매화꽃이에요."

ㅇ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들
1) 할머니가 이세탄에서 식사도 하고 쇼핑도 즐기시는데 이세탄 백화점의 <와케토쿠야마> 식당입구에는 '나기시마 시게오'라는 일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이자 감독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나가시마 시게오는 야구외에 영화, 미술에도 조예가 깊은데, 이세탄 백화점의 식당 <와케토쿠야마> 입구의 그림 <부악조양>은 하코네의 후지산 절경에 감동해서 서양화가 가누타니의 지도를 받아 강렬한 화풍으로 그려낸 유일한 유화 작품입니다. 
2) 이세탄 백화점에서 파는 명란젓은2천엔이다. (주인공은 일반 슈퍼에서 100엔짜리 명란젓을 사먹는데, 20배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우리나라돈으로는 약 2만3천원정도.
3) 일본에는 3월3일에 딸아이의 건강과 성장을 기원하는 '히나마쓰리'축일이 있는데 이때 먹는 '히나아라레'라는 전통과자가 있다. 찹쌀떡을 가늘게 잘라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긴것으로 입안에 사르르 녹는것으로 묘사됨. 히나마쓰리에는 히나 인형도 만들어 장식을 하는데, 장식장에 정리한 인형과 과자는 먹고 빨리 정리하는데, 정리가 늦어지면 결혼도 늦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ㅇ책에서 나온것 처럼 우리도?
주인공 야베씨의 부친은 동화작가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문 만화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솜씨지만 '빼기의 미학'같은 그림체가 처음에는 웃기고 못그렸다 생각되지만, 한페이지 8칸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8칸짜리 1페이지마다 에피소드에 결말을 치는 구성이 되도록 연구했다고 하는데, 가까운 우리 가족 이야기도 8칸짜리 1페이지씩 날마다 만화를 그리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을 그리진 못해도 일상의 잔잔한 이야기를 이렇게 서툴지만 그려나가는 것도 의미있으리라

이상으로 북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 받아 어떤 외부의 간섭도 없이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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