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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애견 언어 교과서 ㅣ Pet's Better Life 시리즈
스탠리 코렌 지음, 박영철 옮김 / 보누스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여러 개를 키워왔지만, 개와 의사소통하는 일은 잘 되지 않았다. 어렸을 때 마당에서 개를 키웠을 때는 우리집 개임에도 불구하고 개의 성향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개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집안에서 개를 키우면서 개의 습성들을 조금씩 알게 되었고, 마당에서 키웠을 때보다 개를 좀더 잘 알게 되었다. 몇 가지 기본적인 동작을 가르치는 훈련을 성공적으로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개와 충분히 의사소통을 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현재 개의 기분이 어떤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등을 알 수 있다면 개를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개심리 전문가인 스탠리 코렌의 책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개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개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개들이 주고받는 언어의 어휘를 알아야 하고 개들 간의 언어 문법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개의 언어를 공부해서 개들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려는지를 알게 되고, 개들에게 사람이 원하는 바를 전달해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일도 훨씬 쉬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개의 언어 또한 외국어라 볼 수 있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의 언어와 똑같은 형식이 아니라 개는 소리, 얼굴, 귀, 눈, 꼬리, 몸을 통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그 각각의 미묘한 차이들을 구분해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개가 기분이 좋을 때는 꼬리를 흔들고, 기분이 안좋을 때는 꼬리를 내리고, 경계 태세일 때는 으르릉 거리는 모습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저자처럼 자세하게 구분하질 못했었다. 꼬리의 위치만 해도 높이와 움직임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개가 짖는 소리를 내거나 으르렁 거리는 소리도 한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고 각각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개들이 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는데, 그저 단순 반복 훈련에 의해서 알게되는 단어가 아니라 개의 지능이 2살 아이의 지능과 비슷하며 13개월 쯤 된 아기도 100여개의 단어를 이해한다고 보면 개들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단어는 100개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저자가 자신의 개들을 통해 찾아낸 필수단어리스트에 소개된 단어만도 50여개나 되어 놀라웠다. 또하나의 재미있는 부분은 개들에게도 이름이 중요한데 어떤 이름이냐가 개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개와 고양이의 언어가 다르다는 점과 개의 종류에 따라 개의 언어에도 방언이 있다는 점은 흥미진진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20장 개와 대화하기와 21장 개언어 소사전이라고 볼 수 있다. 개와 대화할 때는 먼저 이름을 불러주고 말을 걸며, 동일한 사물이나 행동을 표현하는 단어는 동일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등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개와 보다 잘 의사소통하기 위해서 알아두고 실천해야 할 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1장 개언어 소사전은 앞에서 소개되었던 개가 소리, 얼굴, 귀, 눈, 꼬리, 몸을 통해 어떻게 말하는지를 표로 정리한 부분이어서 개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싶을 때 그 상황에 맞는 표현과 동작이 의미하는 바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개와 관련된 책을 하나씩 읽게 될 때마다 느끼는 점은 개를 키운다고 혹은 키워봤다고 잘 아는 것이 아니기에 전문가들이 쓴 책들을 열심히 읽어서 배워야 함을 실감하게 된다.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 역시 개와 의사소통을 하는 법을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제는 개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내가 개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좀더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