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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동원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2월
평점 :
불황이다.
저성장이다.
불황과 저성장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익숙한 시대가 되었다.
대학 졸업 때 IMF사태 후유증으로 사회 진출이 과거 세대에 비해서 무척 힘겨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제 한참 직장생활을 해야 할 나이가 되니 그 옛날의 IMF사태에 버금가는 불황과 저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나는 세상 풍파를 비켜가지 못하는 불운한 세대이다.
대학 졸업 후 잠시 1년 정도 직장 같지 않은 직장을 다니다가 취업경기가 풀렸을 때 직장다운 직장에 다니면서 사회생활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시작이 좋지 않았으니 결국에 그 뒤의 중간 결과로서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선택의 폭이 좁은 상태에서 결정하게 된 취업은 기쁨은 잠시뿐이고, 또다른 방황과 혼란을 만들었다.
내게 닥친 2015년과 2016년의 고민과 고난이 그 방황과 혼란의 결과물들인 것 같다.
'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말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지도 궁금했다.
이 책이 그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갖고서 책장을 넘겼다.
저자는 다양한 세계지표와 국내지표를 이용해서 지금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는 성장이 둔화되면서 '뉴 노멀'이란 신조어를 만들었고, 한국 경제에도 여러 부정적인 영향들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절벽 양상을 보이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각종 지표들을 확인하니 불황과 저성장이 실제로 체감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이미 하락세이고,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까지 3.1%, 2020년까지 3.0%, 2025년까지 2.5%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를 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더 안 좋아질 것 같다.
우리나라가 수출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한다.
2013년 이후 GDP 대비 수출 비중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의 경기 침체와 저성장은 앞으로도 우리 수출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출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중국이 구조 전환기에 들어섰고, 중국 내 수입대체산업이 크게 성장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감소세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라고 한다.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지향한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심각한 고난의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업들은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고용 사정을 악화시키고, 법인 세수의 감소로 정부 재정의 건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한다.
좀비 기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지금의 기업 사정은 매우 좋지 않음을 여러 지표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한국 경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도 일부 있다.
국민행복을 공약으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공약 가계부는 행방이 묘연해졌고, 공약 가계부 자리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대신했다가 다시 4대 개혁이 전면에 부상하는 정부의 알 수 없는 정책의 방향성을 꼬집었다.
실제로 국민 행복이라는 단어를 요즘은 들어본지가 오래된 것 같다.
저자는 우리나라 경제 저성장의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 그 자체보다 저성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적인 이익보다는 소속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저성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근거는 없으면서 약속할 수 없는 장미빛 경제성장률만을 보여주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을 양산하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보내게 된 이유도 근본적 대책을 외면하고 단기적인 재정 금융 정책에 매달리다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을 '냄비 속의 개구리'를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었는데,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선거가 정말 중요함을 다시 느꼈다.
구조 개혁의 성공 사례로 독일과 영국을 언급했다.
특히, 국가 경제 개혁을 위해 어젠다 2010을 시도했다가 총선에서 패배한 슈뢰더 총리가 인상적이었다.
슈뢰더 총리는 재집권을 위한 선거를 앞두고도 개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독일을 위하는 진정한 정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4년 10월에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세계경제 전망의 부제를 '유산', '먹구름',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세계 경제는 온통 어두움 일색이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48%가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임금 상태라고 한다.
근로자 절반이 200만원을 못 버는 나라가 과연 선진국을 향해 가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부동산 가격을 포함한 의식주 물가가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일부 계층을 제외한 근로자의 임금은 정말 많이 적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임금과 삶의 질이 낮으니 선진국이 되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고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2017년에 가계부채 부실 문제, 기업 자금난과 구조 조정, 주택 경기 위축 등으로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이 2017년 위기설이라고 한다.
지금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온다는 말이 있다하니 생각만해도 두렵고 끔찍하다.
책 전반의 내용은 세계 경제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도 희망적이지도 않다.
어쩌면 익히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불안한 경제 상황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하는 기분이다.
책 후반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일본의 실패사례, 독일의 성공사례, 영국의 성공사례를 보여준다.
영국의 경우 '고임금, 저세율, 저복지'를 모토로 구조 개혁을 실시했다고 한다.
얻는 것이 있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잃어야 한다.
하지만, 독일과 영국의 사례를 따라하기에는 우리나라의 체질과 여건이 그 나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또하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 또는 열등한 사람이 기본기가 다른 상황에서 능력자를 따라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독일과 영국은 우리나라와 역사, 기술, 복지, 제도, 의식 등 모든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반드시 모범답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참고할 사례일 뿐이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절실한 선결 과제는 개발 시대의 유산을 청산하는 것이다.
재벌에 대한 반기업 정서, 신뢰성이 부족한 정부 규제, 강성 노조, 불합리한 노사 관행, 호봉제 임금 체계,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등을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보여준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 30대 그룹 매출액의 대 GDP 비율은 2014년 89.7%이고, 삼성그룹 매출액읜 대 GDP 비율은 22.7%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였다.
이 책을 읽은 후 내가 얻은 정답은 없다.
어두운 사실만을 확인한 느낌이다.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계속 오르는 부동산값, 높은 생활비 부담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에 거기에 내 집 마련과 대인 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 희망과 꿈까지 포기한 7포세대에게 보여줄 확실한 대안을 이 책에서 발견하지는 못했다.
경제 성장과 활성화를 위한 역할에서 정치가와 공무원의 역할이 더 크고 중요하다.
일반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고, 어쩌면 아무것도 없는지도 모른다.
흥하는 국가는 정부가 항상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환경을 시장에 제공하고, 쇠퇴하는 국가는 특정 이익집단의 기득권 포로가 된다는 올슨 교수의 말을 에필로그에 언급했다.
올슨 교수는 2016년 우리나라 정부의 모습을 어떤 정부라고 생각할까?
각종 지표와 저자의 탁월한 해설로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평범한 독자가 느낄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 대안은 오히려 단순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단순한 대안을 정치가와 공무원들이 정치와 정책으로 풀어내고, 국민들은 그 정책에 동의하고 따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가 정말 중요하다.
위기라고는 하지만, 분명 탈출구와 도약의 기회가 있으리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 저성장의 늪을 극복하는 경제 정책이 다른 국가들에게 모범 사례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 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독서후기 포스트는 미래의 창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