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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경쟁의 판을 바꾼 16가지 중대한 결정들
이동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2월
평점 :
제목에서 느껴지는 힘이 아주 강한 책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은 의사 결정이다.
회사 내에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은 거의 매일 매일 수시로 발생한다.
지속 가능 경영과 경쟁 우위 확보를 통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고민들이 의사 결정의 대상들이다.
의사 결정에 있어서 구성원 모두가 100% 인정할 수 있고 결과의 예측이 확실한 정답같은 결정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의사 결정이든 불확실한 시대적 상황 속에 뛰어드는 모험이고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의사 결정을 선택 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화사에 다니고 있는 나에게도 의사 결정은 중요하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경쟁의 판을 바꾼 16가지 중대한 결정들'
'흥미로운 경영 사례로 배우는 잘 되는 기업의 의사결정 시뮬레이션'
이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부제목 같은 글들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짝 보여준다.
저자들의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다섯명의 저자들의 이력을 보니 기업 경영 실무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전형적인 기업 경영 케이스 스터디 학습서이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이론이나 스킬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기업의 의사 결정 사례들을 살펴보고 분석하면서 그 의사 결정에 대한 과정, 결과, 시사점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16개 중대 결정의 사례들은 모두 외국 기업의 사례들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케이스 분석과 해석에 우리나라 기업의 관점과 비교 설명이 포함되어 있고, 다소 오래된 과거의 사례들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의 해석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들이 말하는 이 책의 성격은 '전략적 의사 결정 연습을 위한 해설서'인데, 이 성격에 매우 충실하게 기술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언급된 케이스의 주인공 기업들은 많이 알려진 기업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었다.
저자들은 소비 관점에서는 익숙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선정해 사례에 신선함을 더하고자 했다고 한다.
널리 알려진 화려한 유명 기업들의 사례는 여러 매체에서 이미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의 경영 사례들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싱가포르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비즈니스 업종 분야에 대한 시야의 폭을 넓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정체성은 꾸준함에서 나온다.'
'성장에도 색깔이 있다.'
'경쟁은 기업을 강하게 만든다.'
'문화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체성, 성장, 경쟁, 문화'
기업 경영에 있어서 핵심 키워드들이다.
이 책은 각 기업들의 비즈니스 상황이 먼저 기술된 다음에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케이스 문제처럼 제시되고 그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과 결과 분석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들의 해석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케이스별 마지막 부분에는 '경영자의 생각노트'에 해당 고민에 대한 경영학적 이론이 요약되어 있어서 경영학 이론 학습에 도움이 되었다.
케이스 문제는 상황 / 이슈 / 고민으로 구분되어 기술되어 있다.
에너지 드링크 기업 레드불의 고민은 '안티 브랜드 전략을 유지해야 하나?'이다.
레드불 편을 읽으면서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어느 정도 학습할 수 있을 만큼 해당 업종에 대한 비즈니스가 잘 설명되어 있었다.
에너지 드링크 시장의 리더 레드불은 파티, 클럽, 바 등을 찾아가는 게릴라 마케팅을 하고 다른 기업에서는 관심이 없는 스카이 다이빙, 비보이, 모터크로스, 스케이드보드, 언더그라운드 뮤직 등의 이벤트에 스폰서로 참여하며 금기시되는 욕망을 자극하여 젊은이들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는 마케팅을 실시했다고 한다.
'레드불은 일상이 아닌 일탈의 순간을 함께 하며 고객들과의 친밀도를 강화하고 팬을 만든다. 그들이 일상의 공간에서는 레드불을 외면할까? 그렇지 않다. 사무실, 학교 등에서도 레드불로 에너지 충전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레드불이 주는 일탈의 이미지가 일상의 무게를 덜어주는 데 한몫하기 때문이다.(p.31)'
역발상적 사고가 기초가 된 안티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펼친 레드불의 전략과 경쟁 기업이 출현했을 때 기존 전략을 유지하기로 한 의사 결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 역 브랜드 : 모두가 동일한 핵심성공요인을 지향하며 관성적인 포지셔닝을 강화할 때, 이와 정 반대의 역 포지셔닝으로 성공을 거두는 브랜드 (예, 구글, 이케아)
* 일탈 브랜드 : 기존의 카테고리 경계를 허물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카테고리로 분류되기를 자처하여 익숨함 속에서 각성을 일으키는 브랜드 (예, TV프로그램 심슨가족)
* 안티 브랜드 : 긍정적 이미지로 포장하기보다 단점을 그대로 노출 혹은 강조하면서 호기심을 일으키는 브랜드. (예, 미니쿠퍼, 레드불)
싱가포르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가 가장 인상적이고 관심을 끌었다.
두 항공사의 내용이 아마도 내가 다니는 회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항공은 최초로 좌석 앞에 주문형 비디오 스크린을 설치한 항공사라고 한다.
싱가포르 항공은 2002년 후반부터 사스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동남아 및 중동의 여행 수요 급감, 싱가포르 항공이 제공하던 럭셔리 서비스의 타 항공사의 적용, 저가 항공사의 출현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싱가포르의 의사 결정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다.
'기존의 경쟁우위를 유지한다.(p.220)'
수익성 하락으로 고민하면서도 오히려 더 큰 투자를 감행하여 고객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만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유지하고,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고강도 훈련과 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높은 수익률 달성과 확고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지위 확보였다고 한다.
저자들은 만약에 싱가포르 항공이 차별화 전략이 아닌 저가 전략을 펼쳤다면 서비스질 저하, 고객 이탈,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을 거라고 말한다.
눈 앞의 이익이 아닌 핵심가치를 지키는 싱가포르 항공의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원가 우위, 차별화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복수의 전략 선택으로 중간에 어중간하게 고착된 상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단언했다고 한다.(p.230)
하지만, 저자들은 변화의 시대에 기업들은 혁신적 상품 창조와 동시에 가격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버드대 마이클 터시먼 교수의 양수겸장 전략을 언급하는데, 양손잡이 전략은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활용하는 오른손잡이 조직과 파괴적혁신의 기회를 탐색하는 왼손잡이 조직으로 이원화하는 전략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펀(Fun)경영과 직원 최우선 주의를 실시한 기업이다.
허브 캘러허 사장은 직원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직원들에게 널리 퍼지고 깊숙히 스며들게 하기 위해 솔선수범했다고 한다.
'직원들을아끼고 위하는 마음만으로 직원들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함께 지향해야 할 철학과 원칙, 사명이 있을 때 직원들의 행동이 자발적인 추진력을 갖는다.(p.257)'
싱가포르 항공 또는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의사 결정에 대한 성공 사례만 언급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사례도 나온다.
미국 학습용 완구 기업인 립프로그 편에서는 미취학 아동 교육 시장에서 성공하여 취학 아동 교육 시장으로 확장한 립프로그의 실패한 의사 결정의 사례가 나온다.
미취학 아동 시장과 취학 아동 시장이 근본부터 다른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립프로그의 사업 확장 전략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립프로그가 새로운 사업분야에 집중하는 사이에 기존의 사업도 위기를 맞게 되고 결국에는 취학 시장에 대한 사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교육 시장에는 상방 경직성이 존재한다.(p.58)'
메가스터디는 고등부 시장에서 성공한 후 중등부 시장에 진출하여 성공했지만, 웅진씽크빅과 대교는 초등 시장에서 성공하여 중등부 시장에 진출했지만 중등부 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립프로그, 웅진씽크빅, 대교는 상방 경직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여 도태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하곤 한다.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할 때 기업들의 판단력은 더욱 흐려진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너무 좁게 혹은 너무 광범위하게 해석함으로써 성장에 실패하거나 잘못된 사업 영역에 섣부르게 뛰어든다. 핵심역량을 정의할 때 헛다리를 짚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익숙한 본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무심코 놓쳐왔던 숨겨진 핵심 역량을 발굴하는 것 또한 다각화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p.64∼65)'
숨겨진 핵심 역량 발굴의 사례로 후지 필름의 콜라겐 화장품 사업 진출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브랜드 확장이란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의 한 방법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브랜드의 이름을 신제품의 이름에 확장하여 사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라인 확장은 동일한 제품군 내에서 확장하는 것이고, 카테고리 확장은 다른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것이다.(p.81)'
라인 확장의 예는 아이폰 시리즈이고, 카테고리 확장의 예는 만년필 회사인 몽블랑의 시계, 보석 사업 진출이라고 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지난해부터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사업 확장에 대한 의사 결정 부분이 매우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상방경직성이라는 해석을 보면서 내가 다니는 회사의 업종이 교육 사업은 아니지만 왠지 상방 경직성이라는 굴레에 갇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고, 핵심역량에 대한 분석과 정의가 미흡한 상태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우려의 생각이 들었다.
영화사 마블과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사례도 흥미로웠다.
마블의 어벤져스 사례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SM타운 콘선트를 비교하며 설명했다.
SM타운의 아이돌 스타 합동 공연은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면서 팬들에게 원래 응원하던 아티스티 외의 그룹에 대해 더 가깝게 알게 하고, 덜 알려진 아티스트를 대규모 팬 집합체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마케팅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p.96)
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디즈니랜드의 해외 투자를 설명하면서 합작투자(Joint Venture)와 라이선싱 체결에 대한 비교가 나온다.(p.147)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하는 방식은 해외에 직접 신규 법인을 만들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그린필드(Green Field)방식과 다른 기업의 자본력과 기술력을 합쳐 만드는 합작투자(Joint Venture) 방식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방식이다.(p.158)'
이 책에서는 그린필드 보다는 합작투자가 장점이 더 많다고 기술하고 있다.
판도라 라디오 편에서는 Freemium 모델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제품의 대부분을 마케팅을 위해 무료로 배포하고 조금 남은 부분을 판매하는 것이 Freemium이다. 고객은 원한다면 계속 무료 사용자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제한된 무료 서비스를 통해 유저를 끌어들인 후 부가기능을 유료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p.112, 119)'
글라소 스미스 클라인 편에서는 신약의 가격을 저개발국가에서는 낮출 것인가 아니면 시장 논리를 고수할 것인가라는 경제와 윤리 사이에서 균형잡기에 대한 의사 결정의 고민이 제시된다.
'선수환 구조가 지속가능함을 만든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투자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제약회사는 신뢰가 약이다. 존재의 이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제약회사가 건강해야 건강을 지킨다, 큰 파이보다 함께 만든 파이가 더 맛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명심해야 할 소제목들이 제시되고 그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었다.
마이클 포터 교수 등은 대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기부의 형태인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사회적 가치창출(Corporate Social Value)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고 한다.
CSR은 기업이 본업으로 수익을 창출하여 그것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후적인 개념이고, CSV는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P&G 편에서는 코피티션(Coopetition, competition+cooperation)과 카니발라이제인션(cannibalization) 용어가 나온다.
경쟁자들과 상호 보완하며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해서 포지티브섬 게임을 형성하고, 카테고리 형성 초기에는 코피티션을 통해 시장 성장을 꾀했다면 카테고리 인지도가 어느 정도 다져진 후에는 자기 잠식 없는 제품 라인 확장을 통해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링크드인 편에서는 시장점유율, 지갑점유율, 시간점유율이라는 용어가 나온다.(p.215)
시장점유율은 아주 익숙한 용어이고, 지갑점유율은 예전에 어느 글에서 본 후 매우 강렬한 느낌을 받은 용어였는데 이 책에서 시간점유율이라는 용어를 배우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나온 용어가 시간점유율인데, 소주 업체들이 타 소주 업체나 맥주 업체만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층이 술보다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추세가 확산됨에 따라 커피 전문점도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이 시간점율의 예라고 말한다.
고객이 가진 한정된 시간을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중요한 비즈니스 관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6개 기업의 실제 경영 사례들을 통해서 다양한 업종에서 발생하는 경영상의 고민과 그에 따른 의사 결정의 과정과 결과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단순히 외국 기업의 케이스 설명에만 그치지 않고, 저자들 나름대로의 해석이 더해져서 경영학적인 마인드를 향상시키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 책이었다.
책 마지막에는 참고문헌이 나열되어 있어서 이 책에 언급된 케이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