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트렌드시대가 온다 - 위기 뒤의 희망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박병화 옮김 / 북스토리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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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작가가 쓴 해외 번역본을 읽는 것은 국내 작가가 쓴 책과는 색다른 지식과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트렌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외국인 트렌드 전문 작가가 코로나19 펜데믹을 바라본 시각은 독특했다.

저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기자 출신의 트렌드 및 미래사회 연구가이다.

이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미래 사회를 예견하고 새로운 트렌드와 새로운 시대를 예상했다.

메타트렌드는 낡고 과숙한 큰 흐름으로서의 메가트렌드와 그에 대한 반(反)트렌드의 긴장에서 형성된 가능성의 공간을 나타낸다고 한다.(p.79)

역사의 선형성을 대변하는 메가트렌드와 반대로 메타트렌드는 다가오는 복잡성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고,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예상했다.

우리나라도 요즘 1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로 심각한 상태인데 외국은 어땠을까?

외국인 저자가 본 각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은 롤러코스터 같다고 표현했다.

이탈리아 : 초기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했음. 정치 체제를 뒤집는 개혁 국면에 접어듦

체코, 포르투칼, 폴란드 : 엄격한 조치에 합의를 보지 못해 끔찍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이후 감염자가 일관되게 감소

인도 : 처음에 대수롭지 않았는데 3차 유행 때 대혼란에 빠짐

오스트레일리아 : 코로나 문제가 거의 없었고, 면역력이 강하다고 생각해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않음

대만 : 방역 모범국이었는데 무(無)코로나 전략 1년 후 갑자기 대유행이 번짐

나라마다 상황과 대처방법이 달랐다. 이 책에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저자가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할 만한 상황들이었고,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명확한 정답을 제시한 국가는 없어 보였다.

코로나19는 새로운 위기였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를 모험으로서의 위기라 말하고, 그 안에 실망과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위기란 무엇일까? 위기는 네 단계가 있다고 한다.

1단계. 처음의 행복감 : 싸울 준비, 출발 준비!

2단계. 익숙해지는 단계 : 일상화의 정착

3단계. 피로와 비난 : 신경과민과 의미 상실

4단계. 귀환과 희망 : 새로운 표준의 출현

지금은 1단계를 거쳐서 3단계를 지나고 있고, 이제 곧 4단계가 올 것 같다.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레그노스(Regnose) : 미래로 이동해 현재를 돌아본다

프로그노스(Prognose) : 현재 시점으로 미래를 본다

이 책은 레그노스의 관점으로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을 바라보고 새로운 표준을 예견했다.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면 1300년대에는 페스트가 있었다.

아시아에서 건너와 유럽 대륙을 휩쓴 페스트는 주민 3분의 1 가량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페스트 이후에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페스트가 끝나면서 극심한 사회적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또한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기본 전제가 되었다고 한다.

위기 뒤에는 새로운 변화가 발생한 것이 역사적으로 설명이 되는 대목이었다.

페스트가 종식되고 르네상스가 열렸다는 것은 신기하고 놀라운 내용이었다.

영원한 위기도 없고, 영원한 절망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이다.

"막다른 궁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에서 열린다. 첫 번째 단계에서 사람들은 알려진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마침내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변화가 생긴다. 문제가 재구성된다.(p.37)"

위기가 오면 인간은 그것에 대응하고 적응하고 문제를 재구성해서 해결을 한다.

인간이 위기 상황에서 절망과 부정성에 대한 저항력으로 작용하는 다섯 가지 현상을 책에서 말해준다.(p.40)

1. 삶 자체에 감사하는 태도 증가 - 고마움의 재발견

2. 의미가 더 충만해진 인간관계 - 비생산적인 관계와 단호한 결별

3. 뭔가에서 "살아남을 때" 나타나는 개인적으로 강해진 느낌

4.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의식 - 새로운 삶의 목표와 가치 발견

5. 더 풍요로운 정신적 삶에 대한 강한 애착

위기의 시대에 인간은 더 건강하게 산다고 한다.

1929년 세계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평균 기대 수명은 57세에서 63세로 늘어났다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의 고독은 '결속 강화'로 보상받고,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수면을 취하고 가족 사이는 더 가까워지고, 빈번한 외출이나 과도한 이동 등의 스트레스 요인이 줄어든다고 한다.

재밌는 현상이며 예리한 해석이다.

에이즈의 역설도 새로운 시각이다.

에이즈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을 때 에이즈는 고상한 체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것이고, 관용의 측면에서 모든 진보를 파괴할 것이며, 동성애자의 환경은 더 악화되지 않으면 게토(강제로 격리한 일정한 거주구)로 변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것은 그 반대였다라고 말한다.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은 3,800만명이고,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은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에 오히려 에이즈가 더 끔찍한 재앙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해석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역사를 분석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낀다.

이 책은 트렌드를 경영학 입장에서의 시장 분석 중심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다.

사회학적인 입장에서 거시적으로 트렌드를 해석하는 책이다.

상당히 심오한 책이고, 매우 학술적인 분석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포모(FOMO)와 포보((FOBO) 현상이 있다.

포모 : 뭔가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내가 없는 곳에서 항상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생각

포보 : 더 나은 선택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이 책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보았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고,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의 낡은 생각이나 감정과 결별함으로써 자신에게 충실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p.73)

요즘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체념이 연상되는데 이것도 체념이라고 해야할까?

정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의견이다 : 의견은 궁긍적으로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하는 인간이 자아를 배출하는 소음이다.

아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확하게 말하면 의지한다는 말은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변할 때 이 세상에서 우리를 이끌어주고 지탱해주는 것은 상호 연결성과 인간관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사회적 변화에 대한 해석은 색달랐다.

이 책이 말하는 해석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화의 감속화 경험이다.

코로나19 전에 전 세계 학교는 급속한 전면적 디지털화를 외쳤지만, 팬데믹 중에서 학교의 디지털화가 교육의 순수한 본질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JIM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가 학생 59%가 가정 학습의 최대 장애물로 동기 부족을 꼽았고, IT시설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학생은 6%에 불과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에서도 상반된 시각을 만들었다.

중간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재택 근무에서 사무실로 복귀하려고 하지 않는 직원이 많았다고 한다.

동시에 수년 간 노동 이동과 노동 유연성을 설파하던 기업들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코로나를 겪은 회사원들은 이제 출근 의무가 따르는 종일 근무 일자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장점을 충분히 느낀 결과이다.

디지털 다이어트라는 말도 나왔다.

디지털이 만능이 아니라 이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이 외에도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는데, 인구 증감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출산율은 빈국을 포함해 이미 오래전부터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고 있다. 수년간 미래비관론의 유령처럼 따라다니던 인구폭발은 오늘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p.12)"

매우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었다.

인간에게 위기는 반복되고 그 위기는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도 곧 종식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 사회와 문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이 책에서 예상하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저자의 해석이 틀릴 수도 있고 저자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세상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여러 의견과 해석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시 천천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 메타트렌드 시대가 온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북스토리지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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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좋은 이유 - 도덕성의 근원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 지음, 김태훈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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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과 도덕성을 강조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수 년전에 읽었던 'H 팩터의 심리학'이 정직을 테마로 쓴 심리학 책이었고, 최근에 읽은 '리더는 매일 평균대에 선다'는 좋은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쓰여진 리더에 관한 책이다. 

회사에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정직한 사람도 있고, 거짓말이 능수능란한 사람도 있다. 

나쁜 사람과 거짓말쟁이들은 회사에게도 동료에게도 상당한 아니 엄청난 민폐를 준다. 

도덕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도덕성은 필수적인 덕목이라 생각한다. 

도덕이란 무엇일까?

정직과 좋은사람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런 호기심이 생겼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그런 호기심때문이었다. 

도덕에 대한 나의 관심과 호기심은 '선이 좋은 이유'라는 책 제목에 자연스럽게 끌리도록 유도했다. 


'선이 좋은 이유'는 '도덕성의 근원'이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이 책은 영국의 동물학자, 윤리학자, 심리학자인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가 2002년에 쓴 책이다. 

이 책을 공주교대 윤리교육과 김태훈 교수께서 옮기셨다. 

역자는 도덕성이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인가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궁금히 생각하며 선행연구를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고, 이 책이 역자가 가진 도덕성에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이 책의 맨처음에 쓴 문장에 주목했다.

"선과 악 혹은 옳음과 그름을 구별하는 일이 항상 쉬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그것들의 차이점을 많이 알게 되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그렇게 선명하게 인식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갈등하는 '당위' 가운데 어떤 하나를 결정해야 하고, 의무를 추상적인 가치와 견주어 보아야 하며, 서로 상치하는 권리를 비교해서 평가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구분해야 하는 혹은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가 던지는 질문과 이 책이 주려는 답안이 잘 드러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인생을 살면서 자주 느끼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매우매우 학술적인 책이다.

깨알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무려 336페이지에 걸쳐서 도덕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1부에서는 배경지식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도덕성의 근원과 관련한 논거를 제시되고, 3부에서는 도덕률에 대한 실제적 및 이론적 논점을 다루고 있다. 

교양서적이라기 보다는 학술서적에 가까운 책이다. 학술 연구서적이다.

도덕성을 전공 공부만큼 깊이있게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을 펼치고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에게는 매우 어렵게 느껴진 책이다.

술술 읽으면서 도덕성의 기원, 개념, 가치를 배우려 했던 나의 예상은 오판이었다. 

책 1부에서는 접근 방식의 개요를 밝히는 2장과 도덕성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논점인 자기체계의 개념을 다루는 5장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저자의 전공이 동물학, 윤리학, 심리학이었던 것이 반영되듯이 도덕성을 이야기하는데 자연과학이 거론된다.

도덕성을 이야기하면서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며, 도덕성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해석을 한다. 

어려운 내용의 책이지만, 다행히 각 챕터 마지막에 요약 페이지가 있다. 

학술적으로 기술된 심오한 내용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요약 내용을 통해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지식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도덕성이 내면화된 기준과 자기 자신이 의도하거나 실제로 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서로 비교하는 일을 포함한다.(P.75)"

사람은 양심을 활용하여 자기가 한 행동을 내면화된 도덕 계율과 비교함으로써 도덕적이라고 평가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도덕 계율이 자기 자신에게 내면화되어 있어야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성향에 따라 확실히 다른 인식을 한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 해석은 성향에 따라 다르다.

개인주의적 지향(개별적 지향)을 보이는 사람은 약속을 자율적인 사람 사이의 계약으로 보면서 개인적 속성으로서 신뢰성을 언급하고, 집단주의적 지향(연계적 지향)을 보이는 사람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신뢰를 깨는 것은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성향, 자기체계, 인격체, 문화적 측면의 차이에 따라 도덕률에 대한 내면화 정도와 도덕적 행동의 수준이 다르다.

이 책은 도덕성이 개인에게서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찾아가는 책이다. 

2부에서는 도덕성의 근원을 본격적으로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개인의 도덕성 발달에 부모와의 관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형제자매 그리고 동등한 지위에 있는 또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시 환경이 중요한 것이다.

어쩌면 도덕성은 후천적인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자녀의 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학적인 원리가 반영되었다.

저자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전공이 반영된 모습들이었다. 

생물학적 입장의 해석은 친족과의 관계, 비친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책 전반에서 도덕성을 설명할 때 반영된다. 

지위, 권리, 젠더, 사회체계, 종교체계 입장에서 도덕성의 근원을 설명한다. 

도덕이라는 개념은 일생동안 함께 가는 동반자같은 존재이기에 익숙하지만, 이를 학술적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읽다보면 고객이 끄덕여지면서도 머리 속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도덕은 어쩌면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대학의 윤리학 수업을 듣는 것 같다.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려 애쓰며 읽다보면 조만간 과제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덕 원리가 절대적이고 다른 원리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p.268)"

도덕성이 갈등 상황에 놓이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한 해석과 결론은 양면적이다. 

도덕성이 절대적 해석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라 생각된다. 

책 마지막에는 결론이라는 챕터가 있다. 

도덕성의 해석에 과학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 점은 책 전반에 걸쳐서 반영되어 있다. 

책에서 다루어진 모델들은 현실을 단순화한 것이다. 

도덕계율은 개인들의 자아개념에 내면화된다. 

그리고 개인의 내부에 동화된 도덕 계율은 가정에서 가족 간에 그리고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되고 변화하며 발달하고 진화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결론은 무엇일까?

도덕성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고,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그 해석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하나?

그리고, 시대와 환경에 따른 변화도 인정해야 하나?

도덕성이 탄력적인가?

시대와 환경에 따른 도덕성을 해석하는데는 자연과학적인 연구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연구에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의 연장이라 생각된다.

도덕성에는 다양성과 변동성이 있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도덕성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도덕적 딜레마에 놓이는 상황을 야기할 것이다. 

오랜만에 참 어려운 사회과학 책을 읽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내용의 절반도 이해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인 '선이 좋은 이유'를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솔직히 사실이다.

도덕성이 무엇인지 학술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줄 것 같다.

교양 수준으로 익히려는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책이다. 

도덕... 역시 쉽지 않은 주제이고, 어려운 주제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 선이 좋은 이유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글로벌콘텐츠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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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30분 회계 - 투자 유치를 위한 명쾌한 재무제표 만들기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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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는 어렵다.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할 때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이 회계였다.

회계 과목 수강을 힘겹게 하고, 시험은 중요부분 위주로 암기해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나의 회계에 대한 지식은 미약하다.

지금 회사에서 내 업무가 회계와 큰 관련은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많아지고 또 그 호기심을 지식으로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기에 회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스타트업과 같은 중소기업 입장의 회계가 궁금했는데 적합한 책을 찾았다.

이 책은 스타트업 기업에 특화한 회계책이다.

책 제목에 '30분'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처럼 회계 초보자가 빠르게 쉽게 회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회계사로서 수많은 기업의 회계감사 경험이 있으면서 특히 창업자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스타트업 경영자에게 필요한 회계지식을 전달하고, 주요 회계 이슈들을 알려주기 위해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주요 회계 이슈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스타트업 회계는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스타트업은 스타트를 했으니 이제 스케일업을 해야하고, 스타트업 창업자는 회계 기본은 알아야 하기에 이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스케일업이 된 다음에는 회계 전문가 또는 CFO를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다.

그래도 창업자(회사대표)는 어느 정도 회계를 알아야 하고, 계속 관심을 갖어야 한다.

책 1부에서는 사례로 배우는 주요 회계 이슈 30가지가 나오고, 책 2부에서는 꼭 알아야 할 회계 개념 12가지가 나온다. 

첫번째 주제는 '재무제표를 좋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이다. 

가상의 사례가 나오고, 이에 대한 해석이 나온다. 

자산과 수익은 크게, 비용과 부채를 작게하는 것이 재무제표를 잘 보이게 만드는 것인데, 이를 부정한 방법으로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결국에 진실한 재무제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산은 곧 비용이다. 시간 흐름에 따른 자산의 가치는 감소한다. 재무제표에서 자산으로 표시된 항목 중 비용으로 반영해야 할 것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p.19)"

두번째 주제는 매출채권이었다.

마찬가지로 가상의 사례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설명한다.

재무제표에 매출채권 20억원이 기재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이 중 10억원이 장기 미회수채권이라는 것이다.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채권은 재무제표에 비용으로 잡아야한다.

매출채권 관리를 위해서 '매출채권 월령표'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매출채권이 발생한 후 경과한 시간과 잔액, 회수기일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스타트업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회계이슈 30가지를 가상의 사례를 들어서 공인회계사 입장에서 해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해외투자금(투자자산), 회사의 주식투자(다른 회사의 지분 보유), 폭탄이 될 수 있는 선급금과 대여금, 매출채권과 유동성, 종속기업투자주식(대출금보증, 담보 제공), 재고자산으로 이익 부풀리기, 개발비(무형자산), 영업권(무형자산), 기업가치평가, 가지급금, 법인의 역할, 차입금, 매출 인식, 수익 인식, 누락된 부채, 보이지 않는 부채(충당부채, 우발부채), 차입금 유동성, 상환전환우선주, 가수금, 증여세,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 현금, 초기기업 가치평가, 이익을 줄이는 역분식, 상장(금융감독원 지정감사)이 주제로 언급되었다. 

수많은 기업의 회계감사를 진행한 회계사인 저자는 이슈를 설명하면서 해당 사례에 대한 감사의견(의견거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석과 대응법을 알려준다.

사례를 읽다보니 의견거절을 받은 사례들이 많이 등장했다.

스타트업 회사는 신생기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영과 회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에 창업 초반에 회계적 실수를 야기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가 이러한 점을 주목하여 '의견거절'을 많이 언급한 것 같다. 

스타트업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때문에 개발비에 대한 회계처리가 중요할 것 같다.

개발비용을 자산으로 분류하려면 '개발비 자산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어야 하고, 개발 활동으로 매출 발생이 예상되어야 하고, 개발 비용을 합리적으로 집계할 수 있어야 한다.(p.78)

자산으로 분류된 개발비는 언젠가는 비용이 되어야 하고, 개발 완료 후 매출 발생 기간 동안에는 개발비상각을 통해 비용으로 반영된다. 

영업권을 설명하면서 옐로모바일 사례가 나왔다.

옐로모바일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이 된 회사이고, 나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 

"자산이었던 영업권이 어느 순간 순손실로 돌변하면서 기업 재무구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p.95)"

옐로모바일은 계열사를 늘리기 위한 회사 인수합병시에 실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매도자가 가져온 실사보고서의 내용을 해독할 능력이 없었다고 한다. 제대로 된 기업 인수합병이 안된 것이다.

결국 옐로모바일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회계에 폭탄이 될 수 있는 항목은 참 많았다.

재고자산이 그랬고, 영업권이 그랬고, 가지급금도 폭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회계에서 폭탄은 비용이며, 비용 폭탄이 터지면 이익이 감소하고 손실이 증가한다.

회사 대표가 회사 돈을 자신의 돈처럼 사용한 가지급금은 올바르게 회계처리가 되지 않으면 폭탄이 될 수 있다.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재무현황을 살펴볼 때 주요 검토사항은 순자산가액이라고 한다.

순자산가액은 '자산 - 부채' 즉, 자본이다.

자산이 과다하게 평가되었는지, 부채가 과소하게 평가되었는지를 파악해서 순자산가액이 적정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기업이 부채에 항목을 누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상의 사례에서는 퇴직급여충당금과 미지급비용(미지급급여)을 누락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p.140)

부채를 누락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 경영자와 회계 담당자가 회계기본과 발생주의 회계 개념을 숙지해야 한다.

2. 회사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채 누락 항목을 결산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작성해 결산 시마다 확인한다.

3.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성을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책에 언급된 가상의 사례에서 회계감사를 처음 받는 기업의 사례가 많았다.

이런 사례들이 이 책이 스타트업에 집중한 회계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의 목표는 상장(IPO)이다.

30가지의 회계이슈 중 마지막 이슈는 '상장을 위해 넘어야 할 관문 - 금감원 지정감사'이다. 

"기업회계기준은 비상장기업에 적용되는 일반기업회계기준과 상장기업이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국제회계기준이 있는데 상장을 진행하려는 비상장기업은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해야 하기에 기업회계기준을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해서 재무제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p.201)"

가상의 사례에서 기업이 재무제표 작성을 외부업체에 완전 의존할 경우에 시간이 흐르면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부에 회계담당자가 없으면 재무제표 작성에 필요한 기초자료가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을 것이고, 외부업체의 해당 업무 담당자가 여러 번 변경될 경우에 과거 거래 발생 내역을 파악하기 힘든 항목들이 다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장부를 외부에 맡길 경우에 '그들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경영자 스스로가 먼저 챙기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무회계사무소의 직원 변동이 빈번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대응을 해야하고, 요청을 할 대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해서 좋은 서비스를 받으라는 것이다. 

IPO를 위해서는 회계관리가 중요하다. 

이 책의 2/3는 30가지 회계 이슈에 대한 내용이다.

나머지 1/2 정도는 회계 개념 12가지이다.

회계 개념 12가지를 먼저 읽고 이슈를 읽어보는 순서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책 한 권으로 회계를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스타트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회계 이슈 전반을 훑어보는 의미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창업한 창업자, 스타트업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하는 담당자, 스타트업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회계담당자에게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회계 이슈 지식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사례와 해석이 잘 구성된 책이다. 

※ 스타트업 30분 회계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라온북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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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 자본시장과 투자의 미래, 사모펀드 이야기
최우석.조세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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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돈을 누가 움직이는가?

바로 사모펀드이다.

이 책은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최우석 팀장이며, 국내 M&A 시장에서 딜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저자가 기업 M&A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공동 저자인 조세훈 기자는 '더벨' 금융부에 은행,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을 취재하고 있다.

'사모펀드'라는 단어를 TV와 신문에서 자주 보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사모펀드가 무엇인지를 더 세밀하게 알게 되었다.

사모펀드는 영문으로는 PEF(Private Equity Fund)이며, 소수의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자금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공모펀드가 불특정다수의 투자자 50인 이상이 모여서 만든 것인데 비해서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 100인 이하(일반은 49인 이하)가 만든 것이다.

펀드는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을 자산운용 회사가 주식 및 채권 등에 투자한 후 그 결과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주는 간접 상품이다.

펀드와 사모펀드의 개념을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정리했다.

이 책은 사모펀드의 역사, 현황, 기업 인수 및 매각 사례, 투자 성공 사례, 투자 실패 사례 등을 다루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회사에 대한 안과 밖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사모펀드 수는 889곳이며, 출자 약정액은 100조원 규모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019년에 79개 계열사를 보유했고, 자산이 6조원이 넘어 준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사모펀드도 많았고, 사모펀드가 관여한 회사도 엄청나게 많았다.

책에서 IMM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어피너스에쿼티파트너스, KKR, 제이앤PE, JKL파트너스, 케이엘파트너스,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 등의 사모펀드 운용사의 기업 투자 사례들이 언급되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진행한 M&A 회사 중에는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회사들도 많았다.

홈플러스, 롯데카드, 버거킹, 맘스터치, 아웃백, 투썸플레이스, ADT캡스, 한국콜마(제약사업부문), 잡코리아, 노비타, 동양매직(SK매직) 이 사모펀드의 손을 거쳤다.

사모펀드는 유동성이 부족한 자본(회사)이 생존의 몸부림을 칠 때 풍부한 실탄을 무기로 저가에 회사를 인수해 키워서 다시 매각하여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M&A 시장의 큰 손이 되었다.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사는 진로, 제일은행, 한미은행, 외환은행, OB맥주 등에 투자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 수익은 천문학적 수익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의 기업 M&A 성공 사례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지금의 대세이고, 기업은 이제 사모펀드를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기업은 사모펀드를 투자 파트너로 인정하고, 위험부담을 나눌 조력자로서의 가치를 두고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한다.

SK그룹의 경우 투자운용사 인사들을 영입하고, 사모펀드와 공동 투자하는 방식을 구축했다고 한다.

책 2장에서는 사모펀드와 함께 성공한 기업들로 맘스터치, OB맥주, 하림, IS동서, 한국콜마, 쿠팡, 잡코리아, 공차가 나온다.

기업들이 사모펀드를 어떻게 이용했고,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한 기업을 어떻게 키워서 다시 매각을 하여 수익을 창출했는지를 알려준다.

자본시장에서 출자기관을 LP(Limited Partner)라고 부르며 그 기관에 속해 투자와 심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통상 LP라고 부른다고 한다.(p.137)

새로운 산업과 기업을 접하고 국내외에 소재한 회사에 방문해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들과 마주하며 회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제조공정을 살펴볼 수 있는 직업이 기관투자자이고, 이 업무를 LP가 담당한다.

책에서는 LP들의 역할을 다루고 있는데, 사람 관점 보다는 회사 관점으로 다루고 있어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회사로서의 일을 주로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들은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어떤 사람들이 채용되어 어떻게 일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충분히 보지는 못했다.

나는 경영자가 아닌 회사원 입장이기 때문에 사모펀드 취업과 근로에 대한 호기심이 더 강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해서는 지식 수준을 높일 수 있었고, 사모펀드가 요즘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제목은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보다는 '100조를 움직이는 큰 손, 사모펀드'라고 하는게 더 적합한 것 같다.

사모펀드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일관되게 기술되어 있는 책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책 마지막에는 어떤 산업에 투자해야 하는가를 짚어준다.

이것은 사모펀드든 개인이든 관심있게 봐야할 부분이다.

기술의 발전과 자본의 세력 확장으로 시장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신산업이 각광받고 성장하고 있고, 전통기업은 사업이 재편되고 있다고 한다.

미래 가치를 미리 파악하고 그 미래 가치의 선두에 있는 잠재 기업을 발굴하여 투자하는 것이 바로 사모펀드이다.

미래 유망한 분야로는 2차전지, ESG, 바이오가 키워드로 제시되었다.

국내 기업은 사모펀드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책에서는 이렇게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1. 함께 인수하라

2. 함께 키워라

3. 위기를 공유하라

'함께'와 '공유'가 키워드이고 핵심은 역시 협업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면서 투자의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사모펀드가 더 막강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니 투자에 있어서도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모펀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보지는 못한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역사, 현황, 사례, 실적을 볼 수 있는 점은 유익했다.

사모펀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사모펀드를 이용할 관심이 있는 회사의 경영진, 사업기획 임직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국내 사모펀드가 800개가 넘는다는데 엄청난 숫자이다.

과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다.

※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흐름출판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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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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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몇 년전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이 확 줄었다. 

촛불혁명을 거쳐서 자칭 진보정권이 들어선 후 정말 많은 기대를 했지만, 그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정권이 진보정권으로 바뀌었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내 삶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서 보는 사회의 모습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고, 부의 편중도 심해지고, 기득권은 더 부유해지고, 자칭 진보주의자라고 말하던 사람들의 진짜 실상을 보면서 많은 실망감을 느꼈다. 

진보정치인들의 삶도 사는 곳도 생활수준도 서민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서민이 아니라 부자였고, 그들에게 진보는 그냥 직업이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한국에 살고 있기에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무조건반사적인 반응인 것 같다.

연일 TV 뉴스에서 대통령 선거 운동을 보도하고 있기에 볼 수 밖에 없고, 또한 여러 이슈에 흥미가 가는 건 사실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이제는 혼동스럽다.

도대체 후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지금 정권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러다가 강준만 교수의 신간 서적을 읽게 되었다.

아마도 내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읽었다. 


일단 좀비란 무엇인가?

좀비 : 서아프리카 지역의 부두교에서 뱀처럼 생긴 신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게 됨

좀비정치 : 표창원 소장이 말하길 우리편은 선, 상대방은 악으로 규정하고, 다름은 틀림으로 인식, 사실 관계 확인이나 맥락, 입장 등은 무시한 채 상대방 혹은 의견이 다른 이를 무조건 공격하고 물어뜯는 정치라고 한다.

이 책은 표창원 소장의 좀비정치 개념을 따르고 제목으로 붙였다.

또한 표창원 소장은 극단적, 일방적으로 자기편에 유리한 선동을 하며 금전적 이익을 챙기는 언론이나 유튜버를 정치군수업자라고 칭했는데, 강준만 교수는 이에 대해서는 매우 적합한 표현이라고 했다. 

한국 정치권에서 좀비란 그런 것이고, 지금은 좀비정치가 만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재명,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 문재인, 유시민, 정청래, 김원웅, 박노자, 조은산, 진중건, 김동연, 김훈, 윤희숙, 박용진, 허경영, 김의겸, 권경애, 김수현 등이 등장한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몰랐던 대한민국의 정치와 정책 실상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막연히 생각하고 의심했던 내용들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문재인 정권의 실체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책에서 다루어진 몇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후기를 남겨본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글을 보았다.

이재명 후보는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고, 깡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재난지원금 입장 변경 등을 언급하면서 변신의 귀재이고, 돈 뿌리는 공약을 쏟아내는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가난 마케팅... 출신이 비천하지만 성공한 인생을 정치에 그렇게 활용했다.

가난을 스펙으로 활용한느 것은 취약 계층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개천에서 난 용이었던 역대 대통령들이 어땠는가?

그들의 대부분은 개천을 배신했고, 지방 소멸만 가속화했다고 말한다. 

강준만 교수는 가난 마케팅이 아니라 빈곤층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각자도생의 관성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각자도생의 관성에 균열을... 

지금 한국사회에는 이것이 진정 필요한 것 같다.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산재를 볼 때도, 코로나19로 인한 서민의 고통을 볼 때도, 중소기업에 다니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주 드는 생각이다.

이 책을 조금만 읽어도 마음 속이 시원해지면서도 답답해지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 

강준만 교수가 말하는 사이다발언은 시원함을 주지만, 또 그 속에 담겨진 정치의 실체를 보게 되면 답답함이 생겨난다. 

"한국은 여전히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사회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지옥의 전 세계적인 성공은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인 동시에 부끄럽게 생각할 일이다. 드라마가 탁월한 예술적 감각으로 사회 현실을 포착하고 고발한 문화적 역량은 자랑이지만, 그 사회 현실이 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공의 결과라는 점은 수치이다.(p.62)"

겉으로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자랑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후진국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느껴지는 문장이다.

책에서는 인물에 대해서 다소 강하게 평가하고 적나라하게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지 못한 내용들을 볼 때면 매우 놀랍기도 하고, 저런 해석이 있다는 것에 새삼 다시 그 인물을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다보니 흥미로운 내용들이 페이지마다 계속 나온다. 

윤석열 후보를 말하면서 법조계 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장단점이 등장한다.

사법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오직 공부를 향해 진격해온 법조인들에게는 '좁게 집중적으로 보기'라는 성향이 있을 가능성과 위험이 있으며, 단호함과 성실함을 탑재한 법조인들이 무언가에 대해 확고한 기준을 갖는다는 것이 어쩌면 어떤 비극으로도 이어질 있다고 17년차 정명원 검사가 말한 내용을 인용해서 실었다.

이 책은 강준만 교수의 의견뿐만 아니라 다른 저자의 책, 언론기사, 정치인의 발언 등이 언급되어 있다.

아마도 엄선해서 언급한 문헌들이니 강준만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비슷할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홍기빈 정치경제학자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주4일제와 정규직 중심주의'라는 칼럼을 꼭 읽어볼 것을 추천했다.

그 칼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52시간 노동도, 최저임금도, 작업장 안전도 일률적으로 감시와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작업장이 허다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주4일제에 대한 혜택이 이러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제대로 갈 리가 없다. 불안정 노동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는 완전히 무의미하고 오히려 삶의 불편과 상대적 박탈감만 늘어날 것이다. 결국 은행, 관공서, 대기업, 대학교, 학교 등 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엄청난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돌아가는 혜택이 극히 불균등하거나 전혀 없거나 오히려 벼락거지가 되는 허탈함만 나타날 것이다.(p.88)"

우리나라 현실을 제대로 본 학자의 매우 정확한 해석이다.

강준만 교수는 진보진영이 말하는 주4일제 제안이 우리나라 현실을 도외시한 선진국 따라하기 정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칼럼이라고 말한다. 꼭 읽어보라고 했다.

"이대로 좋은가? 좋지 않다! 더 낮은 곳을 바로보아야 한다. 진짜 도덕이 필요한 곳은 바로 이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말하는 챕터의 제목은 '문재인의 오만과 비극'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매우 통렬하게 비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한 얼굴에 드리워져 있는 그늘... 책임 회피혁 성격... 굳은 침묵... 같은 편에게는 한없이 선한 의도로 대하고... 반대편에게는 무관심...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 선악 이분법... 노무현정권 검찰 개혁의 실패의 가장 큰 책임자... 두 개로 쪼개진 나라... 침묵 또 침묵... 대단한 고집... 두루뭉술 화법... 녹음기가 필요한 사람... 매우 꼼꼼한 성격에 강한 책임감... 주변의 반대가 많으면 쉽게 자기 뜻을 꺾는 스타일... 무섭다... 무서운 동시에 우습다... 청와대정부를 만들어 공무원의 복종 의무 강조... 통계 조작... 권력에 춤추는 통계... 윗선 말을 잘 듣지 않은 황수경 통계청장의 경질... 내로남불... 선거만 다가오면 큰 절을 해가면서 과잉 반성...

문재인 정권에 대한 내용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인용한 것도 있고 강준만 교수가 말하는 내용도 함께 기술되어 있다. 

나로서는 이렇게 적나라한 내용에 놀라고 놀랄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그런 사람이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은 배경과 해석이 있음이 놀랍다. 

최근에 있었던 박근혜 사면에 한명숙 전 총리를 끼워 넣기 위한 타이밍이라는 해석이 있고, 이명박 사면이 없었던 이유는 문재인 최측근 김경수 전 지사 사면을 끼워 넣기 위해 남겨둔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고 한다. 

정치는 보이는대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것이 느껴진다.

정치공학적인 술수가 다 담겨져 있나보다.

정치와 정치인을 비판하고 지금의 실상을 알려주는 내용이 많지만, 어떤 인물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내용도 있다. 

박용진 의원의 모습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정치인이라고 칭찬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말이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반응을 가져올지 이미 예측하고 움직인다. 자극적인 뉴스를 찾는 언론에 자극적인 소재를 제공하는 정치인이 상호 의존적으로 정치 혐오를 양산하는 모양새이다. 각 정당의 지도부 회의는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짜증을 증폭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다. 당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거나 미래를 준비할 계획을 이야기하지 않고 오늘 하루 뉴스거리로 소비될 혐오와 조롱, 자극의 잔치만 벌어진다. 장기 투자를 통해서 사업을 키우고 부를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단타 매매에만 집중하다 본전까지 까먹는 손해 막심의 정치가 굳어져버렸다.(p.233, 박용진의원의 말)"

권경애 변호사를 긍정적인 평가로 언급했다.

진실과 정의가 우선이다... 압박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았다... 소금 역할을 하는 사람...

"2019년 겨울, 나는 이 정권을 포기했다. 힘겨웠던 건 변절자라는 돌팔매질이 아니었다. 살아온 삶의 모든 정당성과 기반이 부정하당하고 허물어지는 기분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p.262, 권경애 변호사의 말)"

정치도 정책도 임명도 선거도 통계도 모두 그들만의 전략이 있었고, 내가 알지못한 세계가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했다. 

학자이면서 교수이신 강준만 교수가 여러 자료들을 모으고 또한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여 집필한 책이니 이 책에서 말하는 글들에는 상당한 진정성과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니 많이 놀라게 되었고 마음이 씁쓸해지기까지 한다.

촛불혁명의 결과가 과연 이런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촛불혁명이 좀비정치로 이어졌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하다는 생각이다. 

책 마지막에는 언급되거나 인용된 책, 언론기사에 대한 상세한 출처가 표시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이 강준만 교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 마지막에 강준만 교수가 전하는 메세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책 뒷 표지에 있는 글이 메세지인 것 같다.

"한국의 정치는 소통을 거부하면서 상대방을 물어뜯으려고 하는 좀비정치다. 좀비는 머리가 텅텅 비어 생각 자체를 못하고 움직이기만 하는 존재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을 물어뜯어 자신처럼 만들려는 본능을 발휘할 때는 전혀 무기력하지 않다. 놀라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날렵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상대편을 무조건 악마로 규정한다. 이런 극단의 네거티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순수성이라는 도덕적 면허를 앞세워 정치적 반대파에게 법과 윤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호전적인 공격을 보인다. 이들은 정치적 신념을 종교화한 사람들이기에 정치에 적극 참여한다. 이들에게는 증거가 필수다. 반대편에 대한 증오 없이는 신도들을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편가르기는 이권 쟁탈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편 가르기에는 진영 논리가 따라 붙는다. 이런 강성 지지층의 저주는 정치를 반정치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어쩌면 이 모든 게 승자 독식의 정치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언을 향해서 나아가는 마지막 길목을 장식하는 거대 이벤트일 수도 있다.(강준만)"

문재인 정권과 20대 대통령 선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정치에 관심이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그리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떻게 해야 좀비정치를 벗어나는지를 잘 알려주는 책이다.

※ 좀비정치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인물과사상사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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