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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좋은 이유 - 도덕성의 근원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 지음, 김태훈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1월
평점 :
정직과 도덕성을 강조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수 년전에 읽었던 'H 팩터의 심리학'이 정직을 테마로 쓴 심리학 책이었고, 최근에 읽은 '리더는 매일 평균대에 선다'는 좋은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쓰여진 리더에 관한 책이다.
회사에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정직한 사람도 있고, 거짓말이 능수능란한 사람도 있다.
나쁜 사람과 거짓말쟁이들은 회사에게도 동료에게도 상당한 아니 엄청난 민폐를 준다.
도덕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도덕성은 필수적인 덕목이라 생각한다.
도덕이란 무엇일까?
정직과 좋은사람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런 호기심이 생겼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그런 호기심때문이었다.
도덕에 대한 나의 관심과 호기심은 '선이 좋은 이유'라는 책 제목에 자연스럽게 끌리도록 유도했다.
'선이 좋은 이유'는 '도덕성의 근원'이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이 책은 영국의 동물학자, 윤리학자, 심리학자인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가 2002년에 쓴 책이다.
이 책을 공주교대 윤리교육과 김태훈 교수께서 옮기셨다.
역자는 도덕성이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인가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궁금히 생각하며 선행연구를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고, 이 책이 역자가 가진 도덕성에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이 책의 맨처음에 쓴 문장에 주목했다.
"선과 악 혹은 옳음과 그름을 구별하는 일이 항상 쉬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그것들의 차이점을 많이 알게 되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그렇게 선명하게 인식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갈등하는 '당위' 가운데 어떤 하나를 결정해야 하고, 의무를 추상적인 가치와 견주어 보아야 하며, 서로 상치하는 권리를 비교해서 평가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구분해야 하는 혹은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가 던지는 질문과 이 책이 주려는 답안이 잘 드러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인생을 살면서 자주 느끼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매우매우 학술적인 책이다.
깨알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무려 336페이지에 걸쳐서 도덕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1부에서는 배경지식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도덕성의 근원과 관련한 논거를 제시되고, 3부에서는 도덕률에 대한 실제적 및 이론적 논점을 다루고 있다.
교양서적이라기 보다는 학술서적에 가까운 책이다. 학술 연구서적이다.
도덕성을 전공 공부만큼 깊이있게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을 펼치고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에게는 매우 어렵게 느껴진 책이다.
술술 읽으면서 도덕성의 기원, 개념, 가치를 배우려 했던 나의 예상은 오판이었다.
책 1부에서는 접근 방식의 개요를 밝히는 2장과 도덕성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논점인 자기체계의 개념을 다루는 5장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저자의 전공이 동물학, 윤리학, 심리학이었던 것이 반영되듯이 도덕성을 이야기하는데 자연과학이 거론된다.
도덕성을 이야기하면서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며, 도덕성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해석을 한다.
어려운 내용의 책이지만, 다행히 각 챕터 마지막에 요약 페이지가 있다.
학술적으로 기술된 심오한 내용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요약 내용을 통해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지식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도덕성이 내면화된 기준과 자기 자신이 의도하거나 실제로 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서로 비교하는 일을 포함한다.(P.75)"
사람은 양심을 활용하여 자기가 한 행동을 내면화된 도덕 계율과 비교함으로써 도덕적이라고 평가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도덕 계율이 자기 자신에게 내면화되어 있어야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성향에 따라 확실히 다른 인식을 한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 해석은 성향에 따라 다르다.
개인주의적 지향(개별적 지향)을 보이는 사람은 약속을 자율적인 사람 사이의 계약으로 보면서 개인적 속성으로서 신뢰성을 언급하고, 집단주의적 지향(연계적 지향)을 보이는 사람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신뢰를 깨는 것은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성향, 자기체계, 인격체, 문화적 측면의 차이에 따라 도덕률에 대한 내면화 정도와 도덕적 행동의 수준이 다르다.
이 책은 도덕성이 개인에게서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찾아가는 책이다.
2부에서는 도덕성의 근원을 본격적으로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개인의 도덕성 발달에 부모와의 관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형제자매 그리고 동등한 지위에 있는 또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시 환경이 중요한 것이다.
어쩌면 도덕성은 후천적인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자녀의 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학적인 원리가 반영되었다.
저자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전공이 반영된 모습들이었다.
생물학적 입장의 해석은 친족과의 관계, 비친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책 전반에서 도덕성을 설명할 때 반영된다.
지위, 권리, 젠더, 사회체계, 종교체계 입장에서 도덕성의 근원을 설명한다.
도덕이라는 개념은 일생동안 함께 가는 동반자같은 존재이기에 익숙하지만, 이를 학술적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읽다보면 고객이 끄덕여지면서도 머리 속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도덕은 어쩌면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대학의 윤리학 수업을 듣는 것 같다.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려 애쓰며 읽다보면 조만간 과제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덕 원리가 절대적이고 다른 원리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p.268)"
도덕성이 갈등 상황에 놓이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한 해석과 결론은 양면적이다.
도덕성이 절대적 해석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라 생각된다.
책 마지막에는 결론이라는 챕터가 있다.
도덕성의 해석에 과학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 점은 책 전반에 걸쳐서 반영되어 있다.
책에서 다루어진 모델들은 현실을 단순화한 것이다.
도덕계율은 개인들의 자아개념에 내면화된다.
그리고 개인의 내부에 동화된 도덕 계율은 가정에서 가족 간에 그리고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되고 변화하며 발달하고 진화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결론은 무엇일까?
도덕성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고,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그 해석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하나?
그리고, 시대와 환경에 따른 변화도 인정해야 하나?
도덕성이 탄력적인가?
시대와 환경에 따른 도덕성을 해석하는데는 자연과학적인 연구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연구에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의 연장이라 생각된다.
도덕성에는 다양성과 변동성이 있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도덕성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도덕적 딜레마에 놓이는 상황을 야기할 것이다.
오랜만에 참 어려운 사회과학 책을 읽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내용의 절반도 이해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인 '선이 좋은 이유'를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솔직히 사실이다.
도덕성이 무엇인지 학술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줄 것 같다.
교양 수준으로 익히려는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책이다.
도덕... 역시 쉽지 않은 주제이고, 어려운 주제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 선이 좋은 이유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글로벌콘텐츠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