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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재밌어
캐롤 렉사 쉐퍼 지음, 곽수희 옮김, 피에르 모건 그림 / JCR KIDS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집에 있는 5살 꼬마와 함께 읽어본 <놀이는 재밌어>
언젠가 읽어보았던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방법들을 이야기한 책이 아니네요. 전 그런 책인 줄 알았는데....
비오는 날. 유치원 친구들은 밖으로 나가서 놀 수가 없어요. 이럴 때 친구들은 유치원의 물건들을 가지고 상상놀이를 시작합니다. 신나는 버스 놀이도 하고, 소방서 놀이, 숲속의 크고 작은 동물놀이, 공룡 놀이, 피에로 놀이, 곰돌이 놀이, 왕자 공주 놀이까지 각자 머리 속으로 상상을 하며 함께 놀아요. 그러다가 유치원이 끝날 시간이 되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탑니다.
저희 아이도 그렇고 주위의 아이들을 보면 어른이 보기에는 딱히 가지고 놀 것들이 없는데도 무엇인가를 찾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고 놀더군요. 어른의 시각에서는 어째 좀 이상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것을 가지고도 활짝 웃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 마냥 신기합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잘 그렸네요. 비가 와서 놀이터에서 놀 수는 없지만 상상력을 동원함으로써 놀이터에서 노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인종과 환경을 무시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마도 이렇게 놀았거나 놀고 있겠죠.
이이들이 읽기에 글 밥도 그리 많지 않고, 상상을 하며 만들어 내는 동물이나 인물의 그림들이 화려합니다. 아니 화려하면서도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예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나도 저 아이들처럼 어렸을 때는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내 장난감이었고 즐거움이었는데 어찌 이리 변했는지. 이제는 상상을 하기보다는 정해진 틀에 살아가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하니 정말 속상하네요.
미래에는 상상력과 창의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저희 집 5살 꼬마 녀석은 이 책은 마냥 좋은가 봅니다. 옷장을 뒤지고, 장난감 통을 뒤지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어요. 작은 화분을 하나 발견했네요. 그것을 머리에 쓰고 집안 이곳저곳을 뒤지며 정글을 탐험한답니다. 아이의 머릿속 정글에는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