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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17가지 이야기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38
에디트 슈라이버 비케 지음, 카롤라 홀란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였던 저자가 1983년에 펴낸 첫 번째 동화라고 한다.
'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17가지 이야기'는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나는 안톤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유럽에서는 유명한 책의 어린이 주인공이다.
'생각을 열어주는 철학 동화'
이 책의 부제목으로 철학을 지향하는 동화라는 것을 알려준다.
철학 동화라고 하니 내용이 좀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심오한 철학보다는 성장기 어린이의 일상을 통해서 보여주는 작은 철학이
담긴 책이었다.
철학이라기 보다는 성장동화를 읽는 것 같았다.
첫번째 이야기는 투명이 된 안톤의 이야기부터 시작이 된다.
하지만, 안톤이 투명인간이 된 것은 실제가 아니었고 잠 속에 꿈을 꾼 것이었다.
집에서 학교에서 투명인간이 되었던 것은 안톤에게 재미난 경험이었고, 안톤은 다시 정상적인 인간으로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은 안톤의 일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어떤 것은 안톤이 꾼 꿈 속의 이야기이다.
안톤은 고양이와 대화를 하기도 하고,
고양이로 변신을 하기도 한다.
법으로 미소가 금지된 회색나라에 간 안톤은 일부러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경찰에게 체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꿈이었다.
철학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내용들을 접하면서 이 책 표지의 제목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17가지 이야기"
과연 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것은 무엇이며 왜 그러는 것인지 생각을 해보았다.
글쎄, 그 무엇과 이유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초등학생 안톤이 평범한 듯 하면서 특별한 일상을 보여줄 뿐인데 그 일상 속 하나하나가 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것일까?
책을 좀 더 읽어보고 작가가 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았다.
장애아를 보면서 어떤 어른은 그들을 정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어떤 어른은 조금 천천히 배우고
조금 덜 알아듣는 아이들일 뿐이라고 말한다.
조금 천천히 배우고 조금 덜 알아듣는 아이들...
그것은 장애가 아니라 그들의 성향일 뿐이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조금 천천히 배우는 성향...
장애라는 표현을 대신 말해주는 좋은 표현법을 알게 된 느낌이다.
안톤에게 장애아를 조금 천천히 배우고 조금 덜 알아듣는 아이라고 표현한 할아버지를 안톤은 우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주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안톤의 모습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가슴까지 짜릿하게"
"그래, 바로 이 맛이야!"
"그날의 피로는 피로는 그날에 푼다!"
안톤이 재미있어 하는 광고 문구들이다.
어느 하루 안톤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광고 문구들로 채웠다.
재밌는 안톤의 성격이다.
모피코트를 입은 어른에게 안톤이 밍크나 바다표범을 무자비하게 죽인 범죄자라고 말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안톤의 모습이다.
안톤의 태도때문에 엄마는 중요한 비즈니스 계약을 놓치게 되지만 안톤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안톤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안톤의 응원자이고 후원자이다.
안톤은 유에프오에도 관심이 정말 많다.
그리고, 외계인을 만나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안톤에게 특이한 모습은 정말 여러가지이다.
나무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늘 이렇게 말하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그래서 정말로 일어나지 않게 되는 거야."
책장이 넘어가고 책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이 책이 왜 철학 동화를 지향하는 책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철학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면서 철학에 조금씩 조금씩 젖어들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유령의 성에 가서 유령을 만나는 안톤, 아기 고기를 먹지 않기에 송아지 요리를 거부하는 안톤, 사람들이 남이 무슨 말을 하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험을 해보는 안톤,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는 안톤, 지뷜레를 좋아하는 안톤의 모습에서 안톤이 가진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하고, 엉뚱한 어린이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 초반부터 등장하는 지뷜레의 정체는 책 마지막에서 알게 되었다.
나는 지뷀레가 남자아이일까 여자아이일까도 생각해보았고, 안톤이 좋아하는 지뷀레 이야기는 왜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며
궁금해했다.
지뷀레는 안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꿈과 현실을 오가면서 상상과 실제를 오가고 있다.
특정 철학적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전해주는 책은 아니고, 안톤의 일상과 상상에서 자연스럽게 그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며 찾아가 볼
것을 아주 살짝 부드럽게 제시해주는 철학 동화로 느껴진다.
가볍게 읽으면서 안톤의 생각을 공감하며 알톤이 되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래도 왜 철학동화라는 것을 책 표지에 밝혔을까?
내가 보기에는 안톤의 성장동화가 더 적합할 것 같다.
책을 읽고나니 이 책이 유럽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리에 방영이 되었다는데, 어떤 배우가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궁금했다.
엉뚱하지만 순수한 어린이 안톤의 성장기 모습에서 재미와 공감이 충분히 느껴지는 드라마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안톤은 계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은 후 느낌을 들어보고 싶다.
나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지를 대화로 나누게 된다면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어린이인 안톤이 되어보는 상상을 하게 되는 그런 철학동화책으로 느껴졌다.
※ 안톤이 안톤을 찾아가는 17가지 이야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