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트렌드시대가 온다 - 위기 뒤의 희망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박병화 옮김 / 북스토리지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외국인 작가가 쓴 해외 번역본을 읽는 것은 국내 작가가 쓴 책과는 색다른 지식과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트렌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외국인 트렌드 전문 작가가 코로나19 펜데믹을 바라본 시각은 독특했다.

저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기자 출신의 트렌드 및 미래사회 연구가이다.

이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미래 사회를 예견하고 새로운 트렌드와 새로운 시대를 예상했다.

메타트렌드는 낡고 과숙한 큰 흐름으로서의 메가트렌드와 그에 대한 반(反)트렌드의 긴장에서 형성된 가능성의 공간을 나타낸다고 한다.(p.79)

역사의 선형성을 대변하는 메가트렌드와 반대로 메타트렌드는 다가오는 복잡성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고,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예상했다.

우리나라도 요즘 1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로 심각한 상태인데 외국은 어땠을까?

외국인 저자가 본 각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은 롤러코스터 같다고 표현했다.

이탈리아 : 초기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했음. 정치 체제를 뒤집는 개혁 국면에 접어듦

체코, 포르투칼, 폴란드 : 엄격한 조치에 합의를 보지 못해 끔찍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이후 감염자가 일관되게 감소

인도 : 처음에 대수롭지 않았는데 3차 유행 때 대혼란에 빠짐

오스트레일리아 : 코로나 문제가 거의 없었고, 면역력이 강하다고 생각해 백신 접종을 거의 하지 않음

대만 : 방역 모범국이었는데 무(無)코로나 전략 1년 후 갑자기 대유행이 번짐

나라마다 상황과 대처방법이 달랐다. 이 책에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저자가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할 만한 상황들이었고,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명확한 정답을 제시한 국가는 없어 보였다.

코로나19는 새로운 위기였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를 모험으로서의 위기라 말하고, 그 안에 실망과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위기란 무엇일까? 위기는 네 단계가 있다고 한다.

1단계. 처음의 행복감 : 싸울 준비, 출발 준비!

2단계. 익숙해지는 단계 : 일상화의 정착

3단계. 피로와 비난 : 신경과민과 의미 상실

4단계. 귀환과 희망 : 새로운 표준의 출현

지금은 1단계를 거쳐서 3단계를 지나고 있고, 이제 곧 4단계가 올 것 같다.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레그노스(Regnose) : 미래로 이동해 현재를 돌아본다

프로그노스(Prognose) : 현재 시점으로 미래를 본다

이 책은 레그노스의 관점으로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을 바라보고 새로운 표준을 예견했다.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면 1300년대에는 페스트가 있었다.

아시아에서 건너와 유럽 대륙을 휩쓴 페스트는 주민 3분의 1 가량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페스트 이후에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페스트가 끝나면서 극심한 사회적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또한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기본 전제가 되었다고 한다.

위기 뒤에는 새로운 변화가 발생한 것이 역사적으로 설명이 되는 대목이었다.

페스트가 종식되고 르네상스가 열렸다는 것은 신기하고 놀라운 내용이었다.

영원한 위기도 없고, 영원한 절망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이다.

"막다른 궁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에서 열린다. 첫 번째 단계에서 사람들은 알려진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마침내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변화가 생긴다. 문제가 재구성된다.(p.37)"

위기가 오면 인간은 그것에 대응하고 적응하고 문제를 재구성해서 해결을 한다.

인간이 위기 상황에서 절망과 부정성에 대한 저항력으로 작용하는 다섯 가지 현상을 책에서 말해준다.(p.40)

1. 삶 자체에 감사하는 태도 증가 - 고마움의 재발견

2. 의미가 더 충만해진 인간관계 - 비생산적인 관계와 단호한 결별

3. 뭔가에서 "살아남을 때" 나타나는 개인적으로 강해진 느낌

4.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의식 - 새로운 삶의 목표와 가치 발견

5. 더 풍요로운 정신적 삶에 대한 강한 애착

위기의 시대에 인간은 더 건강하게 산다고 한다.

1929년 세계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평균 기대 수명은 57세에서 63세로 늘어났다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의 고독은 '결속 강화'로 보상받고,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수면을 취하고 가족 사이는 더 가까워지고, 빈번한 외출이나 과도한 이동 등의 스트레스 요인이 줄어든다고 한다.

재밌는 현상이며 예리한 해석이다.

에이즈의 역설도 새로운 시각이다.

에이즈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을 때 에이즈는 고상한 체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것이고, 관용의 측면에서 모든 진보를 파괴할 것이며, 동성애자의 환경은 더 악화되지 않으면 게토(강제로 격리한 일정한 거주구)로 변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것은 그 반대였다라고 말한다.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은 3,800만명이고,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은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에 오히려 에이즈가 더 끔찍한 재앙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해석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역사를 분석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낀다.

이 책은 트렌드를 경영학 입장에서의 시장 분석 중심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다.

사회학적인 입장에서 거시적으로 트렌드를 해석하는 책이다.

상당히 심오한 책이고, 매우 학술적인 분석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포모(FOMO)와 포보((FOBO) 현상이 있다.

포모 : 뭔가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내가 없는 곳에서 항상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생각

포보 : 더 나은 선택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이 책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보았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고,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의 낡은 생각이나 감정과 결별함으로써 자신에게 충실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p.73)

요즘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체념이 연상되는데 이것도 체념이라고 해야할까?

정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의견이다 : 의견은 궁긍적으로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하는 인간이 자아를 배출하는 소음이다.

아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확하게 말하면 의지한다는 말은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변할 때 이 세상에서 우리를 이끌어주고 지탱해주는 것은 상호 연결성과 인간관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사회적 변화에 대한 해석은 색달랐다.

이 책이 말하는 해석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화의 감속화 경험이다.

코로나19 전에 전 세계 학교는 급속한 전면적 디지털화를 외쳤지만, 팬데믹 중에서 학교의 디지털화가 교육의 순수한 본질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JIM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가 학생 59%가 가정 학습의 최대 장애물로 동기 부족을 꼽았고, IT시설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학생은 6%에 불과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에서도 상반된 시각을 만들었다.

중간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재택 근무에서 사무실로 복귀하려고 하지 않는 직원이 많았다고 한다.

동시에 수년 간 노동 이동과 노동 유연성을 설파하던 기업들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코로나를 겪은 회사원들은 이제 출근 의무가 따르는 종일 근무 일자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장점을 충분히 느낀 결과이다.

디지털 다이어트라는 말도 나왔다.

디지털이 만능이 아니라 이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이 외에도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는데, 인구 증감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출산율은 빈국을 포함해 이미 오래전부터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고 있다. 수년간 미래비관론의 유령처럼 따라다니던 인구폭발은 오늘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p.12)"

매우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었다.

인간에게 위기는 반복되고 그 위기는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도 곧 종식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 사회와 문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이 책에서 예상하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저자의 해석이 틀릴 수도 있고 저자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세상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여러 의견과 해석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시 천천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 메타트렌드 시대가 온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북스토리지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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