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인 - 상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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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활인

 

교유서가에서 출판한 박영규 작가님의 <활인>은 조선 초기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다작가님은 <한 권으로 읽는 00왕조 실록>으로 역사 대중화에 이바지한 바로 그분이다이번 소설 <활인>은 조선 초기 가장 중요한 사건 1차 왕자의 난과 태종 시절 일어난 역병을 배경으로 하고고려왕조와 조선왕조의 선택을 달리한 이들의 가치관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태종 16년 (1416창궐한 역병은 전국 마을에 퍼졌다.

 

마을을 가로지르자굶주린 개들이 핏기어린 눈을 하고 겁먹은 표정으로 슬금슬금 달아나고 있었다타작마당엔 버려진 시체들이 즐비했고쥐떼가 풀쩍풀쩍 뛰어오르며 시신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앞서가던 오작인(시신을 다루는 천민)들이 발을 구르며 에끼에끼하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쥐들은 당최 달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7)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서활인원의 의승(의술을 행하는 스님탄선그의 여제자 소비오작인 노중례와 충녕대군(세종)이다.

 

탄선은 고려왕조의 귀족 출신으로 태종이 살인으로 권력을 획득하는 모습으로 보고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교에 귀의한 후, ‘활인으로 백성을 돌본다그는 역병이 악충이 사람을 숙주로 삼아 옮겨 다니는 병마라고 생각했다악충도 살기 위해 사람 속으로 찾아든 벌레였고그 벌레도 천지의 섭리 속에서 윤회하는 불쌍한 중생이라 생각했다.

 

탄선은 역병잡이 대사라는 별명이 붙었고역병이 번지는 곳은 안 가본 곳이 없었다올해의 역병은 지난 역병과는 다른 정황을 알아차린 탄선은 역병에 해결할 방책에 골머리를 앓는다.

 

하루는 시체 중 사인이 역병으로 인한게 아니라 살인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오작인 노중례를 만나게 된다노중례는 양반집 출신이지만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가족은 관비가 되었다오작인이지만 송나라에서 전해진 의술서를 보고 공부한 재능이 뛰어났다시신이 살해당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탄선은 그를 제자로 삼는다.

 

탄선의 여제자 소비는 이번 역병이 40년 전에 일어난 역병이 다시 발병했고이전에 병에 걸렸던 사람을 재발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제안으로 탄선에게 실마리를 가져다준다소비는 의술 실력이 뛰어나 충녕의 큰아들을 살리고 왕실의 총애를 받는 여의로 성장한다사실 소비는 정도전의 손녀였다.

 

왕실의 태의 양홍달은 자신의 의술이 소비의 의술보다 못하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

 

충녕은 불교가 사람을 현혹하고 윤리를 그르치는 요설로 취급한다부인 심 씨가 절에 다녀온 것이 못마땅하다심 씨는 유교와 불교의 도리를 조리 있게 설명하며 충녕에게 유학을 비난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소비를 둘러싼 노중례와 충녕의 이야기역병을 다루는 탄선과 양홍달의 갈등조선 시대 가장 극적인 태종에서 세종 시기의 역사를 다루는 흥미로운 지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가제본은 <활인상권이지만하권에는 더 극적인 전개가 펼쳐질 거로 예상된다역병이 나돌았던 조선이라는 점이 아니라면 출생의 비밀을 가진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와 <낭만닥터 김사부>의 극적인 의학 드라마가 제대로 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작가님이 한 권으로 읽는 00왕조 실록으로 역사 대중화를 불러일으킨 것처럼 주목할만한 역사소설을 더 자주 만나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활인상권 #박영규 #교유서가 #역사소설 #실록 #태종 #이방원 #세종 #책좋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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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강상규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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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에피스테메에서 출판한 강상규 교수님의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은 19세기 후반(아편전쟁에서 청일전쟁 직전까지), 20세기 전반(청일전쟁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 종결까지), 20세기 후반(일본의 패전에서 냉전의 종언까지), 21세기 초반(탈냉전에서 현재까지)의 네 개 시기로 나누고, ‘다중거울과 추체험을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를 해석한다.

 

지리 시간에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고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이 접점을 이루는 곳으로 배웠다역사적으로 두 세력의 주도권이 충돌할 때 한반도는 전쟁에 휘말렸다일본의 전국시대 이후 임진왜란과 정묘재란이 있었고중국의 대륙 세력이 명에서 청으로 교체하던 시기에 정묘호란병자호란이 있었다.

 

근대에 들어 19세기 후반 서세동점의 시기구미 열강과 일본중국의 대립으로 한반도에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일어났고세계대전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를 고스란히 보았다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라는 민주주의 공산주의 세력의 대립은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인 한국전쟁이 일어났고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대만과 더불어 한반도의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저자인 강상규 교수님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이자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장이다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 총합문화연구과에서 국제관계론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전공 분야는 일본의 정치외교동아시아 정치사상사이다한국과 일본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소통과 상생의 길동아시아 역사의 새로운 해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책날개 중 ]

 

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은 일본의 관점을 가장 밀도 있게 서술하고 있다일본을 전공하는 한국인 학자의 서술이다 보니한국과 일본의 비교하는 바가 탁월하다.

 

조선 시대 문벌 양반이 득세하는 사회에서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문학 고전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과 같은 절개효성우애 등과 같은 윤리적 주제를 바탕으로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줄거리를 다룬다.

오늘은 일본인의 정서가 잘 드러나 있는 "47인의 사무라이"이다도쿄 여행 때 센카쿠지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사무라이가 행진을 한 곳이라 해서 자세한 배경 이야기를 알지 못했지만이번 책을 읽고 일본인이 사무라이 정신에 강한 애착을 두고 있다는 점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47인의 사무라이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전 중 하나다.

 

일본의 주신구라는 주군을 위한 집단적 복수와 충성심의리할복과 같은 매우 극단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주신구라는 1701년 발생했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실제 사건은 현재의 효고현에 해당하는 아코번의 번주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되자그를 모시던 47인의 사무라이들이 절치부심하면서 주도면밀하게 기회를 노리다 결국 주군의 복수를 감행하여 주군의 원수를 갚았다는 것이다.

 

전국시대가 마무리되고 100년이 지났지만떠돌이 사무라이가 되어 주군과의 의리를 생각해 복수를 감행하고 모두 할복자살로 명예롭게 죽는다는 점이 너무 극적이었다.

 

 

이번 책을 읽는 동안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에 대한 일본의 항복 지연이었다.

 

한국과 일본 및 동아시아의 운명을 가르는 순간은 태평양전쟁이 끝나가는 1945년에 일어났다이 해에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연이어 벌어졌다히틀러가 베를린에서 마지막 저항을 하던 1945년 4월 12일 루스벨트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반공 성향이 강한 부통령 트루먼이 미국 대통령직을 승계했고극비리에 추진하던 핵무기 개발 계획이 성공을 거두었다.

 

소련의 참전을 종용하던 미국의 입장이 사실상 완전히 달라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1945년 7월 26일 포츠담 선언을 통해 연합국이 일본에 최종적으로 항복을 요구했다.

 

일본이 포츠담 선언의 무조건 항복 제안을 완전히 거부하고 묵살한 뒤 8월 6일 히로시마에 미국의 원폭이 떨어지고 난 후, 8월 8일 소련은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고, 8월 9일 동이 트기 전 대일전 참전을 대규모로 개시했다같은 날 나가사키에 두 번째 원폭이 떨어지고 소련이 대일 참전국의 자격으로 포츠담 선언에 동참하게 됨에 따라 일본은 포츠담 선언을 수용하게 되었고, 8월 15일 천황의 종전선언문이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다.

 

일본이 10일 전에 항복을 받아들여 지연이 없었다면 소련의 참전도 없었고 러일전쟁으로 러시아가 빼앗긴 영토를 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 국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가 참전하지 않았다면 한반도의 분할을 일어나지 않았고한국전쟁으로 약 300만 명이 목숨을 잃고 국토가 황폐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은 만주를 차지한 소련이 일본이 남기고 간 각종 무기 자원을 공산당에 지원해 국민당에 밀리고 있던 공산당이 기사회생하게 되었다.

 

7월 26일에서 8월 15일 일본 정부와 군부의 결정은 현재까지 주변국에 커다란 고통을 주고 있다그 이전 1930년 만주 침략을 반대한 수상을 암살하고 일본 군부가 일으킨 만주 침략부터 잘못된 결정이었을 거다.

 

 

 

우리는 운전할 때 여러 개의 거울을 보고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운전한다지금 21세기 동아시아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다중거울을 염두에 두고 여러모로 현상을 파악해야 한다.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은 한국일본중국의 근대에 벌어진 현상을 여러 각도로 분석한다.

 

잘 알려진 사카모토 료마요시다 쇼인후쿠자와 유키치등 62가지의 주목할 만한 사례를 분석하고, 20가지 질문과 대답을 통해 동아시아 역사를 재조명한다.

 

 

한가지 질문을 살펴보면제국주의 전쟁에서 수많은 일본인이 전사했다일본인은 전쟁의 피해자일까가해자일까?

 

태평양전쟁 때 사망한 일본 군인과 민간인은 310만 명으로 추산된다. 1945년 4월의 오키나와 전투에서 사망한 15만 명의 오키나와 민간인은 집단자결인지 강제 학살인지 지금도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보통의 일본인들은 전쟁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피해자라고 한 것은 일본인이 미군에 의해 피해를 본 피해자라기보다 일본 내부의 억압과 천황제 이데올로기국제 이데올로기의 구체적인 피해당사자라는 것이다.

 

한편 가해자라고 하는 것은 그토록 착한 사람들이 무서운 광기를 발하며악마적인 정치에 적극적으로 동의했거나 혹은 적어도 저항하지 않음으로써 무책임한 국가의 행태를 견제하지 못해 사실상 인류에 대한 범죄에 동참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은 균형 잡힌 안목을 가지고 동아시아를 실체가 아닌 방법으로 사고하고 글로벌 보편주의에 입각한 연대를 강조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역사학선언 #강상규 #에피스테메 #방송대출판문화원 #역사 #세계사 #동아시아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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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혁명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초거대 신산업
다나카 히로타카.오카다 아키코.세가와 아키히데 지음, 오정화 옮김, 호카무라 히토시 감수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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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첨단 푸드 비즈니스를 이해하다!

 

KMAC에서 출판한 다나카 히로타카 · 오카다 아키코· 세가와 아키히데의 <푸드테크 혁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초거대 신산업으로 떠오르는 푸트테크시장을 다루고 있다푸트테크시장은 2025년 7,000조에 이르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는 일본의 푸드 테크의 미래를 점검하고 스마트 키친 서밋 재팬을 개최한 분과 관련 연구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푸드 테크라는 말이 포함하는 기술은 수직 농업과 배양육, GMO먹거리로 한정되어 생각하던 나에게 <푸드테크 혁명>은 식품산업의 미래를 더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평균 수명 83세를 가정하고 하루 3끼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9만 번 정도 식사를 한다한국인은 하루 한 끼 아주 빠르게 먹는 거로 유명하다식사에 대한 관점과 먹거리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확인하는 건 의미 있다.

 

음식은 언제나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다따라서 음식을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진화해왔다과학이 발전하기 전부터 인류는 식자재를 조리하고 섭취해온 것이다.

 

관련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건강한 신체를 위한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을 어느 때보다 높다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이 집을 중심으로 변해 푸트 테크의 변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한 끼의 식사도 건강하게 먹겠다는 웰빙 음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이는 외식보다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직접 요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가지게 한다.

 

제한된 시간에 요리를 원활하게 하려면 효율적인 동선을 제공하는 부엌요리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의 활용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자기 행동과 선택을 측정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GAFA로 대표되는 미국의 IT업계는 사람들의 소비 행동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다음 구매를 재촉한다특히 아마존은 미국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는 등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식품 사업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다.

 

 

어떻게 전 세계 100억 명의 위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2019년 77억 명이던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97억 명으로 급증한다는 UN이 예측이 있다세계 인구의 폭발과 더불어 식자재 중 단백질 생산은 기존의 생산으로 소비를 수용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발되고 있는 먹거리는 식물성 대체육 시장과 배양육이다단백질은 인간이 생존을 위한 필수 성분이다최근 들어 고기를 얻기 위한 공장식 육성과 도축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이 비건식으로 전환하고 있다이런 움직임에 맞춰 대체육과 배양육 시장은 단백질 공급을 위한 주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하고일렉트로룩스가 저온조리기 제작 스타트업을 인수하며구글이 햄버거 만드는 로봇 개발 스타트업에 출자하고 있다주방과 기술의 조화는 푸드 테크의 혁신을 가속한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스마트 키친요리 레시피를 프로그램화하고 IoT 기술로 조리 가전을 조작하는 이른바 주방OS’에 대한 생각도 더는 상상이 아닐 것이다.

 

외식산업에도 기술의 혁신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주문을 받는 AI, 음식을 서빙하는 로봇스마트 키친 말 그대로 세계는 먹거리를 둘러싼 푸드 이노베이션이 벌어지고 있다.

 

<푸드테크 혁명>의 저자들은 일본 기업의 푸드 테크 현황과 함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관련해서 우리 식품산업의 미래와 가정에서 불어오는 스마트 키친의 요구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푸드테크혁명 #다나카히로타카 #오카다아키코 #세가와아키히데 #오정화 #KMAC #푸드테크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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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의 재미, 춤의 어려움 - 발레부터 케이팝 댄스까지
허유미 지음 / 에테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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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부터 케이팝 댄스까지

 

에테르에서 출판한 허유미 교수님의 <춤의 재미춤의 어려움>은 문화의 한 축인 춤에 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허유미 교수님은 부산예고와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론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창작춤집단 가관과 라트어린이극장’ 등 다양한 단체에서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해 왔다춤추는 거미와 LIG아트홀웹진에 춤 칼럼을 기고했고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 출강 중이다춤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춤의 재미춤의 어려움 책날개 중 ]

 

대중문화를 안내하는 책 중 유독 춤에 관한 책은 자주 보기 어려운 듯하다음악미술과 달리 춤은 딱히 정의하기 어렵고춤이라는 언어가 다소 추상적이고 순간적이라 진입 장벽이 높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인기를 끌고, BTS의 신곡 안무를 따라 하는 사람은 비단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 춤은 대중을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충분하다한국인을 특징짓는 말 중 하나가 흥이 많은 민족이라고 하듯 뮤지컬이나 댄스 장르는 우리 DNA에 내재하여 피를 끓게 하는 장르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발레에서 시작해 춤의 언어현대무용의 운동성춤의 교육 방식우리 전통춤사교춤과 음악과 관계가 깊은 춤을 다루고 있다.

 

20세기 현대무용이 탄생하기 전까지 서양 극장 춤은 대체로 발레였다서양에서 가장 오랫동안 주류 예술 춤이었고발레의 테크닉도 몇백 년에 걸쳐 형성되었다발레 테크닉의 가장 핵심적인 기법 두 가지는 풀업과 턴아웃이다발레는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며 귀족적 매너와 결합하며 정형화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감상하기 쉽다.

 

현대무용은 발레 작품이 다루는 이야기가 단순하다는 한계를 나타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났다현대무용의 선구자는 이사도라 던컨이다그는 틀에 맞춰져 있는 발레를 대체하기 위해 휘트먼의 시와 고대 그리스 예술니체의 철학을 접목해 인간 내면을 표현하는 매체로서 춤을 생각했다.

 

던컨은 토슈즈를 신지 않고 맨발로 춤을 추었다의상도 가볍게 하늘거리는 단출한 튜닉이었다. 20세기 유럽에서 데뷔하여 단박에 지성인들과 예술가들의 지지을 얻었고 현대무용은 탄생한다.

 

던컨 이후, 1950년까지를 한정하여 다양한 현대무용을 모던댄스로 칭하였고지금 일어나고 있는 춤 창작 활동을 현대무용 즉 컨템퍼러리 댄스라고 부른다모던댄스와 컨템퍼러리 댄스는 둘 다 현대무용으로 여겨지고 양식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시대적으로 구별해 사용한다.

 

현대 안무가들은 발레와는 아주 다른 춤을 만들고 싶었다인간 내면의 소리를 넘어 움직임 원리를 개념화하여 자신들의 테크닉에 반영하였다.

 

춤의 적극적이고 다채롭게 된 이유에는 연극의 변화도 한몫했다. 20세기 들어 연극은 텍스트 중심에서 퍼포먼스 중심으로 바뀌어 배우의 표현에 음악과 춤을 사용하는 시도가 연극 전반에 나타났다.

 

영화와 뮤지컬에서 춤이 인상적인 장면은 뇌리에 오래 남는다영화 <씽잉 인더 레인>이나 <라라랜드>의 시작을 알리는 군무는 좀처럼 잊기 힘들다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시카고>의 춤도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은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흥행을 이끈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캐머런 매킨토시의 협업으로 탄생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이 두드러진다이 작품들은 대형 호화 세트흥미로운 연출다양한 스토리를 내세워 뮤지컬 신을 주도하게 되었다.

 

극장을 벗어나 춤은 사교 혹은 구애를 위해 관능적인 동작을 가미해 표현되었다스윙 댄스살사 댄스탱고와 더불어 카바레 댄스는 많은 사람이 즐기는 춤이다. 20세기 이후 발전한 커플 댄스들은 훨씬 몸이 가깝게 밀착되어 있고 즉흥적으로 진행되며 춤추는 즐거움 자체에 맞춰져 있다.

 

스트리트 댄스는 미국 길거리에서 생겨난 춤 문화이다힙함 문화와 비보잉으로 대표하는 전문적인 춤 스타일은 점점 현란하고 따라 하기 힘든 춤이 되었다.

 

춤을 따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몸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케이팝의 인기와 더불어 고퇴경의 랜덤 플레이 댄스는 세계 곳곳의 젊은이를 사로잡았다세계 주요 도시의 광장과 공원에서 케이팝 음악과 함께하는 무작위 군무를 추는 이들을 목격한 사람은 묘한 흥분에 빠져든다.

 

춤은 그 자체로 전달력을 가질 수 있는 장르이다방송에 출연한 한 댄서가 지금까지 자신의 직업란에 쓸 수 없었던 댄서라는 말을 이제는 춤의 인기와 함께 어엿한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은 춤에 대해 가지는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춤의재미춤의어려움 #허유미 #에테르 #무용 #발레 #K팝댄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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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낼 수 없는 대화 - 오늘에 건네는 예술의 말들
장동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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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건네는 예술의 말들

 

파람북에서 출판한 장동훈 사제님의 <끝낼 수 없는 대화>는 미술 이야기를 담고 있다한때 화가의 길을 생각해 그림에 관심이 많았지만그는 천주교 사제의 길을 택했다도록 속 그림을 실제로 봐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길을 나선 만큼 예술에 미련이 크다.

 

그는 <끝낼 수 없는 대화>에서 성화만을 다루지 않고세속화와 화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다루고 있는 화가는 아래와 같고성직자의 눈으로 바라봐서인지 그림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그림의 출발은 신과 자연에 대한 기원으로 시작되었고중세를 들어서면 모든 예술이 종교의 시녀이듯미술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교회 화가들은 재단화와 성경의 내용을 민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으로 표현했고이는 예술이 종교의 품에서 벗어난 건 오래지 않았다.

 

 

 

1부 나와 당신의 세상

불안한 풍경 … 에드워드 호퍼

해체한 세계로 장식한 세계 … 다비드와 프로파간다 미술

네 번째 계급 … 주세페 펠리차 다볼페도

무너지고 공허해진 것 … 리베라와 멕시코 벽화운동

 

2부 어둡고도 빛나는

허약하지만 질긴 … 피테르 브뤼헐

투쟁하는 인간의 초상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가끔은 뒤로 물러나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 렘브란트 반레인과 오노레 도미에

 

3부 종교 너머의 예수

두 개의 갈림길 … 주세페 카스틸리오네

차가운 기록 … 한스 홀바인

끝낼 수 없는 대화 … 오윤과 민중미술

종교로 내려앉다 … 바로크 미술

 

4부 혼미한 빛

화가의 블루 … 조토 디본도네

모두가 입장을 가진 것은 아니다 … 프란치스코 고야

변방의 감성 … 알브레히트 뒤러

아르장퇴유 … 에두아르 마네

 

 

한 장의 그림은 천 마디 말보다 더 무게를 가지기도 한다.

 

호퍼의 그림은 꿈을 위협할 것’ 같도인물은 하나같이 정말로 버려진 것’ 같다고 하지만형태를 외곡하거나 특이한 색을 사용하지 않는다화면 속 대상은 색은 분명하지만생동감이 없고어딘가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이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 속에서 보기 때문인지 모른다늦은 밤 도시의 인적 드문 식당 풍경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을 객창감이다여행하면서 느끼는 낯설고 쓸쓸한 감정이나 집에 대한 그리움을 객창감(나그네가 느끼는 쓸쓸한 정서)이라고 한다면때때로 우리를 엄습하는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이나 멜랑콜리를 삶의 객창감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른다.

 

 

프로파간다로서의 예술

 

모든 시대모든 권력자는 예술을 자신의 목적대로 활용해왔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개념은 한 세기 전에 등장한 것이고작품은 의뢰인의 의도와 목적에 맞게 제작되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와 <마라의 죽음>은 대표적이다.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는 혁명에 봉사해야 하는 예술의 모범만이 아니라 다가올 시대가 요청하는 시민적 덕목의 청사진과 같았다.

 

<마라의 죽음>은 열렬한 왕정주의자에게 살해된 혁명의원 마라는 죽는 순간에도 시민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그는 나무 궤짝을 책상으로 쓸 만큼 가난하고 금욕적이기까지 하다마라는 거룩한 혁명의 순교자였다.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미켈란젤로다그는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메디치가의 양자로 유년기를 보낸 덕에 가문이 배출한 미래의 교황들과 친구일 만큼 가문의 일원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정치적 이상으로는 공화주의자였다.

 

가장 위대한 그림을 꼽는 질문에 다수의 사람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에 열두 사도를 그려달라는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미켈란젤로는 경쟁자들의 질투심에 의한 음모라고 생각했다자신은 조각가이지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그려달라고 했던 까닭이다.

 

<최후의 심판>은 황혼기의 작품이다청년기 완벽한 비율의 <피에타>와 조각상과 달리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근육과 과장된 몸짓 등으로 전성기 르네상스를 지나 매너리즘에 접어든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지만간단히 정리하기엔 매우 풍부한 현실적 모티브를 담고 있다.

 

 

 

자금성의 유럽인주세페 카스틸리오네

 

<심사치평도>에는 청의 황제 건륭제와 황후를 시작으로 11명의 후궁의 초상들을 나란히 담고 있는 그림이다건륭제는 청의 황제 중 가장 재위가 길었고 청나라가 가장 번성했을 때이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교류는 마르코 폴로나 마테오 리치로 잘 알려졌지만카스틸리오네는 이탈리아에서는 낯선 이름이었다대신 중국에서는 황실 화가 낭세녕으로 더 유명하다그의 독특한 그림은 베이징의 고궁 박물관과 타이베이의 고궁 박물관에서 보았던 터라 낭세녕이 이탈리아 화가란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그는 마테오 리치와 같은 예수회 선교사였다강희제와 건륭제는 그의 재능과 인품을 높이 사 평생을 청의 황실 화가로 일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화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도록 했다.

 

카스틸리오네는 선교와 화가로서의 갈림길에서 고뇌했을 것이다예수회가 가장 먼저 중국의 선교에 나섰고이후 도착한 도미니크회와 프란치스코회 등은 예수회가 우상 숭배를 용인한다고 교황청에 제소했다교황청 특사는 청 황실에 중재를 요청했으나 황제는 분노했고선교 활동을 불법으로 간주했으며 박해했다.

 

황제는 카스틸리오네와 같이 쓸모있는’ 재능을 가진 선교사들을 구제했다.

 

 

 

그림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미학자가 바라보는 시선과 의사의학자가 바라보는 시선수학자화학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그림을 업으로 삼으려 했던 성직자의 시선은 그림을 그린 화가의 본질을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장동훈 신부님의 <끝낼 수 없는 대화>를 읽는 동안문득 웬디 수녀님이 소개하는 유럽 미술 산책이 떠올랐다그림을 바라보며 화가가 느끼는 심정과 광활한 지식은 그림에 대한 이해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 등장하는 인물을 면면을 알아가는 것도 이번 책을 통해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한스 홀바인은 <무덤 속 그리스도의 시신>으로 너무나 사실적이지만 불경스러운 이미지를 남겼다독실한 신앙인으로 인간과 신앙의 관계에 천착했던 도스토옙스키도 홀바인의 <무덤 속 그리스도의 시신>'을 보고 공포에 휩싸인 듯 굳어져 있었다고 한다홀바인은 종교 화가로 시작했지만 성상 파괴 운동 이후 초상화가로 전향했다고 한다덕분에 우리는 <헨리 8>와 <에라스뮈스>, <대사들>과 같은 명작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신부님은 노동자빈민 등 사회적 약자의 처우에 관심을 기울였다이를 대표하는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대패질하는 사람들>이 책의 표지로 선정했고김봉준 화가의 그림과 오윤의 판화들로 민중의 현실 모습을 나타냈다.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은 <끝낼 수 없는 대화>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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