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금이 작가의 ‘일제강점기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완결판 출간!
올해는 광복을 맞이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금이 작가님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식민지문학 디아스포라 3부작을 기획했고 사계절에서 출판한 <슬픔의 틈새>는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저자는 청소년 문학에 오랜 기간 집필했으며 <유진과 유진>을 비롯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디아스포라 3부작 중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식민지 시대 하와이 한인의 서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전쟁, 식민지 나라를 잃게 되면 가장 먼저 여성, 어린이, 노약자의 고통을 더 크게 다가온다. 소설은 1940년대 일제 식민지 시대 말기를 살아간 주단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녀의 이름은 주단옥, 야케모토 타마코, 주단옥, 올가 송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라를 잃는 순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억척같은 고통스러운 생활을 버티게 해준 것은 가족과 친구 ‘유키에’와의 우정이다. ‘워맨스’를 다루는 작품 중 근래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알로하, 나의 엄마들>, <밝은 밤>이다. 이들 작품과 같이 <슬픔의 틈새>는 워맨스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거듭날 거라 생각한다. 1940년대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일제는 석탄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에서 ‘국가총동원법’을 실행한다. 많은 조선인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념에 훗가이도를 지나 사할린 지방 화태의 탄광에 이른다. 탄광촌에 가족을 데려온 동료를 보고 단옥의 아버지는 가족을 데려오고, 이들의 행복한 순간은 다시 ‘전환배치’라는 명령으로 일본 본토로 발령이 나 헤어지게 된다. 단옥은 언어를 열심히 배웠고, 아버지의 동료 정만의 일본인 재혼 아내와 딸 유키에와 깊은 우정을 나눈다.
인상적인 점은 우리가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점이다. 거주하는 지역의 통치 권력이 바뀌게 되면 나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조선인으로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은 단옥, 소련의 지배하에서 소련식 이름을 가지고 귀화를 선택하는 사람, 또한 북한 체제를 동경해 평양으로 대학을 떠나는 동생, 사할린에 체류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광복이라고 가장 기뻐해야 할 1945년 8월 15일은 사할린에 머무르는 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날이었다. 이날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한국 정부의 지원대상에 포함돼 귀국할 수 있는 선발요건에 해당하지만, 이날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한 가족이라도 귀국할 수 있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행정을 위한 기준은 가족과 이웃을 구별하는 경계가 된 것이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체험하지 못한 간접경험과 주인공이 겪었던 당시 시대 상황을 알기 위한 것이다. 이금이 작가님의 기획한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 <슬픔의 틈새> 디아스포라 3부작은 시간이 지나며 퇴색해가는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해외동포가 가지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국심을 가늠하게 한다. 외국에 나가면 고국에 대해 새로운 감정을 가진다. 더하여 내가 고국이라고 생각한 나라에 대한 사랑이 배신과 고통과 슬픔으로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
<주단옥 일기>로 드러나는 단옥의 일생은 사할린 한인들이 삶을 체험하게 한다.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해 이번 작품도 많이 기대하고 읽게 되었고, <슬픔의 틈새>에서도 최선을 추구하고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간 수많은 해외동포의 삶을 느끼게 한다.
#슬픔의틈새 #이금이 #사계절출판사 #소설 #역사소설 #식민지문학 #광복 #청소년문학 #베스트셀러 #도서협찬 #도서지원 #책과콩나무